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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 우울증은 어떻게 빛나는 성취가 되었나
  • 지은이 | 앤서니 스토
  • 옮긴이 | 김영선
  • 발행일 | 2018년 12월 24일
  • 쪽   수 | 456p
  • 책   값 | 18,000 원
  • 판   형 | 135*200
  • ISBN  | 9788967355661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처칠이라는 불도저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처칠은 조상에게 물려받은 상당히 심한 우울증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인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중요한 고비 때마다 발휘된 그의 통찰력은 이 우울증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 배양되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말버러 공으로부터 시작된 조상의 유전적 인자로부터의 영향을 포함해 처칠은 유년 시절 정치에 바쁜 아버지와 사교계에 뛰어든 어머니로부터 거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이런 애정 결핍은 보모가 채워주었으나 부모로부터의 지속적인 상처는 그의 유소년기를 강박적으로 휘감았다. 처칠이 엄청난 정력을 가졌음은 분명하다. 그는 아흔 살까지 살았다. 여든 살에 한 차례의 심장 발작, 세 차례의 폐렴, 두 차례의 뇌졸중, 두 차례의 수술을 이겨냈다. 처칠은 늘 마음껏 먹고, 마시고, 담배를 피웠는데 그 정도가 엄청났다. 일흔 살이 될 때까지는 거의 피로를 호소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 특출한 체질은 강인한 신체에 기반을 둔 게 아니었다. 사실 그는 신체적으로 상당한 약점을 타고났다. 소년 시절 그는 키가 작고, 야위었으며, 팔다리 근육은 왜소하고, 손은 여자처럼 희고 섬세했다. 자라서도 그는 가슴에 털이 없었고, 혀짤배기소리에다 살짝 말을 더듬었다. 이것을 이겨내기 위한 그의 삶은 그를 비상하리만치 용감하게 만들었다. 두드러질 정도로 스스로의 내적 성향을 거스른 인물이 바로 처칠이다. 처칠은 주치의에게 “원하면 난 아주 사나워 보일 수 있다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사진들에서 비치는 반항적인 불도그 같은 표정은 전쟁 전의 얼굴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정치적 고위직에 오른 이후 거울 앞에서 연설문을 읊으며 그 표정을 취해보고는 그때부터 공석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직관적인 사람은 판단력이 부족하고, 이웃의 안녕에 대한 배려심이 약하다. 처칠이 그랬다. 그는 전쟁의 와중에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주변 사람들의 상처에 무관심했다. 하지만 스노가 “판단력은 좋은 것이지만 꼭 비범한 것이라고 할 순 없다. 깊은 통찰력이 훨씬 더 비범하다”라고 말했듯 처칠에게는 도저할 만한 통찰력이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만나도, 손쉬운 우회로가 없을 때도 처칠은 그것을 뚫고 나갔다. 이때의 통찰력은 바로 우리가 직관이라고 부르는 것에 가까웠다.
글쓰기와 연설, 미술 취미, 주변인과의 관계는 우울증이라는 통로를 통해 거칠 때 명확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우울증과 정신의 어두운 기질은 하나의 증상을 넘어 처칠이라는 세계의 주요한 부분이었으며, 그를 하나로 묶어 통합적으로 꿰뚫어볼 수 있는 시각의 통로를 제시해준다. 저자는 말한다. “처칠의 모든 경력은 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었으나 이를 완전히 물리칠 수는 없었다. 이 약점이 없었다면 처칠은 좀더 행복하고, 좀더 평범하고, 좀더 안정되고, 좀더 부족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정되고 침착한 사람이었다면, 처칠은 영국 국민을 고무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카프카의 조현병은 어떻게 위대한 문학이 되었나

카프카는 조현병을 앓았다. 처칠처럼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 어린 시절 아버지가 칭얼대는 자신을 들어 베란다에 내어놓았던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았다. 남들보다 육체적으로 왜소하다는 생각이 그의 정체성을 완고하게 휘감았다. 일상생활은 가능했지만 타인과 편하게 만나지 못했던 카프카는 사랑하는 이와도 직접 대면하기보다는 편지라는 소통 방식을 택할 정도였다. 점차 심화되는 고립과 그에 뒤따른 환각이 조현병의 전형적인 증상이었고, 이것은 카프카에게도 예외 없이 나타났다. 하지만 카프카의 문학적 재능이 이것이 악화되는 걸 막아주었다. 쥐들이 천장에서 자신을 보고 수근대는 것 같다고 느끼는 증상은 카프카에게 와서 유례없는 문학적 표현으로 바뀌었다. 자신이 구축한 문학적 성채에 대한 만족감 덕분에 카프카는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카프카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협으로 여겼기 때문에 처음부터 글쓰기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의 재능을 인정해주고 그의 이야기에 나타나는 그 자신을 수용해주면서, 그는 좀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음이 분명하다. 카프카가 결핵으로 너무 일찍 생을 마감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결국 도라나 다른 여성에게 자신을 맡길 수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정상에 가까운 삶을 더 잘 살 수 있었으리라고 저자는 짐작한다. 그것이 그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카프카의 글쓰기는 그가 가진 인격의 좀더 병적인 부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만약 좀더 행복했더라면 글쓰기에 대한 욕구는 크게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는 게 스토의 결론이다.

