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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문에 관하여 공부하는 삶에 관한 동양의 지혜
  • 지은이 | 왕윈우
  • 옮긴이 | 이영섭
  • 발행일 | 2020년 03월 09일
  • 쪽   수 | 464p
  • 책   값 | 22,000 원
  • 판   형 | 135*200
  • ISBN  | 978896735-761-0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공부에 대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선진시기부터 근대까지 181가지 생각의 정수

主·靜·察·用

“학문을 잘하는 자는 고요함에 집중하며 움직임의 근본을 파악하고,
쓰임을 살펴서 몸체의 존재를 파악한다.” _ 진헌장

 
선진 시기부터 근대까지 학문·공부하기에 대한 생각의 정수

이 책은 중국의 저명한 학자이자 출판인인 왕윈우王雲五 선생의 『중국 고금 치학 방법中國古今治學方法』(1971)을 번역한 것이다. 왕윈우 선생은 20세기 초중반의 중요한 지식 공구서들과 사전을 기획·편찬하는 등 출판 쪽 활약이 더 두드러졌지만, 학자로서도 주목할 만한 저술을 남겨놓았다.
중국 선진 시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대 학자들의 공부 방법에 대한 언급들을 두루 살핀 뒤, 그 정수만을 추려 뽑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하지만 이런 장황한 소개에 지레 겁먹고 책을 덮을 필요는 없다. 직접 읽어보면 너무나 평이하며 살갑고, 어찌 보면 너무나 상식적인 언급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평범해 보이는 언급들을 곱씹다보면, 부지불식간에 선인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심득心得에 공명共鳴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대를 관통하고, 지역을 초월하는 농익은 성찰이 이 안에 담겨 있음을 뜻한다.
이 책에 실린 왕윈우 자신을 포함한 근대 지식인들의 언급을 살펴보면, 서구 문명의 침략에 대응해 계몽을 통한 구국救國의 열망이 역력하다. 고대古代 학자들의 인용문은 길이가 짧은 데 반해, 몇몇 근대 학자들이 다양한 독서법과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은 너무 길고 집요해 독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편하게 읽히는 데까지 끊어 읽으며 이어가도 되고, 긴 호흡으로 읽기를 몇 번 반복해도 되며, 읽기가 마뜩치 않은 부분이 나오면 건너뛰어도 된다. 일종의 격언집格言集 읽듯이, 눈에 들어오는 구절들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내키는 대로 읽기만 하면 된다. 어떻게 읽든지, 글 속의 옛사람과 만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편안한 읽기에 보탬이 되고자 이 책에서는 전문적인 개념어까지 최대한 쉬운 우리말로 풀어서 옮겼다.
 
공부에 대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

공부한다는 것은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노력에 의지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수양하고, 스스로 깨닫고, 자득하고,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새로워지고, 스스로 살피면서 찾고, 스스로 체득한다는 여러 주장들은, 비단 아주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가르침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체현되는 경우도 흔히 보인다.
공부의 효율이 서로 다른 것은 공부법의 차이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우수한 학습법은 응당 제153항의 “배우고 익히기學習”를 꼽아야 할 것이다. 『중용』 제20장의 “널리 배우고, 자세히 따지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판단하고, 충실하게 행하라”1라는 표현에 근거해 보면 “널리 배우고 분명하게 판단하고”까지의 네 구절은 과학적 요소를 함축하고 있다. 이른바 ‘널리 배운다博學’는 것은 관찰과 실험의 뜻이 있다. 연구 주제에 대해 두루 믿을 만한 자료를 수집하여 사용하면서, 그중 자연스레 도출되기 쉽지 않은 자료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처리를 가해서 결과 도출을 촉진하여 연구에 사용하는 것이다. ‘자세히 따진다審問’는 것은 분석, 종합, 분류, 비교 등의 방법으로 처리한다는 의미가 있다. ‘신중하게 생각한다愼思’는 것은 사유를 통해 처리한다는 의미다. 즉 가설을 추리하고 상상하는 등의 방법을 말한다. ‘분명하게 판단한다明辨’는 것은 결론을 내리는 일이다. 제89항의 “청대 학자들의 학문하는 방법淸代學者治學方法”은 객관적인 고증을 중시하고, 더 나아가 상술했던 학습법들을 더욱 구체화시켜준다.
학문함에 있어서 성취가 있고자 한다면, 전적으로 제120항에서 말한 “전심전력 정신을 집중하기專精”에 의지해야만 한다. 유가의 책에서, “동중서가 『춘추』를 읽을 때, 전심전력 『춘추』에 정신을 집중하면서 다른 것에 뜻을 두지 않다보니 3년 동안 채마밭에조차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고 한 일화가 비록 사리에 완전히 맞는 것이 아니고, 그 표현도 과장되었지만 정신을 집중했었다는 점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심전력 정신을 집중하기”와 상대되는 것이 “두루 배워 많이 알기博學”다.
 
