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 전쟁과 자유주의 양심 현대의 고전 12
  • 지은이 | 마이클 하워드
  • 옮긴이 | 안두환
  • 발행일 | 2018년 10월 29일
  • 쪽   수 | 480p
  • 책   값 | 25,000 원
  • 판   형 | 160*200
  • ISBN  | 9788967355586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왜 ‘국제 관계’ 속에서 ‘전쟁’은 발생하는가?
전쟁의 원인에 대한 최고의 사회지성사적 탐색
마이클 하워드의 ‘전쟁과 국제정치 삼부작’ 완간

 

자유주의 전통에 대한 세 가지 반성

16세기 이후 전쟁에 맞서온 자유주의의 지적 전통, 즉 ‘자유주의 양심’의 노력은 어떤 결과를 빚어냈던가. 하워드는 결론에서 “전쟁을 완전히 없애려는 선한 이들의 노력이 종국에는 더 끔찍한 상황을 가져왔다는 이와 같은 암울한 이야기로부터 우리는 어떠한 교훈을 도출해낼 수 있을까?”라고 묻고 이에 대해 세 가지로 답하고 있다.
첫째, 17세기 초에 주류로 떠오른 신념이 있다. 전쟁은 군사화된 지배 귀족 계급의 삶의 양식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따라서 귀족들을 몰아내고 생시몽이 산업가들이라 칭한 이들이 주도권을 잡으면 즉시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관점의 문제점은 일련의 사건에 의해 낱낱이 밝혀졌다. 귀족 계급의 해체는 전쟁의 감소가 아니라 오히려 격화를 초래했다.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이어지는 유럽의 사회 구조는 당시 전쟁의 형태를 설명할 따름이다. 즉, 이 시기 전쟁이 매우 빈번했지만 그 범위는 지극히 제한되었던 까닭은 귀족적인 전사 엘리트들의 지배 덕분이었다. 민주주의로의 이행은 결코 전쟁을 없애지 못했다. 클라우제비츠가 처음으로 이를 간파했듯이 오히려 민주주의는 애석하게도 발전된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는 폭력적인 열정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요소를 전쟁에 가미했다.

 

‘민주주의’가 무관심했던 몇 가지 사항들

민주주의 사회는 대체로 국제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을 뿐만 아니라 동맹 체제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민주주의 사회는 게다가 세력 균형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민주주의 사회는 국제 정치에 대한 무지로 인해 국제 문제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민주주의 사회는 종종 외국인들을 의심했으며 과대망상증에 빠지기도 했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는 자신의 평화로운 이상이 흔들린 경우 온 힘을 다해 앙갚음을 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자유주의 이론은 전체주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즉, 모든 언론 매체를 조작하는 극단적인 이념주의자들이 얼마나 쉽게 사회 전체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유주의 이론은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가만히 내버려두면 본성상 평화적일 것이라는 생각은 사람들은 본성상 호전적이라는 정반대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답변을 제공하기보다는 더 많은 의문거리를 자아낼 뿐이다.

 

계급 기득권과 자본가의 이해관계가 전쟁의 원인인가?

둘째, 위와 연관된 신념으로 19세기 들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신념이 있다. 전쟁은 귀족들의 관습이 아니라 통치 계급의 기득권과 왜곡된 인식에 더해 이들이 대표하는 자본가들(특히 무기 제조업자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초래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비 경쟁이 분명 국제 긴장을 악화시킬 수는 있지만 엄밀히 말해 군비 경쟁은 국제 긴장의 원인인 만큼 결과이기도 하다. 기껏해야 이 둘은 공생 관계에 있다. 자본가 간 이익 충돌을 두 번의 세계대전의 원인들 중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는 역사가는 이제 거의 없다.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제국주의적인 경쟁이 한 역할은 극미했다. 사실, 양차 세계대전 동안 영국인들은 적보다 오히려 우방으로부터 영국 제국이 누렸던 이익에 대한 적의를 느꼈다.

 

전쟁을 정치인과 외교관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가?

