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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 천하의 기준이 되다 왕조실록을 통해 본 조선시대 공 담론
  • 지은이 | 이근호
  • 옮긴이 |
  • 발행일 | 2018년 12월 27일
  • 쪽   수 | 224p
  • 책   값 | 16,000 원
  • 판   형 | 152*217
  • ISBN  | 9788967355814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조선시대 ‘공公’ 담론의 다양한 층위를 살피다
공과 사를 둘러싼 왕과 사대부 사이의 치열한 논전

이 책은 한국국학진흥원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시리즈의 일환으로서, ‘공公’ 담론의 다양한 층위를 살핀 것이다.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은 공과 사에 대한 개념을 유형화하고 그 개념의 변화상을 추적함으로써 공과 사 개념의 변화를 추동한 정치·사회·경제적 요인들과 함께 역사상 어떻게 공적 영역을 활용하여 사적 영역을 통제하려 했는가가 추적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를 위해 조선왕조실록에서 공이라는 단어의 용례를 뽑아 유형화하는 기초적인 작업을 선보인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조선시대 공 지배담론의 형성

조선시대로 한정해서 보더라도 공 담론과 관련해서는 공의公義·공론公論·공도公道 등과 같이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었으며, 이를 통해 공공성公共性 혹은 공정公正 등과 같이 다양한 의미로 정의되었다. 공과 사란 용어는 각국이 처한 역사적 상황과 조건에 따라 그 의미나 지칭하는 바가 달랐다. 중국의 경우 공에 공동체의 대표성이라는 의미와 함께 천天의 초월성을 기반으로 최고 권력자를 견제하거나 비판하는 도덕적 규범성이 내포되어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공公=おおやけ(정부·국가·관청)과 사私=わたくし라 하여, 최상위 영역인 천황과 국가가 모든 권위를 독점하고 견제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정치의식을 보였다. 한국의 경우도 대개는 중국의 공公·사私 개념과 유사한 형태로 전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는 이미 건국을 전후한 시기에서부터 새로운 국가의 정체성과 관련해서 공 담론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조선 건국의 밑그림을 주도한 정도전鄭道傳의 논의 속에 공 담론이 내재되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공도公道의 실현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들이 강구되었다. 물론 앞으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왕토사상王土思想의 적용이라든지, 공론의 정착을 위한 노력들이 이에 해당된다. 다만 건국 초기에는 역사적 조건의 한계로 공 담론의 이상을 현실에 그대로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이후 끊임없이 공 담론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성리학적 공 담론의 정착을 위한 노력이었다. 이와 같은 공 담론에 대한 지속적인 제기는 조선이라는 국가 체제의 성격과도 관련된다. 혈연에 기초한 왕위 계승, 지배 집단의 재생산 구조 속에서 이를 일정하게 견제하면서 국가 운영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 제기였던 것이다.

 

각 학문분과별 ‘공公’ 개념사 연구 정리

그간 공에 대해서는 학문 분과별로 다양한 접근이 있었다. 먼저 선구적으로 중국의 공사 관념에 대한 미조구치 유조의 연구가 있었고 중국 정치사상사학계도 관련 연구들을 내놓았다. 한국에서는 철학 전공자들이 성리학에서의 공적公的 합리성의 문제라든지, 종법宗法이나 예치禮治 질서 등의 개념을 통해서 공사 문제에 접근하거나 한국과 중국의 공사 인식의 문제를 비교 검토한 연구 등을 진행했다. 사회과학 부분에서도 경제사에서 전세의 공평 문제라든지, 조세 제도의 특징, 토지 보유세의 검토 등을 통해서 공담론에 접근한 연구가 있었고, 법제사 부분에서도 법전의 정비, 관료제도 등의 분석 과정에서 공 담론을 통해 관료 선발에서 투명성이 확보되었고, 포폄褒貶 등을 통해 관직제도 운영의 정당성을 확보했으며, 범죄 문제에서도 공죄公罪와 사죄私罪가 명백하게 구분되면서 명확한 법집행이 이루어졌음을 언급한 연구도 있다.
정치학에서는 동양 사회의 특성이라고 거론되는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공사 문제를 검토하거나 국왕의 모습을 통해서 공사 관념을 검출한 연구 등이 이루어졌다. 정치사에서 16세기 이후 공론과 관련된 연구나,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사상사의 차원에서 이른바 ‘실학’과 공공성의 문제를 규명하려는 연구는 주목되는 연구 성과다.

