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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고전과 푸코의 웃음소리 천문·지리·본초에 대한 기기묘묘한 이야기
  • 지은이 | 류쭝디
  • 옮긴이 | 이유진
  • 발행일 | 2013년 04월 01일
  • 쪽   수 | 384p
  • 책   값 | 18,000 원
  • 판   형 | 152*223
  • ISBN  | 9788967350475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古典人文學의 르네상스를 열 문제작!

천문·지리·박물·본초의 오묘한 세계가 열리고
초목과 짐승 배후의 시적 정취와 비밀이 밝혀진다

전복적·통섭적 사유로 연 ‘고전인문학’의 새로운 길

 

류쭝디 산둥대 문사철연구원 교수의 [동양고전과 푸코의 웃음소리](원제: 古典的草根)가 신화학 전공자인 이유진 박사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중국 최고의 지성지 [독서讀書]에 발표된 글들을 위주로 묶은, 부제가 “천문·지리·본초에 대한 기기묘묘한 이야기”인 이 책은 국내 인문독서계에 지적 흥분을 안겨줄 새로운 인식들로 가득한 문제작이다. 대학 학부에서 대기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 때 문예학을 전공하고 박사과정에서는 민속학으로 바꿔 학위를 획득한 저자가 내놓은 이 ‘메타고전학’은 무릎 꿇고 책상에 앉아 성현의 이야기를 암송하는 고전읽기와는 애초에 그 종이 다르며, 고전에 나오는 단어나 개념의 배후를 캐는 철학적, 역사적 연구와도 그 궤를 달리한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동양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 이를테면 [주역] [예기] [논어] [맹자] [장자] [산해경] 같은 책들이 민초들의 구전적 전통과 지식인들의 문언적 전통의 충돌, 해체, 재구성의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레이먼드 윌리엄스 식으로 말하자면 “역사적 형성물”이라는 관점에서 철저히 고전의 유래를 캐묻고 있으며, 고전의 자연관·세계관·정치관·인간관 등을 한 개인이나 집단이 ‘앎에 대한 의지로 외부세계를 추상적으로 탐구한 지적 결과물’이라는 인식에서 돌려세워 자연의 바람과 비, 태양과 습기, 사계절의 순환으로부터 양분을 받아 그 뿌리를 키워낸 민간적 지혜의 산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원제 ‘고전의 풀뿌리’가 갖는 의미이다.

 

서문을 쓴 류샤오펑 칭화대 교수는 아래와 같이 이 책의 성격과 특징을 정리하고 있다.