셋째로 자유주의자들은 전쟁 발발의 책임을 외교관과 이들에 의한 세력균형의 조작으로 돌렸다. 물론 잘못된 운전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하듯이 서투른 외교와 무자비한 강권 정치로 인해 전쟁이 터지기도 한다. 허나 노먼 에인절이 깨달았던 것처럼 강권 정치는 상대국에 압도당하지 않으려는 정치다. 에라스뮈스와 조너선 다이먼드를 제외한 우리가 살펴본 모든 자유주의 사상가는 자신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전쟁조차 불필요하도록 만드는 일은, 또 전쟁이 일어난 경우 막강한 상대국 앞에서 아무런 도움도 청하지 못하고 완전히 희망을 잃어버린 채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일은 결국 정치인과 외교관의 몫이다. 이번 세기 내내 자유주의 정치인들의 목표는 바로 이 같은 일마저 필요치 않게 할, 진정한 전 세계적인 집단 안보 체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전 세계적인 집단 안보 체제는 하지만 전간기 유럽이라는 한정된 사회에서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상당한 정도의 상호 신뢰와 동일한 가치 그리고 각국이 인식하는 자국의 이익의 우연적인 일치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세계에서 이를 성취하기란 실로 요원하다.

 

전쟁을 단일한 추상체로 인식하는 습관

자유주의 사상가들의 이와 같은 딜레마의 밑바탕에는 에라스뮈스보다 훨씬 더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전쟁을 일반화할 수 있는 단일한 추상체로 인식하는 습관이 놓여 있다. 바로 이와 같은 사고의 습관이 자신들은 ‘전쟁’을 진심으로 반대한다고 장담하면서도 집단 안보를 강제하기 위한 ‘군사 제재’를 옹호하고 심지어는 ‘파시즘에 맞선 저항’을 열렬히 주창한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어리석은 혼동을 가져왔던 것이다. 오늘날 전쟁은 극렬히 반대하면서도 민족 해방을 위한 투쟁은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전쟁’이란 국가나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성취하고자 국가를 세우고자 열망하는 이들에 의한 군사력 사용을 총칭하는 용어에 지나지 않는다.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력의 사용은 지지하지만 이외에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력의 사용은 반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무력의 사용조차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간디와 같은 극단적인 평화주의자만이 진정으로 전쟁을 반대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들이 무력의 사용을 격렬하게 반대할지라도 다른 이들은 아니라면 이들 자신의 생존만이 아니라 이들의 가치 체계 또한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평화는 매일매일 구축하는 것

물론 이 같은 지적이 전쟁과 평화에 대한 자유주의 전통이 모두 자기기만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하워드는 말한다. 분명 자유주의 전통은 종종 순진함으로 인해 아니면 지적 교만으로 인해 혹은 무지로 인해 또는 사고의 혼동으로 인해 그리고 정말 안타깝게도 위선으로 인해 손상되어왔다. 하지만 어느 누가 자유주의 전통을 계승했던 이들의 열망에 공감하지 않을 수 있으며 또 이들의 성과를 완전히 부정할 수 있단 말인가? 전 지구적인 국제 공동체의 탄생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진보는 상당 부분 자유주의 양심에서 영감을 받은 이들이 두 세기 이상에 걸쳐 끈질기게 노력해서 일구어낸 성과다. 이들이 애쓴 덕분에 비록 말뿐일지라도 사실상 모든 국가가 찬성하고 지지하는 가치가 오늘날 보편적인 가치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또한 이들이 고생한 덕택에 원칙상에서라도 모든 국가는 각자가 자발적으로 승인한 국제 사회의 틀 내에서 공동의 책임과 의무를 지닌다고 믿게 된 것이다. 반면 위험은 다음과 같은 지점에 도사리고 있다. 즉, 국가들로 이루어진 이 사회의 각 행위자 – 아직 국가의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이들도 포함한 – 가 고유한 문화적 가치와 인식을 담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들 행위자가 필연적으로 또 당연히 자신의 생존에 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앞선 두 사실에 반대되는 어떠한 선언이 발표된다 할지라도 이들 행위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제 공동체의 힘과 의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아직 우리는 강권 정치와 국가 이성raison d’etat의 세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행위자로서 국가의 증가 자체가 더 평화롭고 더 질서정연한 세계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평화 상태는 “구축”되어져야만 한다고 주장했을 때 칸트는 분명 옳았다. 하지만 이 일이 우리가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매번 새롭게 착수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칸트조차 알지 못했을 수 있다. 어떠한 처방도 어떠한 조직도 어떠한 정치 혁명이나 사회 혁명도 평화 상태를 구축해야만 한다는 영구불변의 책무로부터 인류를 자유롭게 해주지는 못할 것이다.