전심전력으로 공부하려는 이들을 위한 고전

제121항의 “전심전력 한 가지에 정신을 집중하기와 두루 배워 많이 알기專精與博學”에서, 후스는 학 분야의 학문에 천착하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다른 분야에도 두루 능통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즉 전심전력 집중하는 것이 두루 많이 아는 것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교육의 목적은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의 사물이 모든 사물이고 모든 사물이 하나의 사물임을 깨닫게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전심전력 정신을 집중한 결과, 제90항에서 말하는 “깊이 파고들어가기深入”가 가능해진다. 이른바 “깊이 파고들어가기”란 주희가 말한 “책을 읽다가 견해를 갖췄다 해도, 그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기에 그것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그 견해를 옆에 미뤄두고 더 책을 읽다보면 새로운 견해가 나오기 마련이다. 만약 한 가지 견해에만 집착하면 자신의 마음이 자신의 그 견해에 뒤덮이고 만다. 오로지 많은 책을 읽어야만, 서로 계발시켜주면서 매사에 지극한 부분까지 궁구할 수 있다”란 의미다. 제136항의 “날마다 새로워지기日新”도 바로 이러한 의미다. 정이程頤는 “군자의 학문은 반드시 날마다 새로워야만 한다. 날마다 새로워진다는 것은 날마다 발전한다는 뜻이다. 날마다 새로워지지 않는 자는 반드시 날마다 퇴보할 수밖에 없다. 발전하지 않으면서 퇴보하지 않는 자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왕수인은 제37항의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퇴보다不進卽退”에서 “사사로운 욕망은 나날이 생겨나는 것이 마치 땅에 쌓이는 먼지와 같다. 하루만 쓸어내지 않아도 바로 한 겹이 쌓인다”라고 여겼다. 전심전력 정신을 집중하는 자는 장소도 가리지 않고 때도 가리지 않고 일도 가리지 않는다. 제142항의 “어디서라도 배우기隨地爲學”에서 여조겸은 이를 “학자는 비단 강의와 토론을 통해 학문을 시작할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돌고 도는 말도 들어보면 구구절절 모두 귀담아 둘 부분이 있고, 미천한 하인이나 몸종을 살펴봐도 모두 배울 면이 있다”라고 표현했다. 또 제145항의 “언제든 배우기隨時爲學”에서 육세의는, 바야흐로 천하가 어지러워지다보니 사람들 중 어떤 이들은 학문할 여가가 없을까 저어했지만, 사실 천하는 저절로 어지러워졌고, 자신의 마음은 스스로 다잡는 것이며, 현자라면 바로 이러한 난리가 난 곳에서도 응당 최선을 다해 학문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제144항의 “무슨 일에 대해서든 배우기隨事爲學”에서 오징吳澄은, 성현이 사람을 가르칠 적에 각기 자신이 하는 일에 맞춰 힘을 기울였고, 그렇게 힘을 기울인 결과, 그 어떤 일에도 완벽하지 못한 경우가 없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왕수인은 제42항의 “결과를 따지지 않기不問結果”에서 이렇게 말했다. “뜻을 확고히 세워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마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처음 뿌리에서 싹이 날 땐 아직 줄기가 없다. 줄기를 갖췄어도 아직 가지가 없다. 가지나 난 뒤에 잎사귀가 자라고 잎사귀가 자란 뒤에야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다. 당초 뿌리를 심을 때는 그저 잘 심고 물을 주는 것만 신경 써야지, 가지를 떠올리거나 잎사귀를 떠올리거나 꽃을 떠올리거나 열매를 떠올려서는 안 된다. 그런 것들을 떠올려봤자 무슨 보탬이 있겠는가! 그저 잘 심으려는 노력을 잊지 말아야지, 어찌하여 가지나 잎사귀,
꽃, 열매가 없을까봐 걱정한단 말인가!”

