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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울 기회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자서전
  • 지은이 | 엘리자베스 워런
  • 옮긴이 | 박산호
  • 발행일 | 2015년 08월 20일
  • 쪽   수 | 548p
  • 책   값 | 22,000 원
  • 판   형 | 145*217
  • ISBN  | 9788967352318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추천의 글
책소개

–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 2009년, 2010년, 2015년 [타임] 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 2009년 [보스턴 글로브] “올해 최고의 인물”
– [뉴스테이츠먼] “최고 미국 진보주의자 20인”
– 상법 분야 논문인용지수 Top 25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2014년 그래미상 오디오북 노미네이트

 

“어떻게 백전백승의 인생을 살 수 있는가?”

엘리자베스 워런, 그녀를 기억하라!

엘리자베스 워런이란 이름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게 들린다. 그러나 그녀는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진보 정치인 중 한 명이며, 매사추세츠 주에서 선출된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이다. 2016년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로 끊임없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그녀는 힐러리 클린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인식될 정도이며, 최근 힐리가 진보친화적 정책을 내는 것도 워런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또한 워런은 매년 [타임]지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세 번이나 올랐으며, [뉴스테이츠먼]에는 “미국 최고의 진보주의자 20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대체 워런이 누구이기에 이처럼 역사의 전경에 나타나 그동안 미국 역사가 보여주지 못했던 지도적 인물의 새로운 전형을 일궈내고 있는 것일까?
워런을 알려면 먼저 최근 미국의 경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 후반 미국 경제는 급속하게 악화되었고, 이런 탓에 투자자들은 저위험 고소득 투자처를 찾아다녔는데 마침 그 조건에 들어맞는 시장이 있었다. 바로 주택 담보 대출 시장이었다. 대출 회사들은 높은 수입을 단기간에 올리기 위해 서브프라임 등급에도 거침없이 대출을 승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고, 이로 인해 대출 회사가 파산하고 대형 은행들 역시 파산 위기에 놓였다. 그 여파로 미국 중산층의 튼튼했던 집은 지붕이 내려앉고 창문이 박살나는 것과 같은 몰락을 겪었고, 세계경제는 암흑 상태로 곤두박질쳤다.
이때 워런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는데, 그러나 이는 미국의 중산층이 몰락하고 파산해 진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파산법’ 전문가인 법학자로서 정부 정책에 가담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이제 매년 80만 명이 넘는 가족이 파산하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26초 간격으로 새로운 사람이 파산을 선언하고 있으며, 이런 일이 매시간,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었다. 미국에서 뭔가 끔찍하게 잘못되고 있는 데다 그게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걸 걸고 전투에 나서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2007년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의 검토위원회로 임명된 후, 그녀는 막대한 공적 자본이 부도 직전의 대형 은행에 부당하게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앞서 1995년 워런은 새 파산법 개정안을 위한 파산법 검토위원회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잠시 정계에 발을 들인 적이 있었다. 은행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새 파산법을 발의해 파산 보호 범위를 줄이려 했던 것이다. 그에 맞서 그녀와 검토위원들은 기존 파산법을 보호하고 개정하려 했지만 결국 새 파산법은 통과되고 말았다. 그러나 워런은 패배를 경험한 뒤에도 싸우려는 의지를 결코 꺾지 않았다. 이러한 성과가 12년 뒤인 2007년에 드러난 것이다. 이 일화는 싸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전력을 다해 임하는 그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기세를 몰아 그녀는 소비자보호금융국을 설립하고 민주당 소속으로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워런은 ‘월가의 총아’라 불리던 경쟁자 스콧 브라운을 큰 표차로 누르고는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지금 워런은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의 상징으로 불리며 큰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한 엘리트 여성의 성공담이자 여성 투사의 이야기인 듯 들리는데, 사실 그녀에게는 수면 아래에 잠겨 한평생을 소시민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주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생각과 삶은 매해, 매순간 깨고 한발 앞서 내딛음으로써 인생을 점진적으로 바꿔간다. 그리고 수많은 점들이 쌓여 몇십 년 후에는 이것이 그녀 삶에서 급진적 전환을 이뤄내며 한 국가의 역사에 무한한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싸움의 발판은 어떻게 마련되었나 