 

배경 지식 위한 방대한 인명 색인 제공

[전쟁과 자유주의 양심]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대다수는 국제관계사에서 나름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당연히 개별 사건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대략이라도 알기 위해서는 이전과 이후 사건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알아야만 하며, 국제 문제 전반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대충이라도 알기 위해서는 국내 문제 전반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알아야만 한다. 이는 특히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에 대해 매우 상반된 인식과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상당히 빈번할 뿐만 아니라 이 간극을 좁히고자 하는 시도가 오히려 커다란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마이클 하워드를 비롯한 영국학파의 역사 이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전쟁과 자유주의 양심]의 묘미는 합리주의 전통을 따랐던 수많은 인물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거리에 더해 국가 안과 밖의 거리에 대해서 어렵게 깨우쳐 나가는 과정을 독파해내는 데 있다. 이러한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의 단절에 대한 감각, 유럽 외교사와 유럽 지성사, 특히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초반 사이 영국과 미국에 대한 교양 수준 이상의 배경 지식은 이 책을 읽기 위한 전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역자인 안두환 서울대 교수는 직접 작성한 자세한 인명 색인을 부록으로 제시했다. 본문의 번역만큼 힘든 고된 노동이었지만 독자에게 각 인물들의 발언 맥락을 조금이라도 제공하는 것이 역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일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목차

2008년판 서문 / 문고판 서문 / 감사의 글

서론 조지 매콜리 트리벨리언George Macaulay Trevelyan
1장 자유주의 양심의 성장 1500~1792
2장 전쟁, 평화, 민족주의 1789~1870
3장 제1차 세계대전의 도래 1870~1914
4장 군사력과 국제 연맹 1914~1935
5장 파시즘의 도전 1936~1945
6장 공산주의의 도전 1945~1975
결론

주 / 인명 색인 / 옮긴이의 말과 풀이 / 참고문헌

미리보기

이 책은 ‘자유주의 딜레마liberal deilemma’라 정의될 수 있는 난제를 그려내고자 하는 하나의 시도다. 한편으로, 자유주의 전통은 실제로 평화적이지는 않다 하더라도 이 책에서 이해되는 바와 같이 대체로 평화적이라 할 수 있다. 자유주의 전통은 전쟁을 정상적인 국제 관계로부터의 불필요한 탈선으로 간주하며, 합리적이고 질서정연한 세계에는 전쟁이란 없을 것이라 믿는다. 노예제가 폐지되었듯이 전쟁도 인류의 양심에 따른 집단적인 노력으로 완전히 종식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자유주의 전통은 외세의 억압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해방이나 자유주의 윤리가 확고히 자리 잡은 사회의 생존을 위해 전쟁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또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유주의 양심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불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용을 베풀 수도 있어야 하며, 심지어는 자유주의 윤리가 기초하고 있는 ‘부르주아’ 구조 전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전체주의 사회의 점진적인 팽창을 용인할 수도 있다.

_「문고판 서문」

 

아직 우리는 강권 정치와 국가 이성raison d’etat의 세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해우이자로서 국가의 증가 자체가 더 평화롭고 더 질서정연한 세계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평화 상태는 “구축”되어져야만 한다고 주장했을 때 칸트는 분명 옳았다. 하지만 이 일이 우리가 맹리 매일의 삶속에서 매번 새롭게 착수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칸트조차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_「결혼」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마이클 하워드Michael Howard

1922년 영국 출생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전쟁사가다. 런던 킹스 칼리지 전쟁 연구 담당 교수, 옥스퍼드대 치첼리 전쟁사 담당 교수, 예일대 군사 및 해군사 담당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옥스퍼드대 근대사 분야 명예 교수이자 국제 전략 문제 연구소 평생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더프 쿠퍼상을 받은 The Franco-Prussian War: The German Invasion of France, 1870~1871 (London, 1961), 울프슨 재단 역사상을 받은 History of the Second World War: Vol. IV Grand Strategy, August 1942~September 1943 (London, 1971), Clausewitz (Oxford, 1983) 등이 있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20세기의 역사』(공저, 이산, 2000), 『평화의 발명: 전쟁과 국제질서에 대한 성찰』(전통과현대, 2002), 『유럽사 속의 전쟁』(글항아리, 2015), 『제1차 세계대전』(교유서가, 2015) 등이 있다.

 

옮긴이

안두환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국제관계사 담당 교수로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18세기 영국 지성사 및 외교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래드클리프 고등 연구소 및 옌칭 연구소 특별 연구원을 지냈으며, 논문으로는 “The Anglo- French Treaty of Utrecht of 1713 Revisited: The Politics of Rivalry and Alliance” 등이 있으며, 편서로는 F?nelon in the Enlightenment: Traditions, Adaptations, and Variations (Amsterdam, 2014), 역서로는 마이클 하워드의 전쟁사 삼부작의 다른 두 권 『평화의 발명: 전쟁과 국제질서에 대한 성찰』(전통과현대, 2002)과 『유럽사 속의 전쟁』(글항아리, 201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