목차

옮긴이 서문
서문
 
001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主一
002 주관과 객관主觀客觀
003 고요함에 집중하며 쓰임을 살피기主靜察用
004 주재하는 바를 확립하기立主宰
005 착실하게 밟고 똑바로 서기立定脚跟
006 뜻을 확고히 세우기立志
007 뜻을 세우고 근본을 알기立志知本
008 힘들고 고된 것을 사양하지 않기辛苦不辭
009 의심되는 바를 따지기辨疑
010 삼가고 경외하기謹畏
011 역사서 읽기讀史
012 책 읽기讀書
013 책 읽는 방법讀書法
014 책 읽기는 약을 복용하는 것과 같다讀書猶服藥
015 책 읽기란 단약을 정련하는 것과 같다讀書如煉丹
016 왜 책을 읽어야만 하는가讀書何必
017 사서를 읽는 방법讀四書法
018 책을 읽으며 풀이하기講貫誦繹
019 외우기記誦
020 겸손하기謙光
021 자신의 길一條路
022 하나로 꿰뚫다一以貫之
023 처음의 기세로 끝장을 보기一鼓作氣
024 한마음一個心
025 네 가지 공부四種工夫
026 세 가지 법도三表
027 다섯 단계五步驟
028 덕 늘려가는 것을 걱정하기憂患進德
029 안정되고 정확하기平帖的確
030 평이함平易
031 천부적인 재능天才
032 비결要訣
033 너무 높은 뜻을 품으려 하지 않기不鶩高遠
034 게으름 피우지 않기不怠
035 꿈쩍없는 마음不動心
036 스스로 만족하지 않기不自足
037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다不進則退
038 남을 탓하지 않기不尤人
039 생각하지 않음不思
040 실천하기에 부족함不足爲
041 배우지 않고 거두는 성취不學而成
042 결과를 따지지 않기不問結果
043 게으름 피우지 않기不懈
044 면밀하고 깊게 연구하기硏精鉤深
045 실질에 힘쓰기務實
046 서둘러 하기에 힘쓰기務速
047 고요하기에 힘쓰기務靜
048 꼼꼼히 음미하기子細玩味
049 모여 살면서 배우기群居爲學
050 군자의 학문君子之學
051 타고난 어진 앎을 완성하기致良知
052 끝까지 생각하기致思
053 앎을 완성하기致知
054 앎을 완성하기와 타고난 어진 앎致知良知
055 앎을 완성하고 힘써 실천하기致知力行
056 주소注疏를 중시하기重注疏
057 정의로움을 모으기集義
058 앞으로 나아가기上進
059 채우고 비우기虛盈
060 마음 비우기虛心
061 특효약特效藥
062 스스로 새로워지기自新
063 스스로 체득하기自己體認
064 스스로 살피면서 찾기自參自求
065 스스로 터득하기自得
066 스스로 수양하기自修
067 스스로 깨닫기自覺
068 스스로 반성하기自省
069 맞닥뜨린 일들을 잘 정리하며 두루 통달하다觸類旁通
070 몸소 겪고 힘써 실천하기身體力行
071 수양하기修養
072 몸소 실천하기躬行實踐
073 옛것을 부릴 뿐 옛것에 부림을 당하지 않기役古而不爲古役
074 주소를 풀이하기解釋註疏
075 원인과 결과因果
076 의문 품기疑問
077 명성과 실질의 일치名實相符
078 실질적인 학문을 전심전력 연구하기究心實學
079 나아갈 바를 정하기定趨向
080 실제로 행하기實行
081 실질적인 공부實地工夫
082 마음을 갈고 닦기涵養
083 마음이 밖으로 치달리게 하지 않기心不外馳
084 마음을 확고히 하고 맑게 하기心定心淸
085 마음은 곡식의 씨앗과 같다心如穀種
086 고루 펼치고 두루 채우기遍布周滿
087 학문하기와 도를 행하기爲學爲道
088 스스로 그러함을 본받기法自然
089 청대 학자들의 학문하는 방법淸代學者治學方法
090 깊이 파고 들어가기深入
091 경로途徑
092 힘써 실천하기力行
093 대의요지를 우선시하기大義爲先