류쭝디는 난징南京대학 기상학과 출신으로 이과생이다. 그런데 졸업한 뒤에 쓰촨四川사범대학으로 가서 가오얼타이高爾泰 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중문과에서 몇 년 동안 문예 이론과 문학사를 강의했다. 그리고 베이징사범대학으로 가서 민속학의 대가인 중징원鍾敬文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 민속학을 공부했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학계로 들어갔으니, 이치대로라면 마땅히 본업인 민속학을 꾸준히 연구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결국엔 천문기상 쪽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는 [산해경]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하여, 중국 고대 천문학과 역법학을 연구하면서 신화·절일節日·민속 등의 여러 학문을 중국 고대의 하늘이라는 커다란 배경 아래로 끌어왔다. 계절이 순환하고 세월이 흘러가는 소박한 이치가 그에 의해 고대 신화와 민속으로 해석됨으로써 이채를 발하게 되었다.
학과의 세분화가 날로 더해가는 시대에, 그는 뜻밖에도 민속학과 신화학, 선진先秦 시기의 문헌, 구두 전통 그리고 과학사를 한데 버무린다. 실로 흠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이것이 자신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일부러 자신을 낮추기 위함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사실상 이처럼 전문 영역을 넘어서서 서로 다른 학문 사이의 문을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이여야만 비로소 도술道術이 여러 학파에 의해 갈가리 찢기지 않고 하나로 녹아 있던 고대 사상의 세계로 들어가서 역사의 풍진 뒤에 오래도록 감춰져 있던 풍경을 드러내 보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처럼 자신의 전문 영역을 넘어선 학자다. 바로 그렇기에 딱히 정확하게 뭐라고 분류할 수 없는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다. 이 책은 천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지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학을 논하고 신화를 설명한다. 넓게는 박물博物에 관한 것과 세밀하게는 수사修辭에 관한 것까지 하늘과 땅을 하나로 융합하고, 고대 학문과 새로운 지식을 하나의 용광로 속에 녹여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늘의 용, 땅의 용, 사시에 따라 운행하는 용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본초本草와 박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본초학의 내력과 오묘함을 이야기하고, 박물학 속의 괴물과 수사를 이야기하고, 초목과 짐승의 배후에 있는 시적 정취와 비밀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우리가 고개를 들어, “맑은 은하수 사이에 두고서 애틋하게 바라만 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견우성과 직녀성을 바라보도록 이끈다. 이 책은 우리가 몸을 숙여, 대지에 불어오는 사계절의 바람소리 그리고 바람과 같은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이끈다. 이 책은 우리가 문인의 서재에서 나와, 별들이 돌아가고 바람 소리 세차게 울리던 고대의 별이 총총한 하늘과 민간의 대지로 돌아가도록 이끈다. 이 책의 내용은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정수가 가득하여 옹골지다. 천문·지리·시학·신화·박물·수사 등 갖가지 문화와 자연을 통해 저자가 일관되게 규명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민족정신을 관통하는 고금의 문화정신이다.
류쭝디는 가오얼타이 선생한테 미학을 배우면서 칸트를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의 문제에 있어서 칸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류쭝디가 보기에 시간과 공간은, 과학적 사고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인간의 사상이 전개되는 데 있어서 기본 형식이다. 또한 인간이 자신의 삶과 세계의 의미를 이해하는 기본 척도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은 우리가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기본적인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칠석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어쨌든 칠석 이야기의 각 부분은 고대인의 시간감각 속에서 그 원천을 찾을 수 있다. 하늘의 별, 땅 위에서 우는 벌레, 인간 세상에서 길쌈하는 여인, 초가을의 장마, 성숙한 과과, 이 모든 것이 절기 속에서 동시에 나타나 연결되고 시간적으로 동일한 의미를 부여받고, 만남과 이별을 말하는 같은 이야기 속에서 엮였다. 이를 통해 인간의 지식과 서사敍事에 있어서 시간성의 토대적인 역할을 짐작할 수 있다. 대자연의 영구불변하고 순환하는 리듬으로서의 시간은, 생계와 일과 휴식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인식과 서사까지 인도한다. 존재론적인 의미에서 시간은, 인간의 인지와 측정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인간이 만물을 이해하고 측정할 수 있는 가능성의 조건이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만물은 그치지 않고 생장한다. 세상만물은 모두 시간이라는 긴 강 속에서 뜨고 가라앉으면서 숨었다 나타났다 하면서 인간의 생활과 시야 속으로 들어오거나 나가거나 한다. 시간이라는 거대한 리듬 속에서 각각 나타나는 때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받고 서로 다른 인식 범주에 속하게 되며 서로 다른 이야기 속으로 편입된다. “사시가 운행하고 만물이 생장한다.” 어떤 이는 시간이란 대자연의 리듬, 즉 대자연이 만물을 창조해내는 각본이라고 한다. “천지가 차고 비는 것도 때와 더불어 줄고 분다.”([역전])광대한 하늘과 넓은 대지가 바로 이 각본이 펼쳐지는 무대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교합하여 만물이 변화하고 무르익는다.”([역전]) 만물이 생장하고 불어나는 것은 이 무대에서 계속해서 순환하며 상연되는 극이다. 매년 7월이면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에서 만난다는 것은, 이 극 가운데 슬프고 감상적인 한 토막일 뿐이다.”
이상에서 칸트 시간관의 그림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칸트의 까다로운 말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어느 한 영역과 방법에 구애받지 않는 이런 책은 특정 학문 분야에 입문하는 교량이 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민간문학·민속학·신화학·구두전통·고전학 등과 관련하여 여러 학과의 젊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유협은 [문심조룡文心雕龍]에서 이렇게 말했다. “글의 구상에서 정신의 작용은 심원하다. 따라서 고요히 정신을 집중하면 생각이 천년에 가 닿을 수도 있고, 가만히 표정을 가다듬으면 시선이 만 리를 꿰뚫어볼 수도 있다.” 좋은 글 역시 “생각이 천 년에 가 닿을 수도 있고 시선이 만 리를 꿰뚫어볼 수도 있어야” 한다. 부디 이 책의 독자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관통과 융회의 의미가 풍부한 글에 담긴 저자의 유창한 문장을 따라가면서 깊은 의미와 색다른 맛을 지닌 정신의 여행을 체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