워런이 열두 살 때 그녀의 아버지는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그 후 서서히 가세가 기울어갔다. 워런의 어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취직을 해야 했다. 면접을 보러 가면서 그녀의 어머니는 꼭 끼는 드레스와 사투를 벌였는데, 눈물이 흘러나오면 흐르게 두지 않고 티슈로 닦아냈다. 하이힐 때문에 걸음걸이가 불안해도 똑바로 앞을 보고 걸어갔다. 그녀는 어머니의 싸움을 목격한 것이다. 워런은 그 순간 자신이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회고하고 있다. 이윽고 그녀도 살기 위한 싸움을 시작해 보모, 웨이트리스 등 온갖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다. 하지만 워런은 곧 눈을 돌려 더 높은 곳과 싸울 기회를 찾았다. 스스로의 힘으로 대학에 가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뒤 다시 법대에 지원하는 등 꿈을 좇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실패도 뒤따랐다. 남편 짐과 이혼을 하게 된 것이다. 딸 어밀리아와 아들 앨릭스는 워런이 맡았고,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워런이라는 성을 남겨두었다.
워런은 이내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바꿀 결정을 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파산법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이런 자신의 결정에 대해 자신의 아버지는 가난하니까 절대로 돈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나, 자신은 그와 반대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기억 때문에 오히려 경제학을 파고들게 되었다고 말한다. 파산법을 공부하고 강의하면서, 워런은 파산 신청을 하는 자들은 게으름뱅이라는 편견을 깨고 평범한 사람 누구나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이것은 워런의 개인적인 서사에서 비롯되지만 단순히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이라는 사람이 형성된 계기인 것이다. 차후 워런에게 싸울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런 경험들은 중요한 밑거름으로 작용하게 되며, 그녀가 월가의 대형 은행들에 맞서는 거대한 싸움의 발판이 된다.

 

월가의 저격수가 되어……

워싱턴 정계에서 워런은 크게 한 번 패한 적이 있었다. 1995년의 파산법 검토위원회 활동이 그것이다. 당시 파산법에서 파산 보호 범위를 늘리느냐 줄이느냐를 두고 검토위원회와 대형 은행은 팽팽하게 맞섰다. 10여 년을 끌었던 싸움은 검토위원회의 패배로 끝났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였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연달아 병으로 잃고, 가까웠던 이모가 세상을 떴으며, 그녀를 검토위원회에 합류시켰던 마이크 시나 의원과 핵심 투사였던 폴 웰스톤 의원이 죽었다. 반려견 페이스도 사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런은 의연히 일어나 대형 은행들과 맞섰다. 패했어도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지 않았다. 2007년 다시 싸울 기회가 왔다. 해리 리드 의원에게서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 TARP의 감독위원회인 COP에 합류하지 않겠냐는 전화를 받은 것이다. 워런은 그 권유를 받아들였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데 이어 2008년 9월 세계 금융위기가 미국을 강타했다. 미국 정부는 금융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긴급 구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TARP를 꾸렸다. TARP는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모기지 위기를 진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해놓았고, 워런이 합류한 COP는 TARP를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COP에는 실권이 없었다. 증인 소환 권한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보고서 제출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TARP의 수장이자 재무부 차관보인 닐 카시키리가 COP에 대형 은행의 긴급 구제는 이미 끝났다고 거짓말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바로 옆 사무실에서 시티은행에 200억 달러를 지급하고 3060억 달러를 보증해주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재무부가 실권 없는 COP를 명백히 무시한 처사였다.
‘시티의 주말’로 불렸던 이 사건을 통해 워런은 TARP의 진짜 목적을 깨달았다, TARP는 대형 은행을 살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란 것을. 그녀는 2주 동안 1차 보고서를 완성해 의회에 제출함과 동시에 유튜브와 웹사이트에도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대중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 기세에 힘입어 워런과 COP는 첫 공청회도 열었다. 그러나 COP를 무시하는 재무부의 태도는 바뀌지 않아 COP는 2차 보고서를 작성했다. 대중과 매스컴은 재무부를 공격했지만 당시의 재무부 장관 헨리 폴슨은 돌연 장관직을 사임해버렸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 대마불사가 있었다.
‘거대 자본을 보유한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는, 대형 기업이 쓰러지면 국가 경제가 커다란 타격을 입기 때문에 국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이를 막으려 한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일례로 세계적인 보험 회사 AIG가 도산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막대한 TARP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워런과 COP에 이런 거래가 공공연히 벌어지는 걸 막을 권한은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매달 보고서를 썼고 청문회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를 통해서 미국 내에서는 진정한 금융개혁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압박을 이기지 못한 정부는 대형 은행들에 쏟아부은 공적 자금을 전부 회수했다. 대형 은행이라는 골리앗을 상대로 다윗 워런이 멋진 일격을 날린 셈이다.