094 뜻을 한결같이 하고 정신을 집중하기壹志凝神
095 몸과 마음을 잘 키우기培養
096 몸의 안팎을 합치시키기內外相合
097 수치심을 지니기有恥
098 샘솟음이 있고 없음의 차이有源無源
099 속의 것을 보존하면서 밖의 일에 대응하기存中應外
100 뜻에 전심전력하고 수양을 도탑게 하기志專養厚
101 뜻을 굳세게 하기志堅
102 자신을 채찍질하여 안으로 다가서기鞭辟近裏
103 학문으로 두루 넓히고 예로 간추리기博文約禮
104 두루 넓게 배우기博學
105 널리 배운 뒤 학문을 간추리기博學約文
106 잃어버린 마음을 찾기求放心
107 공과를 살피다考課
108 기질로 시험해보다考驗氣質
109 속에 밀착하기着裏
110 착실하기著實
111 애태우며 힘써 찾기苦心力索
112 옛 학문을 새롭게 살펴보기舊學新探
113 함께 배우기共學
114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如登山
115 탑을 오르는 것과 같다如登塔
116 자신에게 절실하기切己
117 묻기를 좋아하기好問
118 뿌리와 끝자락을 모두 다루기本末並擧
119 전심전력하기專心
120 전심전력 정신을 집중하기專精
121 정신을 집중하기와 박학專精與博學
122 미루어 헤아리기推演
123 충실하기忠實
124 잘하라고 채근하기責善
125 정좌靜坐
126 어려움을 통제하기控制困難
127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것을 경계하기戒自是
128 답습하는 것을 경계하기戒因循
129 책임을 미루는 것을 경계하기戒推諉
130 교만해지는 것을 경계하기戒驕
131 늘 변치 않기持恒
132 전적들의 심오한 뜻典籍精義
133 학문 분야를 선택하기擇術
134 책 고르기擇書
135 보탬과 덜어냄損益
136 날마다 새로워지기日新
137 사색하기思索
138 생각하기思考
139 생각에 사특함이 없게끔 하기思無邪
140 일찍 일어나기早起
141 병에 따라 약을 쓰기因病而藥
142 어디서라도 배우기隨地爲學
143 타고난 본성을 좇기隨根性
144 무슨 일을 통해서든 배우기隨事爲學
145 언제든 배우기隨時爲學
146 체득하기體認
147 깨닫기覺悟
148 온 마음을 기울이기用心
149 삼가기用敬
150 삼가면서 이치 궁구하기居敬窮理
151 비약적으로 발전하기驟進
152 남들이 배우지 않는 것을 배우기學不學
153 배우고 익히기學習
154 배우기와 생각하기學習與思考
155 학문하기學問
156 학문의 모범學範
157 배움과 깨달음學悟
158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고집하지 말라毋執有命
159 고답적인 것을 좋아하지 말라毋好高
160 어렵다고 두려워하거나 쉽다고 무시하지 말라毋畏難忽易
161 기다리려 하지 말라毋等待
162 논란하기問難
163 묻기와 응대하기問對
164 자신만의 영역門庭
165 오늘날 사람들이 책을 읽는 방식今人讀書
166 입문 공부入門工夫
167 정의로움과 운명을 동시에 고려하기義命兼顧
168 제대로 읽기善讀
169 삶의 부침에 잘 대처하기善處順逆
170 제대로 반성하기善反
171 제대로 배우기善學
172 의문을 품을 줄 알기會疑
173 잘 이해하기領會
174 알기가 어렵지 실천하기는 쉽다知難行易
175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知不足
176 머물 줄 알기知止
177 허물을 깨닫고 허물을 고치기知過改過
178 도를 살펴서 자신을 빛내기鑑道光身
179 독실하기篤實
180 홀로 삼가기愼獨
181 신중히 생각하고 주변 일부터 생각하기愼思近思
 
