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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 길을 가며 길을 묻다 동아시아 도道 사상의 계보
  • 지은이 | 장윤수
  • 옮긴이 |
  • 발행일 | 2018년 09월 10일
  • 쪽   수 | 456p
  • 책   값 | 20,000 원
  • 판   형 | 152*217
  • ISBN  | 9788967355463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큰 원리’에 대한 동서양의 차이

이 책은 크게 총론과 원문으로 구성되는데, 총론에서는 도 사상의 전개를 몇 갈래로 구획해서 알기 쉽게 풀어썼고, 원문은 주요 경전의 도 관련 대목을 발췌 번역한 것이다. 저자는 특히 총론을 정독할 것을 요청한다. 총론은 ‘도道’라는 것이 화두에 오른 시초를 “궁극 원리를 찾다”라는 장에서 살펴보고 “도 개념의 기본 의미” “동양적 사유 방식의 특징” “도는 역사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나” 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책은 먼저 동양과 서양의 사유방식의 차이를 언급한다. 서양 현대철학은 ‘도’와 같은 큰 원리나 거대 이론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보편적 원리에 집착하면 구체적인 것들의 의미를 억누르고, 원리 또는 중심을 벗어나는 ‘타자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나의 원리, 즉 궁극 원리는 그 자체로 일면성이 가져오는 힘과 기세를 느낄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폐쇄적인 구조의 형식을 띠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원리가 갖는 지적知的 억압성과 폭력성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더라도 원리의 보편성과 법칙성을 전적으로 부정만 하면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 삶에 대한 일반적인 가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철학사에 조금이라도 입문해본 사람이라면 익숙하게 들어온 개념, 즉 도道, 태극太極, 이理, 이데아, 모나드 등이 다름 아닌 원리를 표현하는 철학자들의 대표적인 ‘개념’이다.

 

‘체험성’ ‘자기 명증성’을 갖춘 도 논의에 집중

이중에서도 ‘도道’는 동아시아 철학사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온 원리 개념으로서, 시대의 변천과 학파의 분화에 따라 그 의미가 더욱 풍부해졌다. ‘도’ 개념은 특히 ‘주체적 체험’의 표현이기에 더욱 다의적多義的이다. ‘도’를 다룸에 있어서 직접 체험을 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직접 체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존재는 다만 설정된 논리적인 장치 속에서 은닉적인 존재로 떠오르게 된다. 그러므로 도에 대한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직접 체험’ ‘자기 명증성’ ‘생생함’이다.
‘도’의 어원적 의미에서 “곧바로 쭉 통하는 한 갈래의 길을 도라고 한다”라는 구절이 중요하다. 이 말에는 일관성·지향성·과정성·반복성 등의 뜻이 담겨 있다. 도가사상에 있어서 ‘도’의 기본 의미는 우주의 근원 또는 본체를 가리킨다. 그래서 노자는 도를 ‘만물의 근원萬物之宗’이라 하고 또한 ‘만물의 어머니萬物之母’6라고 했다. 반면 우리가 보통 한자 단어의 어원을 탐색할 때 자주 언급하는 [설문해자]의 저자 허신許愼은 후한시대의 유학자다. 그는 도의 기본 의미를 도가학파와 달리 인도人道로 해석했다. 이것은 공자를 비롯한 유가학파의 공통된 견해다.
이러한 초기 논의를 살펴본 저자는 도를 본체론적 의미, 우주론적 의미, 인륜적 의미, 정치적 의미 등으로 유형화해서 우리의 인식을 돕는다.

 

도道와 진리Truth의 차이점

서양철학에서 ‘진리’가 차지하는 위상을 동양에서는 ‘도’라는 개념이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양철학에 있어서 진리는 존재와 사유의 일치를 의미한다. 서양의 진리 개념 이면裏面에는 생각의 힘을 긍정하는 서양인들의 무의식적인 태도가 전제되어 있다. 그런데 동아시아 사상, 특히 유가사상에 있어서 도는 서양의 진리 개념으로만 규정되기에는 부적절하다. 도에는 진리뿐만 아니라 ‘실천’이라는 의미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노자] 첫머리에서 도는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는 오직 실천을 통해서 드러날 수 있을 뿐이다.

