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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 몸짓의 예술인가 억압의 기제인가
  • 지은이 | 박종천
  • 옮긴이 |
  • 발행일 | 2011년 12월 22일
  • 쪽   수 | 232p
  • 책   값 | 13,500 원
  • 판   형 | 152*223
  • ISBN  | 9788993905830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한국국학진흥원 교양총서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시리즈 2~3권 출간

“동양적 사유에서 복잡하게 얽혀 내려온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논쟁사 알기 쉽게 설명”
“공자에서 주희를 거쳐 오규 소라이와 정약용에 이르기까지 질서의 규범이자 소통의 몸짓인 ‘예론禮論’의 역사 탐구”
한국국학진흥원 기획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시리즈의 2권과 3권이 출간되었다. 동아시아의 삶과 문화를 이끌어온 사상사의 주요 개념을 통시적·계보적으로 짚어보는 이 시리즈는 2011년 1월 동아시아 사상의 슈퍼스타 ‘인仁’을 살펴본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신정근 지음)를 제1권으로 시작되었고, 이번에 제2권으로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문제를 둘러싼 철학적 담론의 역사를 밝힌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이상호 지음)와 제3권으로 인간의 삶을 질서와 억압 사이에 위치시킨 채 끊임없이 조율해온 ‘예론禮論’의 전개과정을 살핀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박종천 지음)를 동시에 펴냈다.
제1권이 사람다움을 추구한 사상적 흐름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동양적 사유에서의 ‘정감情感’의 문제와 ‘사회적 질서의 기원’이 핵심 테마로 다루어졌다. 전자는 개인적이고 즉흥적인 정감을 수양을 통해 이타利他적인 정감으로 만들어온 과정을 주로 다루었고, 후자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 어떻게 일정한 형식을 이루고 제도화되는가의 과정을 탐구했다.
이번에 나온 두 책 또한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그 초점은 서로 약간씩 다르다.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는 동서양의 차이를 부각시킨다. 서양의 ‘필로소피philosophy’ 전통에서는 ‘정감情感’은 철학함의 주요 대상이 아니었지만, 동양적 전통에서는 중요한 사유의 대상이었고, 그에 얽힌 수많은 문헌과 논쟁이 존재한다.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는 봉건적 예치시스템이 인간을 억눌러온 측면보다는 예禮라는 것이 추구한 인간 사이의 소통의 노력, 삶을 아름답게 꾸미는 미학적 테크놀로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두 책의 구성과 다루는 내용
두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수천 년의 시공간 속에서 사단칠정과 예와 관련된 주요 문헌과 문장들을 꼼꼼히 리뷰해주는 것이다. 저자들은 해당 주제가 어떻게 처음 역사에 등장하여 서서히 형성되고 풍부한 사유로 자라났는지, 그러한 과정에서 어떠한 여러 사유들이 서로 부딪히고 길항하고 융합되었는지를 정리해나간다.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는 1장 ‘해설로 읽는 사단칠정’과 2장 ‘원문으로 읽는 사단칠정’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왜 ‘선한 감정四端’을 묻는가라는 연구 의의를 밝혔으며,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감의 위험성이 먼저 인식되었다는 것, 그런 과정에서 우연히 선한 정감의 발견이 이루어지고, 선한 정감의 객관적 증거들이 제출되기 시작했다는 것, 이후 사단칠정 논쟁이 벌어지고, 조선 주자학 내부에서 논쟁이 어떻게 이어지고 계승되었는지를 살펴보았고, 마지막으로 ‘현대적 정감 윤리’라는 것을 어떻게 정초할 수 있는지를 밝혔다.
2장에서는 총6단계에 걸쳐서 원문읽기가 이뤄진다. [예기]에 집약된 상고시대부터의 ‘정감’에 대한 사유의 단초가 제시된 다음, 맹자와 주자를 거쳐 조선의 이황과 기대승, 이이와 한원진 등 익히 알려진 계보를 차근차근 밟아가며 소개한다.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는 제1장 ‘풀이하는 글’에서 예禮의 기본 의미를 제사의례, 도덕실천, 문화관습, 사회제도로 나누어 살폈고, 예의 구조와 특성, 예의 역사와 예에 대한 비판적 관점 소개, 예의 현대적 가치와 의의 등을 짚었다. 제2장 ‘원전과 함께 읽는 예禮’에서는 [설문해자], [예기], [순자] 등의 고대문헌부터 정약용의 [여유당전서] 등 후대의 문헌까지 예를 핵심을 담고 있는 원전을 번역하고 풀이했다. 저자는 예가 ‘근본에 보답하는 의례’에서 출발하여 ‘공동체를 다스리는 질서와 제도’로 나아갔으며 ‘도덕적 실천과 문화적 관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문화적 제도와 문화적 통치’라는 예법禮法과 예치禮治로 확고화 되었다고 보고 있다. 즉, 4단계로 예가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유의 원전들을 소개한 다음 5단계 ‘예의 비판자들’에서는 노자, 장자, 장유, 루쉰 등을 통해 그것이 어떤 논쟁을 불러일으켰는가도 살펴보았다. 가령 노자의 [도덕경]에서는 예를 상실과 퇴화의 산물로 보았으며, 루쉰은 [광인일기]에서 “예교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표현으로 날선 비판을 응축시키기도 했다.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의 특징과 원문
저자는 지금까지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논의가 누가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가에 집중하는 서양의 필로소피 방식으로만 살펴져왔다는 문제제기를 먼저 던진다. 그에 따르면 사단칠정 논쟁의 목적은 개인적으로 즉흥적인 개인의 정감을 수양을 통해 이타적인 정감으로 만들어가는 데 있었다. 올바른 수양의 방법을 확보하기 위한 이론의 설정 과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의 결과를 통해 제시되는 ‘올바른 수양의 방법’은 실천의 영역이며 동시에 글로 표현될 수 없는 영역이다. 서양 필로소피의 전통에서는 이러한 것을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의 수양이 필로소피의 대상이 아닌 한, 필로소피를 통해 사단칠정 논쟁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인식이다.
저자는 또한 ‘선한 정감’에 대한 이론적 차이가 구체적 수양의 차이를 낳으면서, 이 과정에서 사단칠정 논쟁이 터졌다는 관점을 가지고 논쟁의 의미를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적 차별성이 학파적 양상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조선 사회에서 사단칠정 논쟁의 역할도 살펴보고 있다. 아래는 본문에 나오는 원문의 일부이다.