결론
옮긴이 후기
[ 부록 ] 책에 인용된 학자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

미리보기

반시거潘時擧가 말했다. “학문에 뜻을 두는 것과 자신을 확립하는 것에 대해 여쭙고자 합니다.” 주희 선생께서 이렇게 답하셨다. “학문에 뜻을 둔다고 할 때 뜻이란 도를 추구하는 것이니, 여전히 자신과 도가 서로 다른 사물이다. 자신을 확립한 때는 바로 자신의 발 아래 이미 도를 밟고 서 있는 것이다.”_주희朱熹, 『주자어류朱子語類』 권23, 「논어論語」 5
 
왕사진王士禛은 책을 읽다가 문득 참신하거나 빼어난 전고典故 혹은 시구詩句가 있으면 바로 종이를 꺼내 베낀 뒤 이를 서재 벽에 붙여두고 틈틈이 눈여겨 봐두었다가 완전히 눈에 익으면 떼어버리고 새 것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그는 매우 많은 전고와 시구를 기억했다고 한다. 이는 비록 문학상의 한바탕 유희에 불과할 뿐이지만 과학에 있어서도 이런 방법을 본받는 것이 안 될 까닭이 있겠는가?_ 차이위안페이蔡元培, 「나의 독서 경험我的讀書經驗」
 
직접 손으로 문장부호를 달고 자전을 뒤적이고 책을 찾는 것은 모두가 매우 중요한 책 읽기의 비결이다. 몇 년 전 구제강顧頡剛 선생에게 요제항姚際恒의 『고금위서고古今僞書考』에 문장부호를 달라고 권했던 적이 있음을 기억한다. 당초 그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책에 문장부호를 달아 인쇄하면 이를 좀 팔아 돈을 벌 수 있기를 바랐다. 그 책은 매우 얇은 책이었기에, 한 두 주면 문장부호를 모두 달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구제강 선생이 반년이 지나도록 원고를 넘기지 못할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알고 보니 그는 그 책의 매 조항마다 인용된 책들에 대해서 모두 직접 원서를 펼쳐서 꼼꼼하게 교정을 보고 각주로 출처와 원서 어디서 나오는지와 생략된 부분을 표시했다. 그가 작업을 한 지 반년이 지난 이후 내게 와서 『고금위서고』는 따로 출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변위총간辨僞叢刊’이란 이름으로 옛것을 의심했던 책들을 모은 총서를 편찬하려 했다. 난 그의 계획에 적극 찬동하면서 그에게 직접 작업하라고 했다._후스胡適, 『후스문존胡適文存』 제3집 권2, 「독서讀書」(1925)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왕윈우王雲五

왕윈우王雲五의 본명은 르샹日祥인데 이후 윈우로 개명했고, 호號는 수루岫廬다. 저명한 학자이자 교육가였으며 출판인으로서 가장 큰 명성을 떨쳤다. 그는 중화서국中華書局과 함께 근대 중국의 양대 출판사 중 하나였던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에 40여 년을 재직하면서 다양한 총서, 문고, 사전 등을 기획·편찬하고 출판했는데, 특히 만유문고萬有文庫는 다양한 중국 및 해외의 저술들을 대중에게 값싼 문고판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식 보급에서 큰 역할을 했다.
당초 14세 때 상점에 취업했지만 주경야독하며 영어를 공부한 뒤, 영문 잡지의 편집을 맡거나 여러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정치에도 참여해 국민당國民黨 정부의 교육부나 경제부에서 요직을 맡기도 했다.
도서관학 관련 업적도 탁월하여 중외도서통일분류법中外圖書統一分類法을 만들고 당시까지 따로 분류하던 중국 도서와 외국 도서의 분류를 통일시켰다. 그리고 240부수로 찾자니 번잡하고 각 지역마다 다른 발음으로 찾자니 더더욱 혼란스러운 한자에 대해, 글자의 네 귀퉁이 모양에 근거해 원하는 글자를 검색할 수 있는 사각호마 검자법四角號碼檢字法을 만들어 원활한 검색을 도왔다. 말년에는 윈우도서관雲五圖書館을 건립했다.

 
옮긴이
 
이영섭

청주대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중국 고전 및 전통 학술을 전공했다. 청대淸代 전통학술이 근대로 이어지며 변용되는 과정과, 중국 전통 문화 콘텐츠의 현대적 활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연구 논문으로는 「청조유로淸朝遺老 왕궈웨이王國維 학술의 시의성 연구: 「『說文』今敍篆文合以古籀說」을 중심으로」 「천인커陳寅恪의 중국중고사中國中古史 연구를 통해 본 근대 중국 문화담론의 전환」 「이수異獸에서 국보國寶 사이의 잊혀진 사슬: 판다Panda 붐과 판다 외교의 탄생 및 변천」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강남은 어디인가: 청나라 황제의 강남 지식인 길들이기』(공역) 등이 있다. 현재 건국대 아시아콘텐츠연구소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