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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한 나라의 학교 교육의 미래에 먼저 도착한 사람들을 찾아서
  • 지은이 |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 옮긴이 |
  • 발행일 | 2020년 02월 03일
  • 쪽   수 | 252p
  • 책   값 | 15,000 원
  • 판   형 | 152*210
  • ISBN  | 9788967356880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그들은 강물 위의 배도
기찻길도 학교로 만들고
우리 몸도 학교로 만들었다

학교는 어떻게 살아남는가
지구가 백만 개의 학교가 될 때까지
분투하는 학생과 선생들을 찾아 떠난 르포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는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학교 개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에게 장애학생들의 부모가 무릎을 꿇고 호소한 이 일은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인구 절벽에 봉착하면서 폐교되는 학교는 늘어가는데 정부의 교육과정은 수차례 바뀌어왔다. 가장 괴로운 이들은 아이들이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학교생활과 새벽까지 이어지는 입시 공부. 이런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교육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은 수많은 궁금증을 안고 교육의 미래를 찾아 세계 여러 나라로 떠났다.
취재팀은 세계의 ‘낯설고 이상한 학교들’을 방문하여 학생들의 생기와 희망 그리고 행복을 카메라에 담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학교의 현재 속에서 우리 교실의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았다. 우기가 되면 호수가 범람하여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방글라데시 ‘플로팅스쿨’,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러시아 에벤족의 ‘유목학교’, LGBTQ 학생들이 더 이상 소수자로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는 미국의 ‘하비밀크 고등학교’, 마사이 소녀들을 악습에서 구한 ‘나닝오이 여학교’ 등 총 열두 군데의 학교에서 가난 속에서도 세상을 마주하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학교』는 교육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학교에서 찾고, 진정한 교육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고민의 씨앗을 심는다.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다면, 학교가 그들에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에벤의 고등학생은 곰을 잡는다
·“여기야말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학교”, LGBTQ를 주류로
·“이 학교가 아니었으면 나도 조혼의 희생양이 됐을 거예요.”
·“특수학교라는 걸 알고 나서는 오히려 반대가 완전히 사라졌죠.”
·절망이 번식하는 곳에 들어선 기찻길 학교
·폭력과 코카인 대신 춤을 췄다
·메트스쿨, 앞에서 이끌지 않고 뒤에서 조금씩 밀어주는 학교
·스테렌보쉬 초등학교, 세상에서 가장 스마트한 학교
·갈라파고스, 친환경 교육의 전범

 
“아이들이 아니라 시스템이 실패한 거지”

“성소수자 아이들의 존재 자체를 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곳을 만들었어요. 이성애자가 압도적 다수인 환경에서 그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합니다.” 헤트릭마틴재단HMI이 설립한 하비밀크 고등학교는 일반 학교와 조금 다른 ‘트랜스퍼 스쿨’이다. 일반 학교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이곳으로 전학 온다. 매년 60명 안팎의 소규모로 운영되는 이 학교는 개교 당시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괴롭힘당할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학교”로 환영받기도 했지만 “수학에도 ‘게이 수학’이 따로 있느냐”며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의 격렬한 항의에 부딪히기도 했다.
HMI는 미술, 춤, 노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아이들을 도와주는 프로그램 또한 개설해놓았다. HMI의 선임 프로그램 디렉터 브리짓 휴스는 “성소수자 아이들 중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이가 많다”며 “어떤 학생들은 학교 다니면서 한 번도 안전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런 공간이 생기니까 그냥 와서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 거죠”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비밀크 고등학교는 아이들이 감정을 마음껏 드러내고 사회적 시선에도 좌절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를 방증하듯 학교 곳곳에는 성별이나 장애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성 중립’ 화장실과 이야기를 털어놓는 상담실, 홈리스 아이들이 짐을 보관할 수 있도록 캐비닛이 설치되어 있다. 또 한 해에 두 번씩 학생들을 대상으로 HIV 검사를 시행하며 심지어 관공서에 혼자 가기 싫어하는 학생의 대리인(보호자)으로 직원들이 나서기도 한다. HMI 직원 게이브리얼 블라우는 “어떻게 보면 여기가 아이들에게는 하나뿐인 데다 가장 안전한 곳이에요. 여기야말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학교죠”라고 말했다.
 
