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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절판]
  • 지은이 | 에밀 부르다레
  • 옮긴이 | 정진국
  • 발행일 | 2009년 05월 06일
  • 쪽   수 | 384p
  • 책   값 | 16,500 원
  • 판   형 | 152*223
  • ISBN  | 9788996215578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추천의 글
책소개

20세기 프랑스에서 나온 조선 관련서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조선에 대한 해박한 역사적·민속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1900년대 초반의 대한제국에 대한 놀랍도록 풍성하고 세부적인 관찰기록을 이루어낸다. 이 책은 한가로운 여행기록이 아니다. 고종이 이끈 대한제국 호가 변화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명백한 한계와 제국주의 일본의 엉큼하고 간교한 식민지 포섭활동으로 인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슬픈 현실이 기본적인 관찰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 국면과는 철저히 무관한 듯 보이는 민중들의 삶과 민속, 근대화되는 도시와 변하지 않는 시골의 풍경을 때론 세밀화처럼 풍경화처럼 묘사하지만, 사실은 역사적 견지에서 철저히 파헤치고 있으며, 그러한 모습들을 궁극적으로는 조선이라는 민족의 뼈아픈 대단원으로 느껴지게끔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당대적 관점을 획득하고 있다.

 

프랑스 지성인이 4년간 머물면서 쓴 대한제국의 세밀한 관찰기 

고고학자이자 철도와 광산 개발에 관련된 기술자문을 했던 에밀 부르다레가 1904년에 프랑스에서 펴낸 이 책은 1900년부터 몇 해에 걸쳐 그가 한국에 머물면서 세밀화로 대한제국 구석구석을 탐방한 것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일기체에 가까운 문체로 선보인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En Coree』은 대한제국이 일본과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하고,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사실상 이 나라의 실질적 통치권을 장악한 수치스런 1904년의 직전, 대한제국의 마지막 몇 해에 대한 관찰로서 주목할 만하다. 그간 한말 외국인 기록이 많이 나왔지만 이 시기를 기록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그 자연과 환경, 제도와 문물, 사람과 사건을, 그 무거운 시대적 분위기에도 날카로운 재치와 해학을 곁들여 써내려가고 있어, 옛날의 사실을 발견하는 기쁨과 더불어 기행문과 일기를 함께 읽는다는 즐거움을 주는 점이 매력적이다. 지명을 비롯한 고유한 이름들과, 당대인과 생활상을 재현하는 부분을 읽다보면, 끊어지고 빛바랜 필름을 복원해보는 듯 생생한 장면이 줄줄이 이어진다.

 

역사학자가 보는 이 책의 사료적 가치 

우리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의 경우 이 책에서 흥미로운 사료적 가치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머리글을 쓴 전우용 교수는 ‘협률사 내부 구조와 공연 레퍼토리’(8장)가 사료적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이 장면은 문학이나 공연예술사를 전공하는 이들도 자료상의 한계로 인해 그동안 잘 몰랐던 부분으로서, 내부 구조나 공연 장면, 그리고 당시 관람하러 왔던 관객, 심청전이나 광대놀이 등에 대한 공연 내용 등 자세한 묘사를 볼 수 있다. 그다음으로 궁중 연회 식순(4장) 또한 굉장히 상세하게 그려져 있어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전차를 타고 교외로 놀라 나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은 단지 교통수단으로서만이 아닌, 이미 당시 ‘유람’이라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음을 증명해주는 대목이다. 사격훈련을 받는 친위대 병사들의 어설픈 모습이나 길거리의 죄수들을 그린 장면은 전근대 시기의 마지막 불이 깜박거리는 장면인 듯싶지만, 순수하고 어린애 같은 조선 민중의 모습이기도 하다. .
부르다레는 경의선 등 우리나라 철도가 놓이는 데 기술자문을 하러 왔던 인물이다. 따라서 철도국에 대한 기록이나 특히 서울에서 개성 간, 평양 간 철도에 대해 그가 남긴 기록을 비록 짧지만 매우 중요한 대목들이다. 개항 이후 형성된 외국인 조계지에 대한 기술도 한말 외국인 기록에 자주 등장하는 대목이지만, 이 책에서는 조계지역의 댄스파티와 외국인 공사관끼리의 교류 등 좀더 자세하고 이국적인 풍광들이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이처럼 부르다레의 이 책은 극히 단편적으로만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새롭게’ 알려주고 있다.

