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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 고전과 역사, 비판적 독법
  • 지은이 | 천쓰이
  • 옮긴이 | 김동민
  • 발행일 | 2014년 05월 09일
  • 쪽   수 | 348p
  • 책   값 | 16,000 원
  • 판   형 | 145*217
  • ISBN  | 9788967351113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우리는 왜 고전을 읽는가?
우리는 왜 역사를 읽는가?

중국의 비판적 지성 천쓰이는 이 책에서 말한다. 경전 앞에 무릎 꿇고 겸허하게 배우려는 자세로, 우리의 머리와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어찌 진실된 역사와 철학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책과 문명을 가혹하게 학살한 결과임이 분명한 [사고전서] 간행의 실상, 죽림칠현이라는 고대 낭만주의에 깃든 피비린내, 두보 등 문학 고전에 대한 재해석, 잔혹한 형벌 제도를 통해 바라본 고대사회 등 고문헌의 빈틈을 자유자재로 파고들어 ‘권위’의 차단막을 해체하고, ‘허위’의 독성분을 해독한다.이러한 고전과 역사 읽기를 통해 저자가 내다보는 것은 요즘 유행하는 식의 ‘교양쌓기’와는 다른 좀더 실존적인 차원이다.

 

삼불의 독서로 고전과 역사를 다시 읽다

“이 책은 독서 노트다. 책에 실린 여러 종류의 글들은 모두 독서할 때 떠올랐던 생각이다. 어릴 때, 선생님이 다음과 같이 가르쳐주셨다. 죽도록 책만 읽거나死讀書,죽은 책을 읽거나讀死書, 책만 읽다가 죽지讀書死 마라.”

책을 시작하면서 저자가 하는 말이다. 덮어놓고 책만 읽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면, 설령 아무리 많은 책을 읽더라도 그것은 단지 책을 담은 포대자루에 지나지 않으며, 현실적인 일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독서를 하는 이유는 생활을 변화시키고 인생을 변화시키며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이해도 없이 좋은 구절만 베껴 쓰거나, 기계적으로 외우기만 한다면, 엄청 빠른 속도로 책을 읽고, 막힘없이 줄줄 암송한다고 하더라도, 생활의 변화나 인생의 변화, 사회의 변화에 어떠한 영향도 줄 수 없다.

죽도록 책만 읽고 죽은 책을 읽었을 경우, 그 최후의 결과는 바로 책만 읽다가 죽는 것이다. 한평생 책을 읽었지만 제대로 한 일이 하나도 없으니, 헛되이 한 번 이 세상에 왔다가 가는 것과 같다.
[동양 고전과 역사, 비판적 독법](원제 초교담왕草橋談往)은 이런 생각을 가진 중국의 비판적 지성 천쓰이의 독서록이다. 그는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경서를 읽는 태도를 비판한다. 경서를 숭배하는 것은 옛날 사람들일수록 심할 거라 생각하지만, 저자가 보기엔 오늘날 사람들이 무조건 고전을 숭배하는 태도가 오히려 더하다. 가령 그는 첫 번째 글에서 청대 말기에 쓰여진 [두공부집杜工部集]이란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은 두보의 시에 대한 다섯 사람의 비평을 포함하고 있는데, 두보의 시를 두고 “말이 되지 않는다” “아무런 의미도 없다”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좋지 못하다” “읊기에는 부족하다” 등과 같은 비평을 가하고 있다. 고관의 아들을 시를 써서 극찬한 두보의 평범하고 속된 일면을 솔직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두보의 또 다른 시 [두견杜鵑]의 “서천西川에는 두견이 있는데, 동천東川에는 두견이 없다. 부주.州와 만주萬州에는 두견이 없는데, 운안雲安에는 두견이 있다”라는 첫 구절에 대해서는 5명의 의견이 갈린다. 어떤 이는 “아름답지 않다” “결코 본보기로 삼을 수 없다”고 했지만 또 다른 이는 “화내지 않으면서 원망할 수 있으니, 이 시를 읽으면 환하게 터득하는 것이 있다”라며 높게 평가했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점이 “정말 볼 만하다”고 말한다.