소녀들을 구하는 ‘빛의 프로젝트’

케냐 카지아도 지역 모시로 마을에 위치한 ‘나닝오이 여학교’는 1999년에 설립된 마사이 최초의 여학교다. 중혼이 흔하고 손녀뻘 아내를 들이는 데 부끄러움이 없는 마사이 사회에서 소녀들은 어린 나이에 얼굴도 모르는 남성과 혼사가 정해진다. 소 한 마리 혹은 작은 지참금에 아이들의 미래를 파는 악습에서 소녀들을 지켜내기 위해 시민운동가 마저리 카부야는 ‘나닝오이 여학교’를 세웠다. 학생 4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백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작은 학교는 마사이 소녀들의 희망이다. 결혼을 미뤄주면 소녀들을 무료로 교육시키겠다는 학교, 그리고 그것에 동의한 아버지들의 ‘합의’는 ‘나닝오이’의 본질이자 의미로 통용된다.
마사이 사회에는 가족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여성 성기의 일부 혹은 전체를 절제하는 할례FGM가 남아 있다. 할례를 겪은 많은 아이가 감염, 만성 통증, 과다 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른다. 케냐 정부에서는 1990년 이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나 여전히 할례는 성인식으로 여겨지고, 할례 이후 바로 결혼을 시키는 문화 또한 존재한다. 나닝오이 학교가 아니었다면 악습의 희생양이 되었을 거라는 셀리나 은코일은 대학 졸업 후 학교를 돕기 위해 ‘나시파이 프로젝트’를 결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조혼과 할례의 위험에 노출된 소녀들을 구조해 나닝오이로 보내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후원금을 모은다.
나닝오이 여학교의 시포 교장은 “마사이족이 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상당해서 제도권 학교 교육에 대한 저항이 컸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캠페인 덕분에 인식이 바뀌었고 마사이 사회의 변화 조짐 또한 꿈틀대고 있다. 케냐 카레로 초등학교의 로케린 교장은 ‘젠더 감수성’에 교육의 핵심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교사나 부모들에게 항상 ‘아빠, 엄마, 교사 중 누구 하나라도 다른 생각을 가지면 아이의 교육은 실패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아이가 동등하게, 사내아이나 여자아이나 똑같이 가르쳐야 한다고 늘 강조합니다.”
 