 

중산층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COP로 활동할 당시, 워런은 이전부터 생각해왔던 아이디어를 본격적으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바로 소비자를 위한 금융기관의 설립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정부 기관은 존재하지 않았을뿐더러, 소비자 대출 관리의 책임은 연방 정부 기관에 흩어져 있었다. 또 이런 기관의 재정 자금은 대형 은행에서 조달했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와 감독은 이뤄질 수 없었다. 워런이 원한 것은 모든 소비자 대출 기관을 통제·감독·규제하는 제대로 된 정부 기관이었다.
워런은 이 금융기관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을 모았다. 그중에는 금융개혁안을 준비하는 바니 프랭크 의원도 있었다. 워런은 그와 손을 잡고 해당 법안에 소비자 보호 기관 설립에 대한 조항을 삽입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대형 은행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로비스트를 고용해 의원들을 포섭해나갔다. 은행가들의 목적은 두 가지였다. 소비자 보호 기관을 없애거나, 혹은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만들거나. 하지만 소비자 단체들이 행사하는 압력과 할리우드를 위시한 대중의 크나큰 지지에 힘입어, 소비자 보호 기관 관련 조항이 포함된 도드 프랭크 법안이 마침내 통과되었다. 워런이 원하던 소비자보호금융국이 창설된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남아 있었다. 소비자보호금융국의 국장 자리가 공석이었다. 이 자리를 둘러싸고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었다. 워런의 임명을 두고 찬성파와 반대파가 격렬하게 부딪쳤다. 그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공화당원과 은행가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임명 과정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이유를 내놓았다. 결국 대통령은 한발 물러서서 그녀를 ‘재무부 장관 특별고문이자 대통령 보좌관’에 임시 임명했다.
소비자보호금융국의 출범을 담당하게 된 워런은 먼저 소비자불만상담 서비스부터 개선했다. 신고를 접수한 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기존 방식을 버렸다. 이제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신고를 접수하고 결과를 신속히 받아볼 수 있었다. 접수 사항은 해당 은행으로 바로 전달되었고, 그 과정은 모두 소비자보호금융국의 관리 하에 진행토록 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공개해 신용대출 시장을 개선시키는 데 일조하도록 했다. 그다음으로 눈을 돌린 것은 군인 대출 문제였다. 워런은 홀리 퍼트레이어스를 기용해 군인 대출서비스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문제들을 감독하게 했다. 그리고 대출 계약서 양식을 최대한 압축시킨, 한 장짜리 대출 계약서를 만들었다. 이전까지의 대출 서류들은 너무나 복잡했고 양이 많았다. 이 서류들에 대해서 대출업체들은 기계적인 서명을 요구했고, 많은 이가 자신이 어떤 서류에 서명했는지도 모른 채 자산을 압류당했다. 워런을 위시한 소비자금융보호국은 새로 만든 대출 양식을 웹사이트에 공개한 뒤 투표에 부치고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이 양식이 실질적으로 사용되지는 못했으나, 소비자가 기존 대출 양식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었다. 뜻하지 않게 모기지 회사들의 압류 스캔들로 인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게 되기도 했지만, 워런은 휘둘리지 않고 소비자보호금융국의 기반을 단단히 다져놓았다.
이후 워런은 소비자보호금융국의 국장으로 임명되지 못했지만 대신 함께 실무를 처리했던 리처드 코드레이가 소비자보호금융국의 수장이 되었다. 워런은 자신의 역할이 끝났음을 인정하고 다시 하버드대 교수로 다시 돌아왔다. 2011년 여름이었다.

