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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해커가 온다 생명공학을 해킹하는 신인류에 관한 보고서
  • 지은이 | 김훈기
  • 옮긴이 |
  • 발행일 | 2015년 07월 13일
  • 쪽   수 | 212p
  • 책   값 | 13,000 원
  • 판   형 | 153*210
  • ISBN  | 9788967352127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생명공학 DIY 시대,
바이오해커라는 이름의 신인류에 주목하라!

유전자 구글링, 생명 부품의 표준화, 빛나는 가로수, 가정에서 만드는 바이러스 치료용 백신…… 생명공학의 연구·실험과 그 결과를 일반 대중이 향유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동하는 첨단과학계의 이단아 바이오해커. 그들은 제도권에서 다루지 않는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면서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연구 성과의 상업화와 생명윤리를 둘러싼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책은 바이오해커라는 최신 과학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국내 최초의 보고서다. 바이오해커의 활동을 기술혁신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그 사회적 함의를 소개함으로써, 향후 국내에서 바이오해커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때 참고가 될 수 있는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생명공학 DIY 활동가, 바이오해커

가구나 가전제품을 손수 조립하는 작업을 뜻하는 DIY 과정이 첨단 과학기술의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로봇이나 로켓, 심지어 인공위성까지 다양한 과학기술 제품 개발이 비전문가의 영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DIY-Bio 영역이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DIY-Bio를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생명체를 대상으로 어떤 행위를 스스로 하기’를 의미하는데, 이 활동은 생물학을 생명체의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자연과학’의 영역에서 생명체를 인간이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고 제작하는 ‘공학’의 영역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미생물의 유전자를 ‘부품’으로 삼아 원하는 기능을 가진 생명체를 설계하고, 바이러스 치료용 백신을 가정에서 직접 제조하는 시대를 꿈꾸는 이 생명공학 DIY 활동가들은 스스로를 ‘바이오해커’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들은 왜 스스로를 ‘해커’라고 하는 것일까? 그들의 출현 배경을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바이오해커는 ‘생명공학의 민주주의적 사용’을 표방하며 등장했다. 생명공학이 인류에게 수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지만, 정부와 기업 그리고 대학 등 제도권 내 소수의 한정된 전문가들이 이를 독점하고 있고, 지나치게 대규모화된 프로젝트에 매몰되고 있기에 정작 그 혜택이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제도권 바깥에서 인류에게 유익한 유전자 부위의 염기서열 또는 건강정보를 알아내고(여기서 해킹은 이런 의미다), 이를 활용해 기존 생명체를 변형하는 자신들의 활동을 드러내기에 ‘해커’라는 작명은 적절한 듯하다. 물론 이때 해커는 기존의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훔치는 부정적인 의미의 해커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익한 결과물을 창출하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을 뜻한다.

 

대표적인 바이오해커 프로젝트 사례

1. 바이오해커의 산실, 아이젬 대회

미국 MIT에서 매년 개최되는 국제유전공학기계iGEM, international Genetically Engineered Machine 대회(아이젬 대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해커 교육 공간이다. 2004년에 불과 미국 내 5개 팀이 참가해 시작한 이 대회는 현재 세계 각국의 바이오해커들이 집결해 새로운 생물시스템을 만드는 바이오해커의 산실로 기능하고 있다. 바이오해커들이 다루는 주제는 미생물 게임 개발에서부터 인류 공익을 위한 문제 해결까지 다채롭다. 박테리아에게 먹이(당류)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스위치를 개발해 박테리아 간 의사소통을 하면서 릴레이 경주를 하도록 만드는 작품이 출품되기도 하고, 항암 성분이 포함된 맥주가 개발되기도 한다. 그런데 대학 학부생 수준의 비전문가들이 단지 열정과 관심만으로 새로운 생물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아이젬 대회의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게 요구하는 중요한 항목은 ‘생명 부품의 표준화’다. 생체요소가 레고블럭과 같은 ‘부품’으로 제공된다면, 그 ‘부품’들을 조립함으로써 누구나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아이젬 대회는 시작되었다. 이렇듯 생물학을 일종의 기술로 파악해 공학적 관점에서 표준화된 부품으로 새롭게 접근하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합성생물학’이라고 하는데, 아이젬 대회는 최대 규모의 합성생물학 행사로 꼽힌다. ‘표준생물학부품목록’에 얼마나 많은 표준화된 부품을 등록했는가가 참가자들의 수상에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2.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대중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한 발광식물 프로젝트