 

오늘날은 잊히거나 사라진 조선의 풍속과 실상들 

이 책은 기록은 물론 구전으로조차 전해지지 않는 많은 사실들을 알려준다. 조선에 도착했을 때 해안에 정박한 정크선 곁에 몰려들어 하역하는 조선인 인부들이 마치 펠리컨 떼처럼 보인다는 구절로부터 실타래처럼 풀려나오는 풍경들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 곁에서 며칠 동안 지켜본 것처럼 세세히 묘사하는 장례풍습은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며, 조선의 세시풍속과 남녀의 내외문화 등 문화 전반을 개관하는 대목들도 매우 요령 있다. 변화하는 도시풍경, 교육제도, 국가운영과 경제 전반의 실상을 전하는 대목들은 서울을 느긋하게 둘러보는 저자의 여행 일정 속에서 곶감 꺼내듯이 꺼내어져서 차례차례로 읽기 쉽게 제시된다. 그 외에 시내를 활보하고 극장에서 배우에게 추파를 던지는 양반들의 거들먹거리는 모습, 먹고 마시고 취하는 모습(부르다레는 조선인을 식탐이 강한 민족으로 보고 있다), 손님이 가격을 물어도 대답하지 않거나 얼버무리고 마는 거리의 행상들, 밤마다 도시 전체를 울리는 각 집마다 다듬이질 하는 소리,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절절 끓는 온돌방, 거리 아무데서나 쓰러져 자는 사람들, 헐벗은 산야의 실상, 가축을 먹이는 모습, 논 위에서 춤을 추듯 씨앗을 뿌리는 모습, 사냥하는 사람들, 강가에서 물고기를 낚아 내장도 꺼내지 않고 양념에 찍어 뼈째 씹어먹는 낚시꾼들 등은 아련한 추억과 생경한 느낌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일제의 은밀하고도 노골적인 침략 야욕을 간파하고나 구습의 폐해를 개탄하는 부분도 압권이다. 가령 위조화폐를 만들어 사용했던 일본인들에 대한 기록도 주목할 만하다. 조선의 기본 음식이었던 쌀을 탐냈던 일본인들은 수확철이나 그전에 이미 사들일 수 있는 조선 쌀을 전부 사들여 일본으로 보냈다. 질 좋은 조선 쌀은 일본으로 보내고 그 빈자리를 일본의 질 나쁜 쌀들로 대신 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그 비용을 치르는 과정에서 니켈 위폐로 대금을 내기도 했다. 부르다레는 자신들의 쌀을 잃어버려 달러를 내고 다시 일본 쌀을 사들이는 조선인들을 보면서 “일본인들이 밀수꾼인데다가 비할 데 없는 위조지폐 제조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비판과 망국에 대한 관찰기 

부르다레가 보기에 조선은 그토록 완고하게 버텨왔지만, 그 답보 상태가 어쩔 수 없이 퇴폐기로 귀결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오래된 왕조의 완숙한 예술과 장인들의 숨결, 문화유산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어 부르다레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직물, 도자, 단색화와 채색화, 조각들이 그 점을 증명한다. 7세기와 8세기에 조선인은 일본을 가르쳤다. 그리고 그 역사는 조선이라는 자그만 나라를 한 번에 보고 단정지을 수 없는 나라로, “즉 이 겸손하고 작은 왕국은 반드시 알려지고 말” 그러한 나라라는 점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르다레가 한국을 주로 관찰한 때가 1903년이었으니 이미 일제의 그늘이 드리울 대로 드리워졌고, 망국의 기운은 서서히 뻗쳐나가 누구도 그 귀결을 짐작할 수 있던 때였다. 조선 정부가 착수하는 서울·의주 간 철도의 건설도 수주하려 하며, 조선의 교통만을 확보함으로써 ‘고운 아침의 나라’의 실소유권을 쥐고 있는 일본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50~51쪽). 이처럼 근대화를 빌미로 식민지 침탈에 착수한 일본의 초기 행태를 부르다레의 밝은 눈이 곳곳에서 파헤치고 있다.

