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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이 어때서 이유 없는, 그래서 이유 있는
  • 지은이 | 윤수훈
  • 옮긴이 |
  • 발행일 | 2018년 05월 25일
  • 쪽   수 | 288p
  • 책   값 | 13,800 원
  • 판   형 | 128*188
  • ISBN  | 9788967355197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삼각김밥은 참치 마요, 이유는 묻지 마요!”
사사롭지만 강단 있고 솔직한 본연의 이야기
이유를 요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가장 유쾌한 잡담 

“이 글을 그냥 여기에 두고 갈게요. 그러니까, 마음이 내키면 읽어요.
응원할게요. 멋진, 게으른 당신.”

 

지극히 사적이고 사사로운 이야기들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작가는 자신의 책이 ‘아무런 근심 없이 주고받는’ 게으르고 유쾌한 잡담쯤으로 읽히길 바란다. “제가 쓰고 싶은 글은 화장실에서 읽을 만한 글이었어요. (…) 아무런 근심, 걱정,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런 글이요. 그러니까, 게을러지는 글 말이죠.”
작가 윤수훈은 배낭멘곰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배낭을 메고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듯 유쾌해 보이는 곰 캐릭터가 작가를 대변한다. 어려서는 계속 그림을 그려오다가 스무 살에 뮤지컬을 시작했고 지금은 뮤지컬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다. 입대 후 하나씩 써내려가던 일기를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그림과 함께 올리기 시작했던 게 모여 44개가 되었다. 「사사로운 이야기」라는 제목 아래 쓰인 44가지 ‘4ㅏ4ㅏ로운’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니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글 하나하나의 색깔은 전부 달랐지만, ‘나답게 소신껏 살고 싶다’ ‘그냥 하자, 좀!’ 하고 외치는 작가의 목소리를 분명 들을 수 있었다. 책으로 엮는 과정에서 44개였던 이야기는 38개가 되었고 총 4부로 나뉘어 실렸다. 그러나 사실 어떤 글을 어떤 순서로 읽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간에 아무 페이지나 펼쳐 가만히 읽어도 좋다.

 

언제든 대체 가능한 삶을 사는 당신에게 
책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술자리에서 할 법한 이야기, 어린 시절의 추억, 여행 다녀온 이야기, 좋아하는 음식 이야기 등 지극히 사적이고도 사사로운 이야기가 한 부분을 차지한다. 작가는 계속해서 꿈을 꾼다. 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사는 성공한 사람들 틈에서 바쁘게 뛰기를, 대단한 사람이 되기를 요구하는 사회에 “나는 1분이라도 더 꿈꾸고 싶다”고 어쩐지 조금 낭만적인 대답을 내놓는 작가에게서는 현실을 잠시 제쳐두고 계속 꿈꾸고 싶은 마음이 꾸준히 엿보인다. 거기에는 자신의 꿈, 즉 하고 싶은 일과 먹고사는 문제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십 대가 겪는 고민이 담겨 있다.
글마다에 실린 그림들은 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그러나 편안한 느낌을 주는 그림처럼 모든 글이 가볍지만은 않다. 어떤 글은 작가의 바람대로 앉은 자리에서 후다닥 읽어버릴 수 있는 것인 반면, 어떤 글은 오랫동안 생각에 잠기게 한다. 정성스러운 글과 그림을 보고 있으면 ‘조미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깔끔하고 맛있는 요리’가 떠오르면서 글쓴이의 진심이 전해져온다. 대단치 않은 이야기가 마음의 어떤 지점을 건드리고 많은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건 그 이야기가 가진 힘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지점들을 흔든다.
독자들은 평소 하던 고민과 생각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 앞에서 머무르고 망설이고 발 동동 구르던 내 모습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의 글이 어떤 매뉴얼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그 역시 흔들리고 알아가고 있는 중이기에, 그저 그는 자신의 땀나는 손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 손에 나는 땀을 줄기차게 닦아가며,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하고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줄 뿐이다.

 

꼭 이유가 필요한 건 아니잖아 
작가는 일 년간 학교를 휴학하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을 때, 왜 여행을 가느냐는 주변의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새로운 나 자신을 찾으러 간다는 둥 견문을 쌓기 위해서라는 둥 여러 이유를 적어봤지만 그건 사실 진짜 여행을 가고 싶은 이유가 아니었다. 여행을 가고 싶은 이유 따윈 없었다. 그저 “그냥, 그냥 가고 싶었던” 것뿐이다. 그러나 왜 여행을 가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는 이런 의미가 숨겨져 있다. “20대의 중요한 이 시점에,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채로 일 년씩이나 휴학을 하고 팔자 좋게 여행이나 간다고?” 우리 사회에서 그냥이라는 대답은 어딘가 생각 없어 보이는 말이 되었다. 사회는 계속해서 답을 요구한다. 사회가 규정하는 올바른 정답이 아닐 경우에는 위와 같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왜 결혼을 안 하니? 왜 일을 안 하니? 왜 화장을 안 하고 다니니? 왜? 왜? 왜?
이 책은 이유 없음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왜’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유쾌한 대답으로서의 ‘이유 없어서 이유 있는 이야기’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이 글들 또한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쓰인 거라는 외침이다. 왜 책을 냈느냐는 질문에 그냥 쓰고 싶어서, 그리고 싶어서였다는 말이 충분한 대답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다시 이유를 묻는다면 그 대답은 이렇다. “이렇게 쓰면 기분이 좋거든요!”