“나에게 있는 네 가지 선한 정감의 실마리를 넓히고 넓혀서 마음 전체로 가득 채워擴充갈 줄 알면, 마치 불이 처음에는 조금씩 타다가 급격히 번져가고 샘이 갑자기 솟아오르는 것과 같아진다. 이렇게 실마리를 확장하여 마음 전체에 채우게 되면 온 천하를 도덕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이것을 마음 전체로 채우지 못한다면, 부모님도 섬기지 못할 것이다.”

“본성은 마음이 가야 할 길이자 이치이고, 마음은 몸을 주재하는 것이다. 선한 정감(사단)도 정감情이니, 이는 마음이 정감의 활동으로 드러난 것이다. 선한 정감의 씨앗은 마음에서 발아한 것이니, 이렇게 될 수 있는 까닭은 사람의 본성으로 주어진 하늘의 이치가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선한 정감四端도 정감이고 일반 정감七情 역시 정감입니다. 그런데 이 둘 모두가 정말 같은 정감이라면 굳이 선한 정감이니 일반 정감이니 하면서 달리 부르겠습니까? 공께서 보낸 편지에서 말한 것처럼 ‘가리켜 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치理와 기氣는 서로 짝하기 위해 기다리는 상태가 그 자체가 본질적 모습體이며, 이 둘이 짝하여 합하게 되면 다양한 형태나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用입니다. 진실로 이치 없는 기는 없고, 기 없는 이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가리켜 말하는 것이 다르다면 구별해야 마땅하겠지요. 옛날 성현들께서는 언제 이치와 기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 둘을 뭉뚱그려 하나의 존재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구별하지 않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까?”([양선생사칠리기왕복서] “퇴계답고봉사단칠정분리기변退溪答高峰四端七情分理氣辯”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의 원문 읽기와 예의 이율배반성
“예禮는 제례祭禮입니다. 기示는 그 신神이고, 곡曲은 대나무 그릇이며, 두豆는 나무 그릇이니, 신기神示 옆에 변두와 궤조를 진설한 것이 제례가 아니겠습니까?” 정약용의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이여홍에게 답하는 편지答李汝弘”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처럼 예는 신에게 바치는 음식과 먹고 마시는 연회에서 비롯되었다. 제사의 구체적인 의식 형태와 과정은 다른 모든 일상생활의 과정에도 확장·적용되었다. [예기禮記] “예기禮器”에서는 “예라는 것은 근본으로 돌아가서 옛것을 닦아서 그 시초를 잊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것은 예가 천지자연의 신 및 조상을 모시는 것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가 국가의 위계질서로 자리잡히는 과정을 보자. “예는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는 큰 권력으로서, 의혹을 판별하고 세밀한 차이를 밝히며 귀신을 대접하고 제도를 고찰하고 인의仁義를 분별하며 정치를 다스리고 임금의 자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다.”([예기] “예운”)라고 했고, “예는 국가를 굳건하게 하고 사직을 안정시켜 임금으로 하여금 그 백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군주가 군주답고 신하가 신하다운 것이 예의 정도이며, 위엄과 은덕이 임금에게 있는 것이 예의 명분이며, 높고 낮음, 크고 작음, 강하고 약함에 따라 자리를 잡는 것이 예의 도수이다.”([신서新書] “예禮”)라고 했다.
순자는 독특하게 예를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라고 보았다. “예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사람은 나면서부터 욕망을 갖고 있는데, 욕망하면서도 얻지 못하면 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추구하는 데 일정한 기준과 한계가 없으면 다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다투면 혼란스러워지고 혼란스러우면 궁해진다. 선왕先王께서 그 혼란스러움을 싫어하셨기 때문에, 예의禮義를 제정해서 분별함으로써 사람의 욕망을 길러주고 사람의 욕구를 공급하셨다. 욕망으로 하여금 반드시 물건에 궁해지지 않도록 하고, 물건으로 하여금 반드시 욕망에 모자라지 않도록 해서, 두 가지가 서로 의지해서 자라날 수 있도록 했으니, 이것이 바로 예가 일어난 까닭이다. 그러므로 예는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순자] “예론”)
반면 노자는 “예禮가 높은 이는 인위적으로 하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으므로 팔을 걷어붙이고 강요한다”며 예가 지배자가 백성을 억누르는 도구로 변질되었음을 확언했고, 장자는 “도를 잃은 뒤에 덕이 있고, 덕을 잃은 뒤에 인이 있으며, 인을 잃은 뒤에 의가 있고, 의를 잃은 뒤에 예가 있다”라고 하며 예를 “도의 꽃이요, 혼란의 근원”이라고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예는 소통의 몸짓이면서 동시에 억압의 기제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예의 근원을 알고, 그것을 추구한 인간의 사유의 역사를 안다면, 그것이 왜 소통과 억압의 양극단을 왕래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예를 움직이는 주체의 문제이며 동시에 그것을 조절하는 ‘정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예가 지닌 다양한 층차에 대한 총체적 설명을 시도한 결과물이다. 예는 종교, 수양, 윤리, 정치, 제도 등을 아우르는 복합적 문화체계(cultural system)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제사, 예절, 예속, 예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문화의 총체를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_예, 몸짓의 예술인가 억압의 기제인가?

