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아

『네 번째 원고』 『심장』 『심슨 가족이 사는 법』 『식물 산책』 『강간은 강간이다』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노터리어스 RBG』 등을 기획했고, 『축출 자본주의』 『굴드의 피아노』 『HOLY SHIT』 『어크로스 페미니즘』 『수전 손택: 영혼과 매혹』 등을 편집했습니다.  제가  편집한 글을 보고 할 말이 생겼거나, 제게 보여주고 싶은 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euna@munhak.com

박은아
2019.03.15
다이앤 아버스가 찍은 수전 손택. 1965.     …… 서점과 언론사에 보내는 신간소개문을 가까스로 썼다. 가까스로 안 쓴 것같이 거창하고 요란하게 나왔지만.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프로필도 안 써지고 봇자[보도자료]도 안 써지는지… 각이 안 잡힌다 ㅠㅠ” 개인 인스타그램에서 우는소리 했다. 믿을 구석인 편집자 선배에게도 우는소리 했다. “엄청 끙끙대면서 울며 겨...
2019.03.15
*이 글은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 ‘편집자의 책 소개’에 처음 실렸습니다.     ‘편집자의 책소개’여서 하는 말이 아니라 – <네 번째 원고>는 글쓰기에 관심이 있거나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수많은 사람에게 성찬과도 같은 책이지만, 사실 편집자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책이기도 합니다. 1965년부터 지금껏 <뉴요커> 전속 작가로 글...
2019.03.15
사진: 엘리너 굴드 패커드Eleanor Lois Gould Packard, 1917–2005. 『뉴요커』에서 문법 전문가로 54년간 일했고 2005년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한 통신원에게 쓴 편지에서 남긴 말은, “나를 잊어주세요.” David Remnick, Miss Gould, The New Yorker, 21 Feb, 2005. BITCH. 원서에 이 단어가 나올 때마다 참 난감하다. 『뉴욕은 교열 중』에 ‘굴드 교정지’...
2019.03.15
누군가에게 이 책을 읽히고,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장을 말해보라고 하면 그 사람의 관심사에 대해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공저자들이 쓴 책이 대개 그렇듯이 이 책도 주제가 다양하고, 밀도도 일정하지 않다. 《심슨 가족》이 유발하는 폭소에 열광하며 좀더 지적이고 예리한 웃음의 지점들을 포착해내려는 사람이 고를 장이 있고, 가장 악하고 강한 사람에서 가장 선하고 약...
2019.03.15
올바르고 간명하게. 묵묵히, 그러나 치밀하게. 승리에 현혹되지도, 패배에 침윤되지도 않은 채 터무니없는 부조리와 맞서면서도 나날의 행복과 먼 미래의 전망을 포기하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 이른바 노터리어스 RBG의 악명은 몇 마디 위대한 말과 잘 고안된 카리스마, 뜻밖의 팬덤으로 어느 날 갑자기 얻어진 게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
2019.03.15
편집을 하다 보면 책 뒤표지나 보도자료에는 못 쓰는 여담이 쌓인다. ‘실무자들’이란 제목으로 책이라도 내고 싶을 만큼 기상천외한 이 대모험담들은 지나고 보면 정말 (여러… 의미로…) 재밌다. 그렇다고 이 재밌는 이야기들이 책의 재미를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대개는 편집자들끼리 떠들 때나 재밌는 것들이니까. 여담들과 책의 재미는 정말이지 아무 상관...
(스타인웨이 CD 318로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연주하는 글렌 굴드.)     굴드의 연주를 처음 들은 게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것은 오디오가 아닌 비디오를 통해서였습니다. 아마 캐나다 방송사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였거나, 공연 실황을 담은 비디오였을 테고 풋내 어린 젊은 시절이었으니 그가 연주하던 피아노는 CD 318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매우 높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