발광식물 프로젝트는 박테리아나 반딧불이 같은 발광생명체에서 유전자를 추출한 다음 애기장대라는 식물에 삽입해 스스로 빛을 내는 식물을 개발하는 바이오해커의 활동이다. 유전자변형 생명체의 개발은 생명공학계에서 흔한 일이지만, 이 프로젝트는 바이오해커의 벤처정신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도권 연구자들에게 발광 유전자를 생명체에 삽입하는 일은 원하는 유전자가 생명체에 잘 삽입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일 뿐, 발광 유전자변형 생명체 자체가 그들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반면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들은 빛을 내는 식물에 대중이 열광할 것이라 판단했고, 제도권에서는 생각하지 못할 유연한 마인드로 상업화를 추진했다. 애기장대 이후 빛나는 장미와 가로수까지 개발함으로써 발광식물 분야 시장을 개척해 성공신화를 이루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은 연구비를 확보함과 동시에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혁신적인 자금 확보 방법이다. 이들은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에 빛나는 애기장대 연구개발에 자금을 요청하는 공고를 올렸는데, 놀랍게도 목표 금액인 6만5000달러의 20퍼센트가 공고 한 시간 만에 달성되었고, 3일째 목표 금액이 모두 모금되었다고 한다. 생명공학의 결과물을 누구나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바이오해커의 주장이 시장이라는 무대에서 현실화하는 예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3. 오픈소스 하드웨어와의 만남, 3D 바이오 프린터 프로젝트

지식의 독점에 반대하고 개방성을 추구하는 ‘오픈소스 정신’은 바이오해커가 표방하는 ‘생명공학의 민주주의적 사용’의 근간이 되는 개념이다. DNA의 유전정보를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로 파악하는 바이오해커들의 활동은 대개 유전자변형 및 삽입과 같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재료로 삼아 작업한 것인 반면, 3D 바이오 프린터 프로젝트는 프린터라는 하드웨어를 적극 도입한 사례다. 유전정보는 물론 각종 하드웨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증명해보인 이 프로젝트는 잉크 방울 대신 세포를 재료로 삼아 잉크젯 프린터로 인간의 장기를 포함한 생체요소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잉크젯 프린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생명체를 ‘출력’하는 바이오 프린팅 기계로 변모하는 것일까? 우선 잉크젯 프린터를 분해하고 카트리지를 분리해내 잉크를 완전히 제거한다. 둘째로, 전자회로 부품을 장착하는 프린터 기판을 준비해 레이저 헤드를 작동시키는 모터를 설치한다. 셋째로, 사용하는 재료의 크기에 따라 노즐을 교체한다. 대장균을 재료로 했을 때 문제가 없는 해상도 1200DPI인 잉크젯 프린터도 만약 노즐과 크기가 비슷한 인간 세포를 재료로 하면 실험이 어려워진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 세포의 경우, 300DPI 해상도 수준의 잉크젯 프린터 노즐을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카트리지에 대장균이나 인간 세포와 같은 재료를 넣고 압출기를 XYZ 3차원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면 생명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물질로 입체적인 생체요소를 만들 수 있다. 세계적인 합성생물학자 크레이그 벤터가 밝힌 3D 바이오 프린터 제조 계획은 학계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무척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바이러스 치료용 백신 정보를 받아 직접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DIY-바이오 프린터의 출현을 전망했기 때문이다.

 

4. 유전자 구글링, 자가 헬스케어 프로젝트

“당신의 유전자를 구글링한다.”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민간업체가 일반 소비자에게 유전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행위(DTCDirect-To-Consumer 서비스)를 가리켜 미국 언론매체들이 비유한 표현이다. DTC 서비스를 제공하는 ‘23앤드미’라는 회사에 구글이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기 때문에 탄생한 표현인데, (2500달러 수준의 비용만 지불하면) 누구나 자신의 유전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세계적인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검사를 통해 자신이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유방절제수술을 받은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더 나아가 바이오해커는 아예 자신의 몸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 건강 상태를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루게릭병 환자인 에릭 밸러는 루게릭병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약후보물질 임상시험에 참가할 수 없게 되자, 그 신약후보물질과 비슷한 성분의 약물을 찾아 직접 투여했다. 그는 몇 달 뒤 자신의 증상이 호전된 것 같다는 소식을 다른 환자들에게 알렸다. 보다 극단적으로는, 자신의 몸에 직접 컴퓨터칩을 이식해 자신의 신체 정보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수치화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해커나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 회사들의 지향점은 유전자에 기반한 개인맞춤형 치료다.