춤추는 학교, 꿈꾸는 아이들

한국 정부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문화예술 교류 사업 ‘아트 드림캠프’를 추진했다. 이때 파트너로 선정된 곳이 바로 콜롬비아 ‘몸의 학교’다. 이 학교는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나에 위치해 있는데 2016년 이곳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랜 내전 중 하나로 꼽히는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내전을 끝내는 평화협정이 체결되었다. 그러나 실제 치안 상황은 좋지 못하다. 곳곳에 날치기가 극심하고 반군과 마약 카르텔 폭력의 희생자가 상당하다. ‘몸의 학교’ 교장 알바로 레스트레포는 전쟁에 지치고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시킨 아이들을 ‘몸을 통해 세상과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자 학교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폭력과 가난 속에 살아온 아이들에게 상대의 몸을 인식하고 배려하는 법을 가르치는 ‘몸의 학교’는 어느덧 14주년을 맞이했다.
‘몸의 학교’는 마을의 풍경도 바꿔놓았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마약을 구하려고 물건을 내다팔거나 훔치는 일이 잦았지만 이제 그들은 학교에 가서 춤을 춘다. 물론 여전히 범죄에 가담하는 아이들도 있다. 열네댓 살 아이들이 코카인을 거래하고, 살인 청부 같은 일에 동원되기도 한다. ‘몸의 학교’ 학생 다나와 카밀라는 마약에 빠진 친구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무용수는 생각 없이 몸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에요. 자기 철학을 가지고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낼 수 있어요. ‘몸의 학교’ 선생님들은 항상 ‘무용수도 생각하면서 춤을 춰야 된다’고 가르쳐요.”
평화를 말하는 시대에 ‘몸의 학교’는 여전히 필요할까. 학교 설립자인 알바로에게 물었다. “콜롬비아에서 평화는 아직 먼 얘기입니다. 또한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몸의 학교’의 가치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자라면서 감수성과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어디에서나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외딴섬에서 본 미래의 교육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군도의 산타크루스섬. 이곳의 학교들은 모두 고유종을 보존할 필요를 알리는 친환경 교육을 하고 있다. 교사들은 자기 재량권으로 친환경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국립공원, 찰스다윈센터, 여러 비정부기구의 도움으로 야외 실습 교육을 하기도 한다. 갈라파고스의 아이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의 심각성을 깨닫고 동식물과 더불어 살아나갈 방법을 배우는 중이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삶을 가르치기 위해 숲속에 학교를 지었고 플라스틱 같은 일회용품 사용의 심각성을 알리는 교육을 적극 지지한다. 갈라파고스 사람들이 특별히 윤리적이어서 자연 보존에 힘쓰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환경 친화적인 삶을 실천하는 이유는 일자리 등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기후변화,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누구보다 절박하다. 카사레스 고등학교 앙헬 카리온 교장은 “다윈의 진화론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갈라파고스는 모든 인류의 유산이며 우리는 이 유산의 관리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2017년부터 페루에서 시작된 ‘소년·소녀들의 땅’이라는 이름의 학교 내 텃밭 가꾸기 수업을 받아들였다. 이 교육의 목표는 환경 감수성을 길러 식생활이나 상품 구매 등 생활 방식 전반을 친환경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에콰도르 내륙에 위치한 키토 학교 학생들은 아침과 오후 1시간씩 텃밭에서 재배 지식을 배우고 실습한다. 갈라파고스뿐 아니라 에콰도르 전역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획일화된 교육을 받으며 모두가 똑같은 목표를 강요받는 한국 학생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거북이와 함께 수업하고 텃밭을 가꾸며 꿈을 키우는 갈라파고스 아이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 책에 등장하는 ‘이상하지만 행복한 학교’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맞을 수 있을지 격렬하게 고민한 사람들의 흔적과 영혼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손에 그 고민의 열쇠를 쥐여준다.

목차

프롤로그
 
1. 떠다니는 학교: 방글라데시 파브나 ‘플로팅스쿨’
학교로 가는 길┃홍수가 아이들 꿈을 뺏지 않도록┃출석 체크는 필요 없어요┃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책┃줄리의 꿈, 엄마의 꿈┃물 위의 병원, 물 위의 도서관┃학교가 마음을 바꿨다

2. ‘순록’을 배워볼까요: 러시아 사하공화국 ‘세비안큐얼 유목학교’
9번 야영장의 통나무집┃순록 타는 할머니 선생님┃그레고리와 코랴 부자의 약속┃에벤의 고등학생은 곰을 잡는다┃레나강과 네라강이 지키는 마을┃“세대에서 세대로”┃도시로 간 아이들┃일루모와 파라카┃ 유목민에게 학교란

3.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중받고 싶어: 미국 뉴욕 ‘하비밀크 고등학교’
트랜스퍼 스쿨의 특별한 이야기┃“아이들이 아니라 시스템이 실패한 거지”┃아이의 성 정체성을 따라가는 건 일종의 여행┃게이라는 이유로 욕먹을 순 없잖아┃샤워를 같이 하면서 친분을 쌓다┃교사가 먼저 다가갈 것┃‘엘라이’가 필요해┃모두가 바뀌지 않더라도