 

도 사상의 역사적 전개

‘도道’라는 글자는 본래 사람이 통행하는 ‘길’을 나타냈지만, 의미가 발전하여 인간이나 사물이 반드시 통하게 되는 도리, 법칙, 규범을 뜻하게 되었다. ‘도’는 동아시아 사상사에 있어서 줄곧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되어왔다. 철학적 개념으로서의 도는 [좌전左傳]이나 [국어國語]에 최초로 등장하는데, 주로 천도天道와 인도人道의 형태로 나타난다. 정鄭나라의 점성술사가 천상天象을 근거로 커다란 화재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을 때, 자산子産은 “천도는 멀고 인도는 가까우니, 알 수 있는 바가 아니다”라고 하며 그를 비판했다. 여기서의 천도는 다분히 신비성을 띠고 있다. 그리고 그것의 안티테제로서 인도가 제기되었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어쨌든 여기서 말하는 ‘도’는 천天이나 인간에 부속되는 개념이었다.
인도人道의 내용에 구체성을 부여한 인물이 바로 공자다. [논어]에서 도는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할 때의 도는 대상의 한정을 받지 않는 보편적인 진리를 가리킨다. 반면, “나의 도는 하나로 꿰뚫었다”라고 했을 때의 도는 대상이 인간에 한정되는 당위當爲로서의 도를 가리킨다. 두 번째의 도는 존재 개념에서 가치 개념으로 전환하고 있다. 맹자나 순자의 경우에는 ‘선왕先王의 도’ 혹은 ‘예禮는 인도의 표준’ 등과 같이 한층 사회적 차원에 한정시켜서 도를 탐구했다. 즉 유가학파에서는 시대가 흘러갈수록 도의 의미가 존재 개념보다는 가치 개념의 측면이 강화되었다.
이에 반해 도가학파에서는 도의 존재적 의미를 강조한다. 노자는 도의 개념에 다시 존재 개념을 강화한 학자다. 그는 ‘도’를 ‘만물의 근원萬物之宗’으로 여겼으며, 또한 ‘만물의 어머니萬物之母’에 비유하기도 했다. 노자 또한 공자와 마찬가지로 인간 존재의 규범을 추구했지만, 노자는 존재의 근거를 인간 자체가 아니라 대자연에서 찾으면서 세계의 본질을 ‘도’로 삼았다.
그런데 이러한 노자의 도 관념에는 두 가지의 관점이 있다. 첫 번째 관점은, 우선 시간의 축에서 우주의 시작을 더듬어가서 만나게 되는 최초의 상태를 ‘도’로 본다. 두 번째 관점은 반복성의 함의가 가역성可逆性의 이미지와 결합하여 나타난다.
중국 사상사에 있어서 도론道論은 당나라 말기 한유韓愈에 이르러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진다. 한유는 이른바 ‘참된 도의 학문道學’을 제창했다. 그는 이러한 도학 운동을 통해 유가의 도를 계승하고 도가와 불가의 영향을 극복하고자 했다. 한유는 우선 개념적 측면에서 도덕과 인의를 대비시켜 “인仁과 의義는 확정된 내용을 갖지만 도道와 덕德은 빈자리다”라고 했다. 한유에게 이르러 도는 인의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철학 개념이 되었다. 그렇지만 한유는 형이상形而上과 형이하形而下라는 우주론적 차원에서 도를 해석하지는 않았다.

 

신유학의 시대, 도 사상의 격변

유종원柳宗元에 와서 도道와 기器, 도道와 물物에 대한 관계가 정식으로 논의되었다. 유종원은 구체적인 명실名實 관계를 도기道器의 관계로 보고, 도와 기는 서로 떨어질 수 없다는 관점을 제기했으며, 이러한 기본 관점에서 도와 사물의 관계를 논의했다. 유종원은 전통 유가의 도덕주의적 입장을 견고하게 지켰다. 그가 말하는 도는 한유가 말한 것처럼 인의를 근간으로 한다. 한유와 유종원의 견해는 송대 신유학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신유학자들이 논하는 도 또한 유가적 인의仁義의 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송나라는 중국 역사와 학술사에서 특기할 만한 시대다. 송대 이후의 사회가 근세인가 아니면 중세인가 하는 시대구분상의 논쟁이 있기는 하나, 송나라 이전의 사회와 이후의 사회가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전반에 걸쳐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을 지녔음은 중국사 연구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유학사에 있어서도 송나라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유학의 철학화 시대가 바로 송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송나라의 유학을 제2기 유학의 시대 혹은 신유학의 시대라고 부른다.
‘도’ 관념의 역사적 전개 과정에서도 송나라 시기는 의미가 크다. 이 시기에 이르러 ‘도’는 형이상학적 존재의 원리인 이理와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또는 현상세계의 질료적 측면을 이루는 기氣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우선 기 철학자인 장재張載는 ‘기의 운동 변화氣化’ 그 자체를 ‘도’라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 따른다면, 끊임없이 운동·변화하는 ‘기’가 실재로 여겨지고, 기의 세계에 내재한 질서나 법칙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지게 된다. 이와 반대로 정이와 주희朱熹 계열의 성리학에서는 기氣에 앞서 존재하는 근원적 실재로 이理를 상정하고, 기의 운동 변화는 이의 통제를 받는 것으로 본다.