두 번째 글에서는 “어떤 책이 ‘경전’이라고 불린다면 당시 사람들의 존중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존중은 또한 그 속에 살기殺機를 은밀하게 감추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한다. 수많은 책이 경전 주석서라고 명명되었지만, 사실상 자신의 사상을 합리화하기 위해 경전을 가지고 자신의 사상에 주석을 단 것以經注我에 불과하며, 자기 관점을 경전에 슬쩍 붙여서 유통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경전을 읽는 사람들은 종종 이러한 해설이나 주석으로 인해 도리어 오리무중에 빠지기 때문이다. [시경] [관저]편의 남녀 사랑이야기가 ‘후비后妃의 덕’을 읊은 시라는 주석이 출현하거나, ‘요조숙녀窈窕淑女’가 곧 주나라 문왕의 왕비인 태사太?라고 하는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명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저자가 인정하는 주석서도 있다는 점이다. “[수경水經]이라는 책은 만약 역도원?道元(466?~527)의 주석이 없었다면 아마도 오늘날의 명성을 결코 얻지 못했을 것”이라는 대목이다. 주석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세번째 글에서는 “중국 역사서의 내용들이 지나치게 치장”되어 있어 읽기의 괴로움을 유발시킨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도식화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전형적인 모델의 조작’이다. 중국인들이 역사서를 짓는 것은 어떤 때는 소설을 쓰는 것과 정말 비슷하다. 소설은 전형적인 모델을 조작해야만 산둥 사람의 코, 쓰촨 사람의 입, 구쑤姑蘇(현재의 쑤저우) 사람의 뺨, 항저우 사람의 눈을 한 인물의 몸에 섞어서 합칠 수 있다. 중국 역사서는 이처럼 모델을 조작한 느낌이 있다. 저자는 요순우탕의 선양의 기록 또한 승자의 기록이며, 군자와 소인의 구분과 그에 따른 묘사도 마찬가지의 전형화라고 꼬집는다.
시에 있어서는 주석이 더욱 혼란을 일으킨다. 저자는 예를 든다. 두보의 [술 마시는 여덟 신선의 노래飮中八仙歌]는 저명한 시가 있다. 그중 첫 번째 구절 “하지장賀知章(677~755)은 술에 취해 말을 탄 것이 마치 배를 탄 것과 같다知章騎馬似乘船”에 대한 주석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본래 이 구절은 전혀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다. 말 탄 것이 마치 배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좌우로 이리저리 흔들리니, 술에 만취한 모습이다. 그런데 주석에서는 뜻밖에도 [월절서越絶書] 중 한 구절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체로 월越나라는 물길로 다니면서 산 위에 거처하니, 배를 수레로 삼고 노를 말로 삼는다.”[월절서]는 오吳나라와 월越나라 양국의 역사와 지리, 인물 등을 기록한 책으로, 월나라 땅에는 물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배를 타고 다니는데, 마치 북쪽 지역에서 말을 타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이것은 하지장이 “말을 탄 것이 마치 배를 탄 것과 같다”는 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한다면, 정녕 가까이 갈수록 더 멀어질 뿐이다. 저자는 지금의 누군가가 한 편의 글을 쓰면서 ‘유령幽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어떤 주석가가 일필휘지로 [공산당선언]의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라는 주석을 달아 사람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꼬집는다.

