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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30년간 죽도록 그림만 그린 변 화백의 그림일기
  • 지은이 | 변미영
  • 옮긴이 |
  • 발행일 | 2016년 10월 28일
  • 쪽   수 | 240p
  • 책   값 | 15,000 원
  • 판   형 | 138*200
  • ISBN  | 9788967353902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산수山水 시리즈로 30여 년 활동해온 변미영 화가가 에세이로 풀어낸 미술이야기
예술가가 현장에서 겪는 갈등과 고민, 즐거움, 순수예술의 어려움도 토로
일상에서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내면의 깊이를 마련해가는 모습 눈길

 

30년을 그림만 그려온, 오직 그림밖에 몰랐던 변미영 화백이 책을 냈다. 지난 11월 초 서점가에 깔리기 시작한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는 그가 펴낸 첫 책이며, 지난한 세월 그림과 함께 고민해온 사색의 여정이 처음으로 독자와 만나게 되는 기회다. 좀처럼 ‘붓’을 놓지 않던 화가가 ‘펜’을 잡은 것은 『영남일보』에 칼럼을 쓰게 되면서부터다. 어린 시절 스승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배운 그는 늘 그 가르침을 실현할 길이 없어 안타까웠는데, 무대가 마련되자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번 에세이집은 그 칼럼들을 다듬고 보태서 묶어낸 것이다.

 

저자는 산수山水를 주제로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펼쳐 왔으며, 30여 년간 일관되게 작업해오면서 ‘낙樂산수’ ‘화花산수’ ‘유遊산수’ ‘휴休산수’ 시리즈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새와 산, 꽃이 공통된 모티프로 나오고 다소 추상화된 구도 속에서 자연의 요소들이 어우러지는 그의 그림은 환상적이면서도 온화하고, 어두운 듯하면서도 몽상의 색채가 짙게 깔려 있다. 이 환상적인 몽상의 질감은 캔버스에 재료를 몇 겹이나 두텁게 올려서 완성되는 그의 그림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그만큼 작업시간도 많이 걸리고 칠하고, 긁고, 벗겨내는 줄기찬 움직임 속에 형상이 완성된다.

 

하지만 책 제목처럼 저자는 이 고된 작업이 너무나 ‘즐겁다’고 비명을 지른다. 작품 시리즈 이름을 따서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엔 모두 38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예술의 즐거움’을 논한 글이 다수를 차지한다. 예술의 즐거움은 ‘자유로운 상상’에서 시작한다. 진경산수화가가 아니라 화실에서 자연을 꿈꾸며 상상하는 화가는 그 과정을 제1부에서 ‘청광淸狂’ ‘시은市隱’ ‘완상琓賞’ ‘몽유夢遊’ 등을 키워드로 해서 풀어낸다. 과거 중국이나 조선시대 화가들의 글과 그림을 인용하기도 하고, 모차르트와 고흐의 삶이 불려오기도 한다. 제2부에서는 예술가를 불편하게 하는 사회의 관습과 통념이 비판적으로 음미된다. 여류화가로서의 존재론은 열변으로 토해져나오고 잘못된 컬렉션 문화는 현장감 넘치게 지적받는다. 그런가 하면 어느새 화살은 자신에게 돌아와 침묵의 중요성, 한적閑寂의 가치를 곱씹고 있다.

 

제3부와 4부에서는 일상의 잔잔함 속에서 저자의 여러 가지 관심과 일화가 소개된다. 그림을 팔아야 하는 화가로서 겪은 고민과 관련된 미담, 나무를 만나게 되면서 넓어진 인식의 지평, 자신에게 놋수저를 선물한 어느 젊은 예술가의 고집, 동네 주민들을 집에 초대했다가 깨닫게 되는 미처 몰랐던 진실 등은 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고, 요동시키며 결국은 변화시킨다. 그래서 화가의 스승은 자신의 그림을 봐주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도출시키기도 한다.
짤막한 글과 어우러지는 컬러도판, 개별 글이 끝날 때마다 배치된 저자의 작품 도판 등은 글을 음미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목차

1장 유 산수 遊 山水
와유산수臥遊山水 _013
청광 淸狂 _019
시은 市隱 _026
완상 玩賞 _032
변방의 화가 _039
몽유 夢遊 _045
산수기행 _050
매화연 梅花宴 _056
그림 속 사인 _063

2장 휴 산수 休 山水
한적 閑寂 _073
낯선 그림과 정직 _080
배려인가 편견인가 _086
죽음이 예술을 만나면 삶이 된다 _092
불편한 뉴스 _098
침묵 _103
위작 僞作 _108
연암, 컬렉션 문화를 꾸짖다 _114
여류 화가 _119
요정을 믿나요 _125

3장 화 산수 花 山水
화초 _135
어느 젊은 예술가의 신념 _140
일월오봉도 _145
가벼운 걸음 큰 흔들림 _151
한국화 전공 _155
나무 _160
미적 감동 _167
비너스와 말라깽이 모델 _173
예술가의 지위 _180

4장 락 산수 樂 山水
미술의 늪 _187
why not _191
그림 도둑 _196
40년을 기억하는 스승과 제자 _202
사소한 중독 _208
화가의 환경 _212
이거 작품인가요? _216
화가와 화랑 _220
관계 _226
수줍은 돈 봉투 _232

주 _236

 

미리보기

배려 없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말들은 오히려 진실을 상처 들게 한다. 어떨 땐 침묵이 자연과 더불어 우주의 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무심한 수덕사의 나무와 풀, 흐르는 물처럼 진실을 담고 침묵하는 그림이 충만하게 다가온다. 귀때기가 얼얼했던 이 겨울도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자연은 언제나 침묵하며 대지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인간은 자연처럼 올올이 침묵할 수 없지만 가끔 침묵을 선택할 수는 있다.

_「침묵」

 

공감이라는 공통분모를 벗어난 컬렉터의 행위는 그 문화를 멍들게 한다. 저렴한 판화 한 점이라도 마음이 닿아 사 보고 즐길 줄 아는 것이 진정 미술을 사랑하는 컬렉터의 자세일 것이다. “감상할 줄 모르고 단지 수장만 하는 자는 부유하지만 그 귀만 믿는 자이고, 감상은 잘 하되 수장을 못하는 자는 가난하지만 그 안목을 저버리지 않는 자다”라며 꾸짖는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목소리를 들어보라!

_「연암, 컬렉션 문화를 꾸짖다」

지은이/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