4. 소녀들의 방학: 케냐 마사이 ‘나닝오이 여학교’
방학 때도 왜 학교에 갈까┃소녀들을 구하라┃소녀들을 구하는 ‘빛의 프로젝트’┃가축에 삶을 너무 의존하다보면┃“엄마처럼 살지 마”┃케냐 아이들에게 젠더 감수성을┃우리는 박제된 부족이 아니다

5. 우린 모두 같아요: 스코틀랜드 ‘헤이즐우드 학교’
코르크 길을 따라 걷다┃어린아이처럼 작고 발달도 느리지만┃“리아 지금 이케아 가요!”┃건축, ‘홀로서기’를 돕다┃“반대했죠, 특수학교인 줄 몰라서”┃바깥세상에서 살아가기┃열여덟 살 마이키의 졸업식┃이제 홀로 설 준비

6. 기찻길 옆 교실: 인도 쿠탁 ‘기찻길 학교’
책가방과 교과서는 없지만┃프리야의 노래, 아지트의 그림┃하루 두 차례 ‘구걸 시간’┃아홉 살 라케시의 자루 속엔┃“공부가 먼저, 결혼은 그다음”┃열여섯 살 엄마 산디니┃위기의 기찻길 학교┃달리는 버스 교실

7. 마약 대신 춤을: 콜롬비아 ‘몸의 학교’
텅 빈 오토바이와 총알┃‘내 몸은 소중하다’┃몸을 다루며 자아를 존중하는 법┃꿈꾸는 아이들, 춤추는 마을┃코카인 대신 춤을┃슬럼 아이들의 아이돌┃굴곡진 생의 이야기를 몸에 담다┃평화로 가는 먼 길

8. 일하면서 배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메트스쿨’
자동차만 생각하면 얼굴에 미소가┃제이다의 텃밭┃씨앗에서 밥상까지┃실패한 학교를 구출하다┃햄릿이냐, 졸업해서 무엇을 할 거냐┃선생님 댁에 들락거리는 학생들┃기성복을 벗은 학교가 필요하다

9. 내 맘대로 교실: 네덜란드 ‘스테렌보쉬 초등학교’ ‘노더리흐트 초등학교’
150년 전의 학교를 넘어서┃8학년의 주제는 ‘이집트’┃답은 가능한 한 끝까지 알려주지 않아요┃‘어제의 것’을 가르치지 말라┃모든 선생님이 체육 교사┃대학 진학률은 20퍼센트 미만┃시계추처럼 균형을 잡으며 나아가겠다

10. 지구의 미래를 고민하다: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학교’ ‘키토 학교’
라켈의 거북이 시험┃GPS 들고 보존 구역으로┃조지가 죽자 세계가 애도했다┃조지는 외롭지 않다┃장 보러 온 물개┃다윈의 핀치가 지켜보는 학교┃ 쓰레기통에도 ‘주민 실명제’┃소년‧소녀들의 땅┃외딴섬에서 본 미래의 교육

미리보기

해외 언론들이 한국의 교육을 들여다본다면 어떨까. 새벽같이 등교해 늦은 저녁까지 의자와 한 몸이 되어 꽉 채운 수업을 한 뒤 학원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아이들의 지친 하루가 담길 것이다. (…) 학교는,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학교가 엇비슷하게 생긴 콘크리트 건물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학생이 입시 경쟁에 시달리며 쫓고 쫓기듯 쳇바퀴를 도는 것도 아니다. 진로 탐색이라는 명분으로 스펙을 쌓고 학원가를 맴돌며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는 획일화된 시스템은 교육의 본모습이 아니다._7쪽
 
너도밤나무반 아이들은 월요일과 목요일이면 학교 밖에 나가서 수업을 한다. (…) “이곳 사람들은 장애아에 대한 편견이 없나요? 아이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서 차별을 받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필요는 없나요?” 폴은 “편견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장애가 있는 아이를 만날 기회가 적었지만, 지금은 그럴 기회가 많아요.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 이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친절한 데다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해요. 방법을 모를 뿐이죠.”_123쪽
 