중국은 분서焚書의 역사가 많은 나라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주원장의 분서를 “분서 중의 분서”라며 소개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주원장은 응시자의 공부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각자가 의견을 진술하는 것을 허용한 당나라의 방식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팔고문을 과거시험에 도입했다. 팔고문 시험은 출제 범위가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의 사서四書와 [역] [서] [시] [예] [춘추] 등 오경五經으로 한정되었다. 사서와 오경에 대한 해석은 단지 주희朱熹(명나라 황제 또한 성이 주朱였다)의 주석만을 사용해야 했고, 다른 주석은 허용되지 않았다. 팔고문을 작성할 때는 반드시 성인의 말투로 성인의 사상을 이야기해야 하며, 성인과의 일치를 유지해야 한다. 문장의 격식은 고정되어 있고, 팔고로 나누어 져야 한다. 두 문장씩 서로 대구가 되어야 하고, 변려문騈儷文의 형식이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저자가 말하려는 것은 “주원장은 책을 태우지 않았지만, 팔고문으로 선비를 선발하는 방법이 오히려 책을 태우는 것에 비해 더 가혹하다”는 점이다. 청나라 초기에 광둥廣東 사람 중에 요연廖燕(1644~1705)은 이 점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인식해 “명나라 태조가 팔고문으로 시험을 치른 것이 진나라 분서焚書의 술수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명나라는 교묘했고 진나라는 서툴렀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는 제1부 ‘고전 진리의 해체적 독법’을 통해 저자의 고전비평과 기본 관점을 독특한 사례들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제2부 ‘역사 진실의 재구성 독법’을 통해서는 ‘사고전서 편찬’에 얽힌 가혹하고도 놀라운 역사적 진실과 만나게 된다. 책 전체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 주제는 매우 실증적이며 철두철미하게 건륭제의 이 문화융성 사업을 까발리고 있다. “건륭제는 장장 61년간 재위에 있었기 때문에 만약 문자옥을 만든 절대적인 숫자만 놓고 본다면, 옹정이 어떻게 건륭을 감히 따라갈 수가 있겠는가?”라는 서두부터 심상치 않다. 과연 청대 문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이미지인 사고전서를 둘러싼 진실은 무엇인가?
청대는 만주족이 한족을 지배한 시기였기에, 만주족 지배층은 한족 선비들의 문자적 저항을 두려워했다. 이는 여러차례의 문자옥을 불렀고 많은 이들이 관련되어 목숨을 잃었다. 그런 일이 있었기에 건륭제가 널리 책을 구하는 일에 착수했지만, 아무도 집에 있는 책을 내놓지 않으려 했다.(무려 공고 이후 1년 가까이).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건륭제가 어떻게 관리들을 몰아세우고 갖은 계략을 통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서적수집 진실의 재구성’이다. 하나의 예를 들면 건륭제는 “혹은 전해 들은 말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고, 혹은 기록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도 있는 것은 본래 어쩔 수가 없다. 그러니 어찌 이것저것 겁을 먹고 벌벌 떨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식으로 구슬렀다. 또한 이렇게까지 황제가 말을 했는데 내놓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은닉하여 보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때에는 죄를 받는 것이 도리어 작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협박했다. 그리하여 드디어 건륭 41년(1776), 장시순무 해성海成이 상주문을 올려 “구매한 책과 민간에서 기증한 책을 조사해보니, 불태우거나 금지해야 할 책이 전후 8000여 부나 되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수없이 이런 보고들이 이어지고 책들은 수도로 실려와서 황제의 눈앞에서 확인을 거치고 불태워졌다. 수도 없이 불태워졌다. 그리고 불태워지지 않는 책들은 가차없이 내용이 삭제되거나 수정되어 사고전서로 묶였다. 여기에 동원된 사람들의 수는 엄청났고, 뛰어난 문인들도 있었지만 경륜이 매우 부족한 젊은이들도 다수 투입되었다. 그래서 책이 가지고 있는 문맥이나 원의가 제멋대로 손상되기 일쑤였다. 그렇게 책의 바다인 사고전서는 엄청난 역사왜곡을 일으켰으며, 비록 책의 역사를 정리했지만, 전혀 과거의 정신문화 유산을 보존하는 식으로 정리되지는 않았다.

“역자는 [사고전서총목제요]의 번역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국가적 문화사업으로 진행된 [사고전서]의 방대한 규모에 감탄하면서 번역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사고전서]가 편찬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수많은 검열과 분서, 정치적 술수 등 숨겨진 폐부와 오점 등을 확인해가면서 적지 않은 실망과 충격을 받았다.”

옮긴이의 말에서 여실히 드러나듯, 사고전서의 항목만 읽어봐도 독자들의 문화적 충격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아울러 옮긴이는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고전과 역사를 분석하고 해석한다. 기존의 익숙한 방법에서 벗어나 특유의 독법으로 접근한다. 만약 자신만의 상상력이나 억측으로 새로운 독법을 시도했다면, 여느 독창적인 수필가의 글과 차별성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매우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으로 고전과 역사의 또 다른 이면을 파헤친다. 객관적인 사료와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제시된 그의 논리는 치밀하면서도 설득력이 있다”라고 이 책의 가치를 평가한다.
‘사고전서’에 이어 저자는 ‘죽림칠현’을 둘러싼 역사적 진실을 비롯하여 중국 고대의 형벌제도, 청대 관리의 횡령 습성, 신하와 황제의 관계, 권력과 부정부패의 상관관계, 고대 법률의 문제 등 역사 현장에서 발견한 작은 비밀들을 고문헌의 독서를 통해서 하나하나 밝혀내는 미시적 독서를 해나간다.
저자는 서문에서 강조한다.

역사 읽기讀史와 현재 읽기讀今, 책 읽기讀書와 사람 읽기讀人를 함께 연결지어 여러 종류의 다양한 글을 쓰고, 그것을 함께 모은 것이 바로 이 작은 책이다. “저 꽃과 풀들을 내 마음대로 좋아하듯, 살고 죽는 것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면, 쓰리고 괴롭도록 원망하는 사람도 없으리라.” 이 책 또한 볼품없는 작은 꽃이나 풀과 같지만, 혹 뜻있는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설사 관심 갖는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내 마음속의 생각과 희망을 고민하고 기록하고 표현했기 때문에 아무런 여한이 없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삼불三不의 독서법

제1부 고전 진리의 해체적 독법

1 편한 자세로 읽기와 무릎 꿇고 읽기: 살아 있는 독서와 죽은 독서
2 경전 읽기의 어려움: 주석과 위작을 버리고 경전 읽기
3 역사서 읽기의 어려움: 조작과 미화 속에 감춰진 진실
4 시의 주석: 주석에 가려진 시의 본래 의미
5 분서 아닌 분서: 주원장의 독창적 분서 방법
6 분서, 저서, 독서: 책 태우기, 쓰기, 읽기의 역설
7 어린이와 경전: 어린이에게는 어려운 경전 읽기
8 두 명의 공부자: 인간 공자와의 대면