 

미 상원의원 선거의 역사를 다시 쓰다 

2012년 11월에 서거한 테드 케네디 의원의 자리를 두고 매사추세츠 주 의원 선거가 열릴 예정이었다. 공화당이 내세운 후보는 ‘월가의 총아’ 스콧 브라운이었다. 워런은 주변에서 출마 권유를 받았지만 이 싸움을 앞에 두고서는 망설였다. 여러 싸움을 거치면서 그녀는 이미 나이도 들고 워싱턴 정가에 지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원인 스콧 브라운이 당선될 경우, 지금까지 이뤄온 모든 것이 사라질지도 몰랐다. 뉴베드퍼드에서 한 여성과 대화를 나눈 뒤 워런은 새로운 싸움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끝없는 소모전이 시작되었다. 워런은 자신의 부모와 조상, 딸 등 모든 가족이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되는 일에 맞닥뜨려야 했다. 그런 와중에 선거운동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났고, 그때마다 이 선거가 자신만의 싸움이 아닌 모두의 싸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워런과 그녀를 지지하는 이들이 꿈꾸는 것은 모든 아이들을 위한 미래였다. 워런은 그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물러서지 않고 싸웠다. 그리고 결국 승리했다. 2012년 11월 5일이었다. 이 책 후반부에서 다루는 이 드라마틱한 과정은 선거자금 모금, 득표율 등 여러 면에서 미국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과정이었다.
상원의원이 된 워런은 자신의 삶을 통해 모든 것을 완전히 뒤엎을 순 없지만, 적어도 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는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변화는 힘들지만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며,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싸워서 이길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그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워런은 멈추지 않고 싸워온 것이다.

목차

머리말
1장 싸움을 선택하다
2장 파산 전쟁
3장 엉뚱한 사람들을 긴급 구제하다
4장 하루에 100만 달러로 살 수 있는 것
5장 국민을 위한 기관
6장 상원을 향한 전쟁
후기 다시 싸우고, 또 싸우고

미리보기

브루스와 내가 펜실베이니아 대학으로 돌아간 뒤 하버드 법대 학장이 가끔씩 전화를 걸어왔다. 그들의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며 재고해볼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아니, 별로요. 우린 필라델피아에서 잘 살고 있었다. 어밀리아도 가까이 있었고, 비 이모와 보니는 오클라호마에 돌아와 우리 집 이층에 살았으며, 앨릭스는 아직 학교에 다녔다. 10년 넘게 무수히 이사를 다닌 뒤 마침내 한곳에 정착했음을 아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었다.

_84쪽

 

하지만 브루스는 먼저 말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사람이었고, 그전부터 하버드대에서 한 제안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브루스는 펜실베이니아 대학도 훌륭하지만 사람들이 내 생각을 듣게 만들고 싶다면, 내가 오를 수 있는 제일 높은 산에서 소리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브루스는 내가 하버드에서 일한다면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좀더 높아질 거라 생각한 것이다.

_85쪽

 

진짜 심각한 문제들은 초반부에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나머지 원고에 가장 잔인한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일단 가족들은 돈이 떨어지면 빚을 지게 된다. 그렇게 신용카드 빚이 계속 쌓인다. 무담보 단기 소액 대출상품이 사방에서 등장해 곤경에 처한 가족들을 끌어들인다. 그러다 결제일을 놓치거나 연체하게 되면 빚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 그 결과는? 10년 동안 1500만 가구가 파산 신청을 했고 셀 수 없는 수백만 가족이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매달려 있다. 심지어 1990년대와 2000년대부터 주택 압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빚이라는 괴물이 많은 사람을 해칠 것임을 말할 때 영화 [조스]의 배경 음악을 틀어놓으면 아주 잘 어울릴 것이다.

_129쪽

 

2010 년 봄에 [타임]지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월가의 새 보안관들˝이라는 주제로 기사를 쓰고 있는데 나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 기사의 묘미는 바로 그들이 기사에 실으려는 세 사람이 모두 여자라는 사실이었다. 연방예금보험공사 총재 실라 베어, 증권거래위원회 위언장 메리 샤비로 그리고 나였다.
(……)
그렇더라도 우리 셋 다 이 사진 촬영의 진정한 의미가 뭔지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많은 사람에게 왜 월가가 좀더 높은 수준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나는 우리 셋 다 이 표지 기사가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비록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지만)주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할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건 바로 금융업계의 최고 경영진 중에는 여자가 거의 없는데 어떻게 그들이 저지른 사고의 설거지를 하게 된 사람은 모두 여자일까, 라는 물음이었다.