1장 풀이하는 글

1. 예禮의 기본 의미: 제사 의례, 도덕 실천, 문화 관습, 사회제도
2. 예의 구조와 특성
3. 예의 역사와 예에 대한 비판
4. 예의 현대적 가치와 의의

2장 원전과 함께 읽는 예禮

1단계 제사와 제의: 근본에 보답하는 의례
2단계 예제와 예전: 공동체를 다스리는 질서와 제도
3단계 예절과 예속: 도덕적 실천과 문화적 관습
4단계 예법과 예치: 문화적 제도와 문화적 통치
5단계 예의 비판자들: 인위적 인간소외와 억압적 봉건질서

3장 원문 및 함께 읽어볼 자료

1. 원문
2. 참고하면 좋은 책

미리보기

시에서 시작하여 음악에서 완성되는 예는 사람이 인간으로 온전하게 서기 위한 몸짓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동적인 가사와 멋진 가락을 담은 악보가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연주하지 않으면 감동을 줄 수 없듯이, 인간이 지닌 정은 상황에 맞게 적절한 몸짓으로 구체화되지 않으면 후륭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예의 실천을 통해 삶은 예술이 됩니다. (…) 저는 이 책에서 이미 유교적 전통사회의 기반이 철저하게 무너져서 예가 고리타분하고 낡아빠진 봉건적 잔재로 격하되어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우리 민족의 도덕적 긍지와 문화적 자부심을 드러내주는 표현으로 쓰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예는 무엇인가?’라는 불편한 질문을 던저보고자 합니다. 오래된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변은 예술과 억압 사이에서 예의 의미와 가능을 새롭게 재인식하고 그 기반 위에서 예의 현대적 가능성을 새롭게 재구성할 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_「머리말에서」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박종천

백제의 역사가 감도는 한강과 풍납토성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에서 한국유교와 예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태동고전연구소, 실시학사 경학연구회, 삼례역락 등에서 경학과 예학을 공부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종교학, 동양문화, 문화콘텐츠, 신화,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대해서 강의했으며,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한다.

저술로는 『다산 정약용의 의례이론』 『제사와 제례문화』 『유교와 종교학』 『한국유학사상사대계-종교사상편』 『역주 국조전례고』 『역주 시경강의』 『정본 주자어류소분』 등이 있으며, 만화평론가로서 『만화, 생사의 미궁을 열다』를 내기도 했다.

 

기획

한국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은 ‘전통을 이어 미래를 여는 국학의 진흥’이라는 목표 아래 전통 기록유산을 중심으로 민간 소장 국학자료의 체계적인 수집·보존과 연구·활용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학 전문연구기관입니다. ‘목판 10만장 수집운동’을 통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선시대 유교 목판을 보존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그런 기록유산들 속에 알알이 박혀 있는 한국적 스토리텔링 소재를 발굴하여 콘텐츠 제작 현장에 제공하는 일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을 통해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선현들의 지혜를 전승하고, 한문교육원과 유교문화박물관을 운영함으로써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급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