 

생명윤리와 상업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

영화 「가타카」는 유전자 조작으로 우월한 인간을 ‘제조’할 수 있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긴 두루마리 같은 문서에 아이의 정신적 육체적 능력과 한계가 기록되어 나오고, 아이의 미래는 그에 따라 예정되어 있다. 과연 가타카의 세계가 우리 눈앞에 펼쳐질 날이 올까?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 회사인 23앤드미는 유전자 선택을 통한 맞춤형 아기의 생산을 예고한 바 있다. 2014년 23앤드미는 부모의 유전정보를 토대로 자식의 유전정보를 예측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한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아 체외수정을 시도한다고 가정해보자. 그 여성은 본인의 유전정보와 여러 후보 정자의 유전정보를 23앤드미에 보내 검사를 받은 다음 원하는 특성을 지닌 아기를 출산하는 데 필요한 정자를 선택할 수 있다. 23앤드미는 물론 가족력을 확인하려는 것일 뿐 이 같은 일을 추진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단언하지만 말이다.
발광식물 프로젝트의 사례에서 보듯, 새롭게 개발한 성과물에 대한 상업화는 바이오해커의 주요한 추동력이다. 그러나 독점적 상업화는 오히려 바이오해커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아이젬 대회의 성과물에 대해 특허 등록이 가능해지면, 표준생물학부품목록에 기부하지 않고 별도로 특허를 취득하는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며, 수준 높은 성과물은 점차 표준생물학부품목록에 제공되지 않을 것이다. 오픈소스 정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떠날 것이고 특허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생명공학 회사들이 특허로 인한 이익만 취하려 하고 정작 연구개발에는 몰두하지 않는 경향을 비판하며 활동을 시작했던 바이오해커 집단으로서는 이율배반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특허를 통한 독점 문제를 피해 오픈소스의 정신은 유지하면서 상업화의 가능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법을 얼마나 발굴하느냐에 향후 바이오해커의 활동 지속 정도가 달려 있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의 바이오해커 현황

국내에는 아직까지 바이오해커의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과학기술의 민주주의적 ‘사용’보다 과학기술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민주주의적 ‘참여’에 주로 관심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서구 사회에서는 제도권의 울타리를 넘어 비전문가 집단으로까지 확대된 합성생물학 연구가 국내에서는 이제야 정부와 기업과 같은 제도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장차 바이오해커의 활동이 활성화될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또한 개인맞춤형 유전정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사회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 또한 바이오해커 활동과 연계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2014년 8월, 정부가 유전자분석 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저자의 지적대로, 이미 2007년부터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시행한 미국에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어 오히려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다.

목차

서문

제1부 바이오해커의 출현
1. 시민이 자유롭게 향유하는 생명공학을 위하여
2. 바이오해커 집단의 기술혁신 요소

제2부 바이오해커 집단의 프로젝트 사례
3.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해커 교육 공간, 아이젬 대회
생명 부품의 표준화 | 매년 증가하는 대회 규모 | 바이오해커의 산실 아이젬 대회
4.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금 확보, 발광식물 프로젝트
발광식물 분야의 시장 개척 | 바이오해커 집단의 활동 현황 |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
5. 오픈소스 하드웨어와의 만남, 3D 바이오 프린터 프로젝트
생명체를 제작하는 바이오 프린팅 | 아마추어도 간단한 장비로 실험 | 백신을 가정에서 직접 제조하는 시대
6. 자신의 몸에 변형 시도, 자가 헬스케어 프로젝트
유전자 구글링 | 자신의 신체를 변형시키는 바이오해커 | 유전자에 기반한 개인맞춤형 치료

제3부 기술혁신을 둘러싼 논란과 쟁점
7. 오픈소스 정신과 지식재산권의 동시 추구
8. 인체와 환경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

제4부 바이오해커, 어떻게 볼 것인가
9. 바이오해커 집단의 기술혁신 전망과 과제
기술혁신의 방향 | 위험에 대한 자율적 통제와 과제
10. 한국 사회와 바이오해커

보론 바이오해커 집단의 위상


참고문헌

미리보기

“전 세계 누구라도 몇 달러만 가지고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 생명체는 전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것이다.”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회사인 케임브리언 지노믹스 대표 오스틴 하인츠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다. _「서문」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김훈기

서울대학교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과학사)를, 고려대학교에서 박사학위(과학관리학)를 받았다. 과학저널 「과학동아」 편집장, 동아사이언스 신문팀장으로 일하면서 우리나라 과학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세대를 현장에서 열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과학을 매개로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과학과 관련된 글을 쓰고 연구하고 있다. 단순한 과학적 사실이나 외국의 논의들을 소개하는 이전 세대의 과학저널리즘을 넘어서 연구와 취재로써의 탄탄한 글쓰기를 선보이는 것이 저자의 향후 목표다. 현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전임대우강의교수 및 김훈기공학사회 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과학과 사회에 대해 많은 논문을 썼다. 저서로 『시간여행 . 미로에 새겨진 상징과 비밀』『유전자가 세상을 바꾼다』 『노빈손의 버뮤다 어드벤처』(공저) 『생명공학과 정치』 『줄기세포, 생명공학의 위대한 도전』(공저) 『물리학자와 함께 떠나는 몸속 기氣 여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