_207~208쪽

 

그 후 몇 년동안 실라와 메리와 나는 그 주제를 여러모로 다르게 표현해서 이야기했다. 우린 항상 가볍게 이야기했지만 그 주제는 아픈 곳을 찔렀다. 어쨌든 당시 경제 잡지 [포춘]이 선정한 상위 500대 회사 리스트에 들어간 20개 시중 은행 가운데 여자 CEO는 단 한 명이었다. 딱 한 명. 난 오랫동안 수많은 금융 회의를 다녀봤지만 한 번도 여자 화장실에 줄을 서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있는 TARP의 세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COP가 활동해온 근 2년 반동안 10명의 위원이 들어오거나 나갔다. 그 10명 중에 나만 빼고 모두 남자였다.
금융업계에는 왜 그토록 여자 경영자가 적은 것일까? 그리고 정말 왜 이 세 여자는 지금 월가의 보안관이 된 걸까? 실라와 메리에 대한 답은 내가 할 수 없지만, 내가 왜 이자리에 오게 됐는지는 생각해봤다. 그건 내가 아웃사이더였기 때문이다. 난 한 번도 대형 금융업계의 고위층이 있는 안락한 세계에 살아보지 않았고, CEO 네 명과 짱을 맞춰서 골프를 쳐본 적도 없었으며, 클럽에서 시가를 피운 적도 없었다.

_208~209쪽

 

몇 달이 지난 뒤 알게 됐다. 다른 대안이 없었을 때, 소비자 호보 기관을 지지하는 강력한 투사가 내부에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는 백악관이 일반인드를 도울 수 있는 개혁 방법을 지지해야 한다고 열정적으로 믿고 있었으며, 소비자 보호 기관이야말로 그걸 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봤다. 그의 이름은 버락 오바마였다.

_247~248쪽

 

대통령은 몇 년 전 차를 한 대 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서명한 계약서의 자세한 조항을 잘 몰랐던 자신이 바보였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지금까지도 그때 그렇게 속았던 것에 대해 불쾌해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의 요지는 이것이었다. 새 기관이 훌륭하긴 하지만 대통령은 아직도 법안에서 자동차 중개인들에 대한 조항이 삭제돼서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될 걸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난 조금 놀랐다. 난 대통령이 지금은 승리를 만끽할 순간이고 그럴 권리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소비자 보호 기관을 법으로 제정한 업적은 그에게 아주 큰 승리였다. 그런데 그는 지금 자신이 이룰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나는 정치적 승리뿐 아니라 그가 한 일의 영향을 받게 될 서민들을 잊지 않는 이 사람을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_283~284쪽

 

사람들이 어느 정도 빠져나갔을 때 50대 중반의 한 여자가 내게 걸어왔다. 그녀의 얼굴은 더워서 벌겋게 달아올랐고 곱슬머리는 사정없이 엉켜있있었다. 그녀는 아주 덥고 지쳐 보인 데다 조금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그녀는 내게서 몇 발짝 떨어진 곳에 멈추더니 말했다. ˝여기 오려고 2만일이나 걸어왔어요.˝
맙소사, 이 사람 말을 안 들어볼 수가 없겠군.
그러더니 그녀는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내가 여기까지 걸어온 이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차가 없기 때문이에요. 내게 쓸 만한 차가 없는 이유는 직장이 없기 때문이고요.˝
우리가 그렇게 마주보고 서 있는 동안 그녀는 몇 마디 말로 그녀의 인생을 묘사했다.
˝나는 박사학위를 두 개나 땄다. 난 똑똑하다. 난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배웠다. 그런데도 1년 반 동안이나 실직자로 살았다. 수도 없이 이력서를 내보고, 자원봉사도 했지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입을 다물고 있다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열일곱 살 때부터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혼자 힘으로 학교도 나왔다. 그리고 항상, 언제나, 늘 열심히 일했다.