 

조산아 뉴턴의 불안했던 생애

뉴턴은 조산아였고 어린 시절 홀어머니로부터 버려졌다. 이것이 그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쳐 그는 평생 이상 성격을 많이 나타냈다. 일찍이 존재한 가장 창의적인 천재였고 미적분학을 라이프니츠보다 10여 년 빨리 완성했지만 뉴턴은 자신의 성과를 빼앗길까봐 발표를 하지 못했다. 뉴턴은 자신이 거의 가치 없는 존재일지 모르지만 자기 연구의 양과 질이 명성을 가져다주리라 생각했을 수 있으며, 실제로 그랬다. 명성은 흔히 자신이 사랑받는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부 효과적인 애정의 대체물 역할을 한다. 그리고 우울성 자기폄하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일이 흔히 자아를 대신해 자존감의 중심이 된다. 나중에 창의력 넘치는 시기가 지났을 때, 뉴턴은 바그너의 오페라 「라인의 황금」에서 그런 것처럼, 권력을 추구하고 얻는 데서 대안을 찾았다. 「라인의 황금」에서 난쟁이 알베리히는 라인강 처녀들의 사랑을 얻으려다 퇴짜를 맞자 사랑을 포기하고 대신 자신을 조롱하는 이들로부터 훔친 라인강의 황금으로 권력을 얻는다.
저자는 융 심리학 입장에 서 있다. 성과 유년기의 트라우마에 집중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한계를 다양하게 짚어보는 것도 이 책의 특장이다. 앤서니 스토는 프로이트의 천재성을 인정하면서도 프로이트가 학문을 시작한 배경과 그의 성격, 실제 임상 경력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어떻게 정신분석학을 과학으로 만들기 위한 모험이 펼쳐졌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반면, 무의식이란 공간을 트라우마만의 공간이 아닌, 창조성과 통찰력 등 삶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정신적 자질이 저장되는 공간으로 재위치시킨다. 저자는 천재성, 창조성, 통찰력뿐만 아니라 폭력성, 질투, 시기심 등 인간 내부의 지극히 뛰어나고 어두운 힘의 길항관계를 유려하게 직조하면서 조각난 내면을 통합함으로써 인간이 하나의 인격을 이루는 장대한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해서 보여준다.
1980년대에 출간된 책이지만 저자의 박학함과 문학·예술에 대한 오랜 심취, 우울증을 극복해낸 개인적 체험, 정신분석의로서의 임상 경험, 다양한 이와의 교류, 오랜 사색 등의 요소가 결합되어 오늘날에 읽어도 전혀 손색없이 인간 정신 고투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 마음의 어두운 부분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물론 인간의 정신적 성취가 갖는 특징을 깊이 들여다보려는 이들에게 최고의 교양서임이 분명하다.

목차

머리말 갈망하는 상상력 005

1 처칠의 검은 개
2 카프카의 정체성
3 뉴턴의 자존감
4 스노의 신체적 서투름
5 오셀로와 성적 질투심의 심리학
6 성인 발달의 양상: 융의 중년
7 정신분석과 창의성: 프로이트
8 골딩의 신비
9 융의 인격 개념
10 왜 정신분석은 과학이 아닌가: 스키너의 실험심리학
11 상징의 심리학
12 진정한 천재는 광기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13 왜 인간은 폭력적이 되는가
14 열린사회에서 정신의학의 책무

주註
감사의 말

미리보기

카프카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협으로 봤기 때문에 처음부터 글쓰기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의 재능을 인정해주고 그의 이야기들에 나타나는 그 자신을 수용해주면서, 그는 좀더 자신감ㅇ르 갖게 되었음이 분명핟. 카프카가 결핵으로 너무 일찍 생을 마감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결국 도라나 다른 여성에게 자신을 맡길 수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정상에 가까운 삶을 더 잘 살 수 있었으리라고 나는 짐작한다. 그것이 그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_「본문」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앤서니 스토Anthony Storr

영국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세계적 정신분석학자이자 정신과 의사. 정신분석학 및 심리학 분야에서 20세기 가장 탁월한 전문가로 꼽히는 그가 2001년 3월, 80세의 나이로 타계하자 당시 〈가디언〉, 〈인디펜던트〉, 〈텔레그래프〉 등이 그의 부고 기사를 전면에 다루기도 했다. 영국 왕립외과학회와 왕립정신의학학회, 왕립문학회 회원이었으며 그린 칼리지 명예교수를 지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웨스트민스터 의과대학에서 이론적 토대를 닦았으며, 1944년에 정신과 의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모즐리 병원에서 일하면서 융의 정신분석 이론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51년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내는 그의 대중적 글쓰기 능력은 “오늘날 정신분석 이론을 주제로 앤서니 스토만큼 대중적인 글을 쓰는 작가는 없다(옥스포드 대학교 역사학 교수 로빈 레인 폭스)”, “앤서니 스토는 재미없는 글은 단 한 줄도 쓰지 못한다(〈선데이 타임스〉)”는 평가로 이어졌으며, 다양한 주제를 다룬 여러 저서로 입증되었다. 대표 저서로 《고독의 위로》, 《창조의 역동성》, 《융》 등이 있으며, “그의 모든 저서에서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이 드러난다.(〈선데이 텔레그래프〉)”

 

옮긴이

김영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를 수료했다. 출판편집자, 양육자를 거쳐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 《자동화된 불평등》, 《투 더 레터》, 《망각의 기술》, 《왜 하이데거를 범죄화해서는 안 되 는가》, 《부모인문학》, 《지능의 사생활》,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괴짜사회학》, 《왼쪽-오른 쪽의 서양미술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