프랑스 또한 제국주의 국가로서 전 세계에서 못된 짓을 자행했지만, 저자는 자국의 이해관계를 떠나 반제국주의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반면에 서구적 근대화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다른 서구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튼, 이 책을 읽어나갈수록 일제 식민통치 때문에 우리가 빼앗기고 잃어버린 것이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얼마나 넓고 깊은지 절감하게 된다.

 

사진의 가치 

이 책에는 서른 점의 흑백사진이 실려 있는데, 대부분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로서 글만큼이나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136쪽의 양반 가족사진을 보자. 잔칫날에 초대받은 듯한 모습인데, 가족이 사진 속에서 자신을 기념하고자 극적 무대에 올라 근엄하게 펼치는 무언극을 구경하는 두 아낙이 보이고 그 틈새에서 또 한 여인은 촬영자를 훔쳐본다. 높은 의자 때문에 허공에 뜬 부인의 발은 사진의 틀 속에서 재현되는 부분만이 아니라 사진이 찍히는 사실적 맥락과 그 재현과정을 모두 폭로한다.

185쪽의 ‘서울에서 벌어진 축제’는 사진이 “구경거리의 구경거리”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마당에서 신명난 연극판이 벌어지는 동안 떠밀리며 관심을 쏟는 군중, 멀리 둔덕 밑과 전경의 주면에서 철부지들과 삿갓을 쓴 채 놀이가 파하고 매상을 올릴 기대에 초조했을 군것질 장사꾼, 배회하는 순사…… 여자들은 어디에서도 완전히 배제된 듯하다. 머리글을 쓰면서 이 책의 사진들을 검토한 전우용 교수는 “아현동 무동 연희장인데 굉장히 드문 사진”으로 평가했다.

목차

책머리에
머리글_전우용 서울대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 교수

1장 조선으로 가는 길 | 부산행 여객선에 오르다 | 부산 외국 조계지에 여장을 풀다 | 지리와 기후 | 제물포를 거쳐 서울로

2장 오백 년 도읍지, 서울 | 조선에서 지낸 첫날 밤 | 전차를 타고 떠난 산책 | 시내의 멋쟁이들 | 태연자약한 조선 상인과 술집들

3장 조선의 상처: 조상숭배가 지배하는 나라 | 민중을 지배하는 귀신들 | 무수한 계략과 음모에 관대했던 조선인

4장 찬란한 탑 | 시내를 활보하는 여자 | 이태조와 신덕왕후의 사랑 | 종묘 | 외국 공사관 동네가 주는 독특한 인상 | 경운궁 | 고종황제를 알현하다

5장 여성 지위의 변천과 신분계급 | 기생의 운명 | 조선의 혼례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시어머니 | 영혼을 떠나보내는 의식: 장례 풍습

6장 조선의 잔칫날들 | 고관의 권력 남용과 독립파 | 중국 것을 묘사했지만 수준 높은 조선 가옥 | 조선인의 사생활

7장 비운의 경복궁 | 창덕궁의 운치 | 폐허 한복판에 선 조선의 학교 | 일본인 촌村

8장 명동성당 | 진고개와 장충단 | 동묘와 문묘 | 한강변 산책과 조선의 구경꾼들 | 협률사의 내부 구조와 공연 관람 | 종로통 천변의 금은방

9장 화창한 날, 남산을 가다 | 백불골의 설화 | ‘백의민족’의 황혼녘

10장 북한산 구비 너머 고양 땅으로 | 불교의 자취들을 목격하다 | 파주 장이 서던 날 | 송도의 인삼밭을 스쳐가다 | 고려 왕조 몰락의 흔적을 간직한 송도