_354~355쪽

 

˝내가 여기에 온 건 희망이 없기 때문이에요. 난 오랫동안 당신에 대한 글을 읽어왔어요. 그래서 당신을 직접 보고 이 말을 하려고 온 거예요. 당신이 필요해요. 날 위해 싸워주세요. 그게 얼마나 힘들지는 상관없어요. 당신이 싸울 거라는 걸 알아야겠어요.˝
나는 그녀를 보면서 대답했다. ˝그래요, 싸울게요.˝

_355쪽

스테파니는 여성들에게 공직에 출마하라고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내가 출마하기로 결정한다면 선거 유세 내내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내가 이 선거에 뛰어들길 원했지만 이 싸움이 얼마나 힘들지에 대해서는 사탕발림으로 얼버무리지 않았다. 그녀가 한 말중에 한마디가 가슴에 남았다. 우리는 시도해야 합니다. 한 여자가 선거에 출마하면 다음번 여자가 훨씬 더 쉽게 출마할 수 있고 ㄱ런 식으로 여자들이 승리하게 될 것이란 말이었다.

_377~378쪽

 

이제까지 몇 달 동안 선거 유세를 하면서 어린 여자아이를 만날 때마다 나는 허리를 숙여 아이의 손을 잡고 조용히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난 엘리자베스란다. 상원의원 선거에 나왔어. 그게 바로 여자가 할 일이거든.˝ 이제 그 말이 특별한 의미를 띠게 됐다. 전보다 훨씬 더 많은 부모가 사진을 찍자며 부탁해고 나는 그 작은 갓난아이들을 안거나 허리를 숙여서 수줍어하는 꼬마 숙녀들과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곤 했다. 10월에는 손녀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온 근사한 노부인을 만났다. 그 부인은 아주 작고 노쇠했지만 내 손을 잡고는 자안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난 죽어가고 있어요. 하지만 급히 갈 생각은 없어요. 당신이 이기는 걸 보고 갈 계획이에요.˝

_438~439쪽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1949년생. 하버드 법대 파산법 전문 교수를 지냈으며 상법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 중 한 명으로, 『싸울 기회』 『맞벌이의 함정』 『맞벌이 부부의 경제학』 등 10여 권의 책을 썼다. 현재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소속 원로 상원의원이다. 뛰어난 법률학자인 그녀는 일뿐 아니라 학문적 연구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소비자 보호 운동을 펼쳐 현재 미국의 소비자금융보호국이 설립되는 데 중추 역할을 했다.
2008년 금융 위기가 발생한 이후 워런은 미국 재무부 금융구제프로그램TARP을 감독하기 위해 창설된 의회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재무부 장관의 특별고문으로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소비자금융보호국을 위해 일했다.
『타임』 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고, 『보스턴글로브』 지는 2009년 최고의 인물로 꼽았으며, 매사추세츠 여성 법조인 협회에서는 그녀에게 렐리아 J. 로빈슨 상을 시상했다. 『내셔널로저널』은 워런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변호사 50인에 여러 번 선정했고, 지난 10년간 가장 영향력 있었던 변호사 40인에 꼽는 명예를 안겼다. 2011년 엘리자베스 워런은 오클라호마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2012년 1월에는 영국에 기반을 둔 잡지 『뉴스테이츠먼』이 선정한 ‘미국 최고의 진보주의자 20인’ 중 한 명으로 지목되었다. ‘미국 여성 역사의 달’은 미치 매코널이 말해 지금은 워런과 그녀의 싸움을 상징하는 구호가 된 ‘그럼에도, 그녀는 굴하지 않았다Nevertheless, She Persisted’를 2018년의 테마로 선정하며, 모든 형태의 여성 차별에 맞서 싸운 명예로운 여성’으로 워런을 기렸다. 음악가 조너선 맨은 「그녀는 굴하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워런에 관한 곡을 쓰기도 했다. 워런은 힐러리 클린턴, 메릴 스트립, 케이티 커릭, 릴리 레드베터 등이 함께 출연한 다큐멘터리 「메이커스: 미국을 만든 여성들」에 여성 여성 정치가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2009년에는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자본주의: 러브스토리」에 출연해 월가의 부정부패를 고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1년 9월 스콧 브라운 현직 상원의원에 맞서 상원의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뒤 2012년 11월 6일 총선에서 승리해 매사추세츠주 사상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 곧 고령화, 은행업무, 주택문제 특별위원회에 들어갔고, 이어서 도시문제 위원회와 건강, 교육, 노동, 연금 위원회에서도 일했다.
2018년 8월 워런은 ‘책임 있는 자본주의법Accountable Capitalism Act’을 발의했다. 이는 상처 난 자본주의를 복구하려는 근본적인 처방이라 평가받는다. 또한 2020년 민주당의 차기 대권 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옮긴이