목차

프롤로그 / 멋져요, 게으른 당신

1부 가장 나다울 것
인체탐구보고서 1 수족다한증: 샤워기가 없으면 손으로
인체탐구보고서 2 후각 장애인: 사람을 웃기는 가장 쉬운 방법
인체탐구보고서 3 털: 남자의 털
혼자 먹는 게 어때서: 혼자 해도 괜찮잖아요?
욕먹기 싫어요: 착한 게 아니라 착한 척하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것: “좋은 것 같아, 아니, 네가 좋아”
괜찮다고 말해줘요: 나는 정말 괜찮은 걸까?
죽음이란 삶의 완성: 내 장례식에서 춤을 춰주세요
예쁜 게 좋아, 예뻐야 돼, 뭐든지: 당신은 사실 예쁘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사는 법: 난 나빠, 그러나 그게 나쁜 건 아니야
나이 먹는 게 그렇게 싫어요?: 나이답게 말고, 나답게

2부 계속 꿈꾸고 싶을 뿐 
샴푸로 빨래를 한다는 것: 인생은 퍼즐 맞추기
새로운 종류의 카타르시스: 무대에 선다는 것
예술로 밥을 벌어먹는다는 것: 굶어 죽진 않겠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최고의 다이어트 방법: 미친 듯이 먹어봐야 하는 이유
확신을 주세요, 칭찬해주세요: 나, 잘하고 있는 거 맞죠?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똥인지 된장인지는 찍어 먹어봐야 안다
공기인형으로 산다는 것: 언제든 대체 가능한 삶을 사는 당신에게
인생에도 레시피가 있었으면 좋겠어: 어차피 인생에 레시피 같은 건 없으니까
강해진다는 것의 의미: 슈퍼우먼이 되고 싶은 엄마
가장 소중한 것 앞에서 두려움이란: 두려움은 없다
딱 1분만 더 자서 뭐하나: 1분이라도 더 꿈꾸고 싶다

3부 소소한, 지극히 사사로운 
너와 나의 소울푸드 1 팥빙수: 빙수 좋아해요?
너와 나의 소울푸드 2 스파게티: 스파게티 맛있게 먹는 법
여행하는 이유: 그곳에 두고 왔기 때문이야
오키나와는 게을러도 괜찮다고 말했다: 게으른 게 어때서
너와 나의 소울푸드 3 쑥차: 추억을 마시다
너와 나의 소울푸드 4 라면: 한국인에게 라면이란

4부 그냥이 어때서 
고기 먹는 채식주의자: 당신의 정답이 누군가에겐 폭력이 된다
러너스 하이: 참 단순한 세상이야
상담해주지 않는 심리상담소: 심리상담소 말고 심리연구소라고 하세요
생일만 되면 왜 외로워질까: 과연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양치의 시간: 잃어버린 기억들을 애도하며
가짜 비밀의 향연: 누구나 비밀은 있다
위로가 당연한 세상, 울어봐요: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책을 사서 읽는 이유: 사라지는 것에도 영원한 것이 있다
대화는 선택되지 않았을 뿐이다: 스마트폰 중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꼭 이유가 필요한 건 아니잖아: 이렇게 쓰면 기분이 좋거든요

미리보기

나잇값 못 하는 영화, 소설, 친구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70대의 뜨거운 사랑을 담은 로맨스 영화가,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50대를 위한 소설이, 삶과 죽음을 논하는 10대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것이 가장 그들다운 이야기일 테니까. 그들다운 이야기를 통해 나 역시 나다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

_「나이답게 말고, 나답게」

 

수많은 것이 대체되는 세상에서도 정말 중요한 것은 대체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대체 가능한 내 삶이 아름답다. 공기인형인 내 모습이 좋다. 우주는 나를 품지 못했어도 내 안에 우주를 품고 있으니까.

_「언제든 대체 가능한 삶을 사는 당신에게」

 

그러니까,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것. 그 누가 레시피를 준다고 해도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질 거란 보장은 없다. 애초에 인생에 레시피 같은 것은 없다. 일단 살아보는 수밖에 없다. 나만의 방법으로, 나만의 레시피로. 아, 그러고 보니 이건 내가 찾은 인생 레시피다. 그래, 이렇게 만들어가면 되는 거다.

_「어차피 인생에 레시피 같은 건 없으니까」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자신과는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틀린 것’으로 매도했다. 가장 놀라웠던 건 ‘고기를 안 먹는다’는 한마디로 나를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 취급한다는 것이었다. 나란 사람의 본질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데 고기를 먹는다, 안 먹는다를 기준으로 순식간에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본인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의해 얼마나 많이 재단되고 분류되는가. 그깟 고기 안 먹는 게 뭐라고? 그깟 피부색이 뭐라고? 그깟 성별이 뭐라고? 그깟 종교가 뭐라고? 그깟 돈이 뭐라고?

_「당신의 정답이 누군가에겐 폭력이 된다」

 

“왜?”라는 질문은 좋다. 삶에 의문을 던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왜?’라는 질문에는 자연스레 정답이 따라오고, 도무지 정답이 나오지 않을 때 그 부담은 고스란히 내 것이 된다. 스스로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납득할 만한 정답, 즉 ‘이유’를 찾지 못하면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 무력감의 원인은 ‘왜?’라는 질문 자체에 있지 않다. 질문을 던지는 진짜 속내가 문제다. 지금 이 시대의 ‘왜?’라는 질문은 대개 순수한 호기심보다는 정답에서 비껴나갔을 때 사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결국 ‘왜?’라는 질문은 사회의 통념에 벗어나는 짓을 굳이 왜 하려 하느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내가 스스로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무력감을 느끼는 이유도 이와 같다. ‘남들이 원하는 모습을 내가 굳이 비껴나가려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_「이렇게 쓰면 기분이 좋거든요」

지은이/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