제2부 역사 진실의 재구성 독법

9 『사고전서』 편찬의 진실
서적 수립에 관한 재구성: 혹독 | 서적 소각에 관한 재구성: 맹렬 | 서적 문자 삭제에 관한 재구성: 잔혹 | 서적 편집에 관한 재구성: 엉성 | 남은 진실의 재구성
10 죽림칠현의 삶과 죽음의 진실
산도와 혜강의 절교 | 혜강의 죽음 | 완적의 광기 | 상수의 전향 | 어질지 못한 왕융 | 술에 취한 유령 | 완함의 인생 | 여안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
11 특별 재난 구조의 진실: 청대 재난 지역 특사 파견의 허상
12 한 권의 무서운 책에 담긴 진실: 청대 관료 집단의 부정부패상

제3부 역사 현장에서 발견한 작은 비밀

13 황제의 일은 처리하기 어렵다: 주원장 공덕비의 비밀
14 제왕의 이름을 그대로 기록하다: 『사고전서』의 제왕 피휘避諱의 진실
15 황제를 속이다: 『사고전서』 편찬에 참여한 신하들의 속임수
16 요즘 학자들: 권력에 아부하는 학자들
17 나쁜 습성: 청대 관리의 횡령 습성
18 마오쯔帽子 억설: 정치판의 추악한 레테르 붙이기
19 무고죄의 증거: 주원장과 호람胡藍의 옥獄 사건
20 신하의 정해진 자리: 신하는 황제의 개
21 방목謗木의 변천: 백성의 신문고에서 길거리 표지판으로
22 반부정부패의 한계: 권력과 부정부패의 상관관계
23 중단 없는 잔혹함: 형벌과 고문의 역사
24 왕의 법률 위반: 법률 적용의 불평등
25 유학의 잠언: 잠언 속 진리의 역설
26 유상儒商과 유상 문학의 진실: 진정한 유상 찾기의 어려움
27 덩뉴둔鄧牛頓의 억지 추측: 『홍루몽』 방언 연구의 비전문성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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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은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그것은 마음의 교류다. 대학에서 공부할 때 스승 한 분이 말씀하기를, 옛사람의 책을 읽는 것은 옛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위험 부담이 가장 없는 일 중 하나다. 왜냐하면 옛사람은 나와 논쟁을 벌일 수도 없고, 고자질할 수도 없으며, 이간질하여 싸움을 붙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말씀이 스승의 경험에서 나온 말로,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코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만약 당신이 읽는 책이 ‘성인’의 책이라면? 그렇다면 이로부터 역시 커다란 압박감을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회에서 이미 그를 ‘성인’으로 규정했고, 그의 말을 표준으로 받을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책의 내용 중 이해되는 부분은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겠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 또한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인에 대한 비난’이며, ‘성인에 대한 비난’은 곧 죽음이다. 이러한 책을 읽는다면 어찌 흥이 깨지지 않겠는가!

_「삼불의 독서법」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천쓰이陳四益

상하이 자딩嘉定 사람으로, 1939년에 쓰촨 성 청두成都에서 태어났다. 그곳의 옛날 명칭이 익주益州였기 때문에 이름을 쓰이四益라고 지었다. 1962년에 푸단 대학 중국어언문학계를 졸업하고, 푸단 대학 중문계 조교助敎를 역임했다. 중국인민해방군 2348프로젝트지휘부 정치부 간사, 신화사新華社 후난湖南 지사 기자 및 정문政文팀 팀장, 신화사 시사주간지『랴오왕瞭望』 편집주간, 문화편집실 주임 및 편집실 주임, 편집위원, 부편집국장, 선임편집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중국 서평지성지 『독서』에 인문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당대잡문선수·동이지권當代雜文選粹·東耳之卷』 『현대잡문감상現代雜文鑑賞』 『회도신백유繪圖新百喩』 『할조심?操心』 『회도
쌍백유繪圖雙百喩』 『난번서亂飜書』 『정축사기丁丑四記』 『당시별해唐詩別解』 등이 있다.

 

옮긴이

김동민

성균관대 유학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한대 춘추공양학의 성립과 전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이징 대학 고급진수과정(연강재단 중국학연구원)을 수료했으며,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연구원을 거쳐 현재 성균관대 학부대학 대우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로 『우리들의 세상, 논어로 보다』 『동양철학의 자연과 인간』 『동양사상』 등이 있고, 역서로 『국가와 백성 사이의 漢』 『공자개제고(전5권)』 『중국고전명언사전』(공역), 『동양을 만든 13권의 고전』(공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