학생들은 일주일에 두 번 저마다 인턴으로 일하는 현장으로 출근한다. 현장은 광고 회사, 방송국, 동물원, 애완동물 가게, 로펌, 시민단체, 디자인 업체, 병원, 고아원, 출판사, 이벤트 기획사 등 아이들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될 수 있다. 인턴으로 일할 곳을 구하는 일은 아이들 몫이다. 학생들은 거기서 현장 전문가인 멘토에게 배운다. 어드바이저들은 아이들이 현장을 점검한다.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둘러보고 멘토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이렇다보니 학생과 어드바이저, 지역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_200쪽
 
네덜란드에는 정부가 정해놓은 교과서가 없다. 중앙정부가 정한 교육과정과 성취 기준,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정해진 과목은 있지만 그 목표를 어떻게 성취해갈지는 학교와 교사들이 알아서 결정한다. (…) 그렇게 하면 교육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묻자 리머는 “흘러간 것을 가르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정부가 교과서를 정하지 않는 건 우리 사회의 발전이 너무 빠르기 때문입니다. 교과서를 쓰고 승인을 받는 동안, 거기에 실린 지식은 이미 구시대의 것이 돼버리잖아요. 새로운 것을 빨리 업데이트해서 가르치려면 현장에서 가르칠 것을 결정해야죠.”_214쪽

지은이/옮긴이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아이들이 행복한 세계의 학교를 찾아 취재했다.
 

강윤중
마을 어귀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떠다니는 학교를 기다리는 아이들. 연필을 꼭 쥐고 공을 차던 마사이 소녀들의 맑은 눈동자를 기억한다. 배운다는 것은 설렘이고 행복이라고 그들의 눈동자는 말하고 있었다.

권도현
내가 어떤 모습이든 무엇을 좋아하든 그대로 받아들이는 학교. 식물원이나 자동차 정비소로 등교를 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학교. 다채롭게 자라는 아이들만큼, 학교 역시 다채롭게 변하고 있었다. 바로 거기서 행복과 안도감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눈빛을 보았다.

남지원
글래스고와 덴보스에서 만난 학교는 비장애인과 우등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모든 아이가 학교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노도현
무지개로 뒤덮이고, 선생님이 없는 미국의 이상한 학교에서 ‘학교는 사회로 가는 징검다리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읽었다.

박효재
학교 교육은 지역사회의 모습까지 바꾼다. 카르타헤나에서는 춤이, 갈라파고스에서는 사라져가는 동식물을 지켜내야 한다는 절실함이 그랬다. 나와 공동체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곳. 곳 그곳이 진짜 학교가 아닐까.

배동미
장애 아이들을 환영하고 북돋워주는 교육 현장을 보고 왔다. 무조건적으로 아이들을 반기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일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에게도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심진용
한낮 기온 섭씨 40도의 인도 슬럼과 밤이면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시베리아 설원. 보름 사이 극과 극을 경험했다. 그러나 연필을 쥔 아이들의 미소는 다르지 않았다.

이석우
어디서 공부하든 그곳은 학교였다. 기차역이 그랬고 순록목장 천막이 그랬다. 학교가 어디든 아이들은 배우는 재미로 늘 밝은 모습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그러기를 바란다.

장희정
등굣길의 경쾌한 발걸음과 하굣길의 뿌듯한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그 아이들처럼, 학교가 세상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 기댈 수 있는 언덕 같은 곳. 학교는 그런 곳이어야 한다.

정지윤
에콰도르 수도 키토 남부의 ‘키토 문화의 첫 열매’ 학교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순박함이 묻어났다. 학교 담장 너머로 쏟아지는 그들의 어린 웃음에서 집처럼 편안한 학교의 모습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