11장 태백산성으로 떠나다 | 고인돌을 찾아가다

12장 어린애처럼 순진한 조선의 민중 | ‘피안’ 가는 길 | 평양 사람들의 삶 | 절대로 못 잊을 재령평야에서의 낭패

13장 강화도 물살을 타고 | 천제단에 오르다

14장 금강산 고찰들을 찾아 | 장안사 경내 | 표훈사, 유점사, 석왕사

15장 제주 일주 | 여로의 끝

옮긴이의 말

미리보기

이 책은 부산에서 서울, 평양, 금강산, 목포, 제주도, 또 강화까지 국토를 종단한
여행의 기록이다. 지명을 비롯한 고유한 이름들과, 당대인과 생활상을 재현하는
부분에서 끊어지고 빛바랜 필름을 복해 보는듯 생생한 장면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일본이 사실상 이 나라의 실질적 통치권을 장악한 수치스런 1904년의 직전,
대한제국의 마지막 몇 해에 대한 관찰로서 주목할 만하다. 무거운 시대적 분위기에도
날카로운 재치와 해학을 곁들여 써내려가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며 사진 촬영이
통제되기 시작했던 이 시기에 찍은 저자의 사진 가치도 만만치 않다.

_「옮긴이의 말」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에밀 부르다레Emile, Bourdaret
프랑스 고고학자. 한국에 관한 저술로서 프랑스인들이 애독했던 이 책을 남기고 수수께끼처럼 사라졌다. 오리엔트와 동남아, 일본 등지에서 폭넓은 조사활동을 펼쳤고, 우리나라 북방고인돌에 대한 논문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한제국을 두 차례, 4년간 체류하면서, 프랑스 철도와 광산 개발에 관련된 기술자문, 프랑스어학교 등에서 일하는 가운데 이 책을 집필하였다. 이 책이 곧 그를 역사적으로 기억하게 만든 결정적이고 유일한 저작이 되었다. 특히 이후 식민지 조선을 찾는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등지의 언론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에게 조선의 실상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되었다.

 

옮긴이
정진국
미술평론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프랑스 파리 1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하고 졸업했다. 《여행 가방 속의 책》, 《사진가의 여행》, 《유럽의 괴짜 박물관》, 《포토 루트 유럽》, 《유럽 책마을에서》 등을 저술했다.
옮긴 책으로는 빅토르 타피에의 《바로크와 고전주의》를 비롯한 미술사, 다니엘 지라르댕의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를 비롯한 사진사 분야, 그리고 에밀 부르다레의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 세르주 브롱베르제의 《한국전쟁통신》을 비롯한 현대사의 기록들을 다룬 책들이 있다. 또 쥘 미슐레의 역작 《마녀》, 《바다》 등과 더불어 《인상주의의 숨은 꽃, 모리조》, 《이해받지 못한 사람, 마네》, 《비제 르 브룅: 베르사유의 화가》 등 예술가들의 전기를 다수 작업했다.

추천의 글

부르다레는 한국의 역사에 대해 놀라울 만큼 정확한 지식을 쌓았고,
도시와 농촌의 경관과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직접 묻고 조사하여 이 책을 썼다.
특히 그가 직접 보고 촬영한 것들은 이 시기 역사상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귀중한
사료다. 제물포의 외국인 거류지, 전차를 타고 교외로 놀러가는 젊은이들,
사격 훈련을 받은 친위대 병사들, 호아제 접견과 궁중 연회의 식순, 고관 집의 가구들,
협률사 극장의 내부 구조와 공연 레퍼토리 등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극히 단편적으로만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로’ 알려준다.

_전우용, 『서울대병원』병원역사문화센터 교수, 『사물은 깊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