 

근대로 넘어와 ‘생물진화의 법칙’이 돼버린 ‘도’

청나라의 저명한 유학자 대진戴震은 송대 유학자들의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을 비판했다. 그는 이理란 모든 사물, 심지어 욕구 속에도 들어 있는 내재적인 구조라고 이해했으며, 이에 따라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을 주장했다. 그는 기화氣化를 도라고 여겼다.
도의 이론은 근현대 시기에 이르러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무술변법戊戌變法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캉유웨이康有爲는 본체론적 천도의 의미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고, 근대적인 민주정치 사상으로서 ‘인도 진화론’을 피력했다. 옌푸嚴復는 다윈의 [종의 기원]을 언급하면서 생물의 도는 생물 진화의 법칙을 말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 진화의 도가 동식물의 법칙일 뿐만 아니라 인간 또한 그러하다”라고 했다.
‘도’는 명확한 이론 분석의 대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 그 이유는 도란 것이 동아시아 전통사회의 발전과 맥락을 같이해온 역사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도가 실천적·사실적 개념이든 아니면 순수하게 이론적·사변적 개념이든 간에 사회적 상황과 개인적 체험을 위시한 여러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생겨난 다의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도’ 이론의 완성 혹은 종말이란 말은 그 자체가 모순이다. ‘도’란 인간 자신과 대자연을 체계적으로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하나의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안목을 제공해주는 일종의 세계관이다. 즉 도에 대한 논의는 인류의 사유가 계속되는 한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1장 풀이하는 글

1. 궁극 원리를 찾다
2. 도 개념의 기본 의미
3. 동양적 사유 방식의 특징
4. 도는 역사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나
5. 천도天道와 인도人道, 상관적 균형관계
6. 도와 길, 그 영원한 물음

2장 원전과 함께 읽는 도

01단계 『주역』 『서경』
02단계 『노자』 『장자』
03단계 『논어』
04단계 『중용』
05단계 『맹자』
06단계 한유(「원도」)
07단계 주돈이
08단계 장재
09단계 주희
10단계 육구연
11단계 진순(『북계자의』)
12단계 왕수인
13단계 왕부지
14단계 대진(『맹자자의소증』)
15단계 중국 근현대의 철학자들
16단계 한국의 선비들 1: 천도론
17단계 한국의 선비들 2: 인도론

3장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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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후기

미리보기

‘도’라는 글자는 본래 사람이 통행하는 ‘길’을 나타냈지만, 의미가 발전하여 인간이나 사물이 반드시 통하게 되는 도리, 법칙, 규범을 뜻하게 되었다. ‘도’는 동아시아 사상사에 있어서 줅도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되어왓다. 철학적 개념으로서는 도는 『좌전』이나 『국어』에 최초로 등장하는데, 주로 천도와 인도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정나라의 점성술사가 천상을 근거로 커다란 화재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을 때, 자산은 “천도는 멀고 인도는 가까우니, 알 수 있는 바가 아니다”라며 그를 비판했다. 여기서의 천도는 다분히 신비성을 띄고 있다. 그리고 그것의 안티테제로서 인도가 제기되었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어쨌든 여기서 말하는 ‘도’는 천이나 인간에 부속되는 개념이었다.

인도의 내용에 구체성을 부여한 인물이 바로 공자다. 『논어』에서 도는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할 때의 도는 대상의 한정을 받지 않는 보편적인 진리를 가리킨다. 반면, “나의 도는 하나로 꿰뚫었다”라고 했을 때의 도는 대상이 인간에 한정되는 당위로서의 도를 가리킨다. 두 번재의 도는 존재 개념에서 가치 개념으로 전환하고 있다. 맹자나 순자의 경우에는 ‘선왕의 도’ 혹은 ‘예는 인도의 표준’ 등과 같이 한층 사회적 차원에 한정시켜서 도를 탐구했다. 즉 유가학파에서는 시대가 흘러갈수록 도의 의미가 존재 개념보다는 가치 개념의 측면이 강화되었다.

_「본문」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장윤수

유교의 영향이 짙게 배어 있는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부계 쪽의 유가적 전통과 모계 쪽의 기독교적 배경을 갈등 요소로 안고 있었으나, 자라면서 이러한 갈등 요인을 점차 기독교에 대한 열정으로 바꾸어나갔다.

목회자로서의 사역에 도움 된다는 막연한 조언만으로 입학한 철학과의 생활이 오히려 끊임없는 회의와 비판으로 인해 견디기 어려울 만큼 힘들어졌을 때 목회자의 꿈을 접었다. 이후 철학 고전 연구모임을 통해 조금이나마 철학 공부에 맛을 들이게 되었다. 어릴 적 그토록 싫어했던 ‘태생적’ 전통문화의 배경이 오히려 원초적 향수를 자극하며 이후 전공을 선택하는 희미한 계기로 작용했다.

경북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신라대 철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대구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장재 기 철학 연구’를 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한국성리학과 동양 교육사상 방면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