 

각 시기별 ‘공公’ 개념의 변화 추이 살펴

그렇다면 조선시대 ‘공도公道’는 당대인들에게 어떤 의미로 인식되었을까? 또 공도를 적극적으로 논의한 주체는 누구이며 그 의도는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위해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공도公道의 용례를 추출해보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실록의 내용 구성이나 기사 작성 방식 등은 역사적 상황이나 조건 등에 따라 변화되었다. 예를 들어 사림정치가 본격화된 시기인 선조 초반에 만들어진 [명종실록]에 사림의 포폄 의식이 반영된 사평史評이나 사론史論이 상당수가 수록된 것이라든지, 선조나 현종, 숙종, 경종의 경우에는 수정실록이 작성된 것 등은 역사적 상황이 실록 기록에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이런 몇 가지 사실을 통해서 볼 때 실록은 각각의 시대가 지향하는 사고나 의식 등을 반영한 기록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이를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런 점에서 비록 이 책은 한계는 있으나 실록에 등장하는 공과 관련된 표현의 추이를 살핌으로써 각 시기별 변화의 모습을 추정하는 데 유용한 방법을 제공한다.

목차

책머리에

1장 풀이하는 글
1. 공 개념의 등장과 확장
‘공’자의 등장과 제자백가의 ‘공’ 인식
공 개념의 확장 과정
2. 실록에 나타난 ‘공’ 용례의 유형
유형 1 – 최고 신분층, 공적 사역인 등
유형 2 – 국가, 왕실, 관청
유형 3 – 공·사의 상대성
유형 4 – 도의적이고 윤리적 개념
3. ‘공’ 인식의 갈래
공도公道
공론公論
궁부일체론宮府一體論

2장 원전과 함께 읽는 공公
1단계 공 개념의 등장과 확장
2단계 실록에 나타난 ‘공’ 용례의 유형
3단계 ‘공’ 인식의 갈래

3장 원문


참고문헌

미리보기

동양에서 공과 사는 중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뒤 한국과 일본 등에 전파되었다. 다만 공과 사란 용어는 각국이 처한 역사적 상황과 조건에 따라 그 의미나 지칭하는 바가 달랐다. 중국의 경우 공의 의미에는 공동체의 대표성이라는 의미와 함께 천의 초월성을 기반으로 최고 권력자를 견제하거나 비판하는 도덕적 규범성이 내포되어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최상위 영역인 천황과 국가가 모든 권위를 독점하고 견제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정치의식을 보였다. (…) 조선시대에는 이미 건국을 전후한 시기에서부터 새로운 국가의 정체성과 관련해서 공 담론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공도의 실현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들이 강구되었다. 왕토사상의 적용이라든지, 공론의 정착을 위한 노력들이 이에 해당된다. 다만 건국 초기에는 역사적 조건의 한계로 공 담론의 이상을 현실에 그대로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후 성리학적 공 담론의 정착을 위한 노력이 있었고 이와 같은 공 담론에 대한 지속적인 제기는 조선이라는 국가 체제의 성격과도 관련된다. 혈연에 기초한 왕위 계승, 지배 집단의 재생산 구조 속에서 이를 일정하게 견제하면서 국가 운영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 제기였던 것이다. _「책머리에」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이근호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국민대학교 국사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주요 논저로는 『조선후기 탕평파의 국정운영』, 『조선을 이끈 명문가 지도』(공저), 『해은부원군 오명항 실기』, 『조선시대 한성판윤 연구』(공저), 「조현명의 현실 인식과 국정운영론」, 「담와 홍계희의 사회경제 정책 구상」, 「18세기 중반 혜경궁 가문의 정치적 역할과 위상」, 「조선의 관료문화와 경기 청백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