박산호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을 공부했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회화와 토익 강사를 거쳐 영상 번역가로 일하다가 하드보일드 문학의 대가 로렌스 블록의 『무덤으로 향하다』의 번역 테스트에 통과하면서 출판 번역계에 입문했다. 영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을 위해 초등학생이었던 딸을 모델로 삼아 『깔깔마녀는 영어마법사』라는 책을 썼고, 기본 영단어 100개를 엄선하여 단어와 관련한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의 상식을 함께 살펴보는 영어 교양서 『단어의 배신』을 썼다. 최근에는 노승영 번역가와 함께 베테랑 전문 번역가들이 풀어놓는 텍스트 분투기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을 썼다. 『임파서블 포트리스』, 『지팡이 대신 권총을 든 노인』, 『거짓말을 먹는 나무』, 『토니와 수잔』, 『레드 스패로우』, 『하우스 오브 카드 3』, 『차일드 44』, 『싸울 기회』, 『다크 할로우』, 『콰이어트 걸』, 『퍼시픽 림』, 『용서해줘, 레너드 피콕』, 『세계대전 Z』 등 60여 종의 원서를 번역했다.

추천의 글

“회고록과 정책의 절묘한 조화. 워런은 소비자금융보호국이 소비자들을 보호하든지, 아니면 ‘이걸 아예 없애고 바닥에 피와 이빨만 남기는’ 방법을 주장하는 열정적인 지지자다.”

_『뉴욕 타임스』

 

“감동적이다. 결국 메시지는 한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열적이고, 불의에 분노하며, 직설적인 워런이 결코 침묵하지 않으리란 걸 알게 됐다.”

_『워싱턴 포스트』

 

“속도를 조절하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금융 정책의 골자들과 막후에서 일어난 풍부한 일화들이 능수능란하게 엮여 있다.”

_『보스턴 글로브』

 

“워런이 어떻게 명성을 얻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 정치가이자 사회운동가로서 외부인의 시각과 윤리적 분노 감각을 견지하는 그녀의 시각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약자들을 위해 싸우는 불굴의 투사로서 그녀는 “노”라는 대답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_『뉴욕 리뷰 오브 북스』

 

“월가의 감시자이자 미국 상원의원인 워런이 쓴, 우리 시대에 일어난 사상 최악의 금융 위기에 대한 해설은 잘 읽히면서 때로는 우리를 격노케 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_『피플』

 

“지적이면서도 유익한 이야기. (…) 워런은 선량하고 솔직한 사람으로 그녀와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훨씬 더 똑똑해진 기분이 든다. 미국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담은 이 책은 그녀의 기반을 더 넓혀줄 것이다.”

_『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워런의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로워서 눈을 뗄 수 없다. 전문적인 정치 이야기가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는 책이다.”

_『이코노미스트』

 

“이 책은 책 제목만큼이나 직설적이다. 워런은 인생의 단계마다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뛰어난 업적을 이뤄냈다.”

_『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놀라운 책. 이 책은 깊이 있는 통찰력과 현재 정계에서 다른 사람은 결코 제공할 수 없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미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금융상의 결정들이 이뤄지는 핵심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위대함이 위기에 처한 것처럼 여겨지는 이때 이 책은 아메리칸드림의 화신인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_『하버드 폴리티컬 리뷰』

 

“흥미로운 사실들을 보여준다. 워싱턴 고위층에서 일어나는 정형화되고 혼탁한 관행들을 잘 묘사해낸 책이다.”

_그레첸 모겐슨, 『뉴욕 타임즈』

 

“워런은 솔직하면서 아주 강력한 책을 썼다.”

_『더 네이션』

 

“워런의 시대가 왔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녀가 왜 민주당에서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커다란 스캔들에 대한 진실하고 중요한 이야기들, 오늘날 워싱턴 정가를 집어삼킨 부패와 그들을 개혁하기 위해 선량한 사람들이 벌이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언젠가는 백악관의 주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_『더 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