 

목차

서문 류샤오펑

제1부 증거를 찾는 버릇考據?

1장 ‘춤’이라는 키워드로 고전을 읽는 방법
2장 오행설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들
3장 태사공의 죽음을 추적하다
4장 용이라는 기이한 생물을 찾아서
5장 칠석 이야기의 내막

제2부 『산해경』의 기기묘묘한 세계

6장 촉룡이 눈 감으면 밤이 된다
7장 괴물지와 본초 수사학 그리고 푸코의 웃음소리
8장 신화·상상·지리: 괴물 기호학에 대한 불편함

제3부 민초들이 만든 경전의 세계

9장 금문경학의 풀뿌리
10장 고사古史·고사故事·고사?史
11장 문자는 본디 거죽이다
12장 유씨 할멈, 배우와 지식인
13장 신화학을 둘러싼 세 가지 문제

후기 / 주 / 옮긴이의 말: 고전의 풀뿌리에 감춰진 히에로파니 / 찾아보기

미리보기

학과의 세분화가 날로 더해가는 시대에 저자 류쭝디는 뜻밖에도 민속학과 신화학, 선진先秦 시기의 문헌, 구두 전통 그리고 과학사를 한데 버무린다. 실로 흠모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 영역을 넘어서서 서로 다른 학문 사이의 문을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이여만 비로소 도술道術이 여러 학파에 의해 갈가리 찢어지지 않고 하나로 녹아 있던 고대 사상의 세계로 들어가서 역사의 풍진 뒤에 오래도록 감춰져 있던 풍경을 드러내 보일 수 있다.
바로 그렇기에 딱히 정확하게 뭐라고 분류할 수 없는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다.
이 책은 천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지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학을 논하고 신화를 설명한다. 넓게는 박물博物에 관한 것과 세밀하게는 수사修辭에 관한 것까지 하늘과 땅을 하나로 융합하고, 고대 학ㅁ분과 새로운 지식을 하나의 용광로 속에 ㄴㄱ여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늘의 용, 땅의 용, 사시에 따라 운행하는 용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본초本草와 박물에 대해 이야기 한다. 본초학의 내력과 오묘함을 이야기하고, 박물학 속의 괴물과 수사를 이야기하고, 초목과 짐승의 배후에 있는 시적 정취와 비밀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우리가 고개를 들어 “맑은 은하수 사이에 두고서 애틋하게 바라만 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견우성과 직녀성을 바라보도록 이끈다. 우리가 문인의 서재에서 나와, 별들이 돌아가고 바람 소리 세차게 울리던 고대의 별이 총총한 하늘과 민간의 대지로 돌아가도록 이끈다. _「서문」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류쭝디劉宗迪

1963년생으로 산둥성 지모卽墨 출신이다. 난징南京대 기상학과에서 대기물리학을 전공한 뒤 쓰촨四川사범대 중문과에서 문예학을 전공(석사)했고, 베이징사범대 중문과에서 민속학(박사)을 전공했다. 2001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수도사범대 문학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다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사회과학원 민족문학연구소에 재직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산둥대 문사철연구원 교수로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민속학과 신화학으로, 민속학과 신화학의 방법을 통해 중국 초기의 문헌과 역사를 해독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저서로 『잃어버린 천서失落的天書』 『성씨와 이름에 관하여姓氏名號面面觀』 등이 있고, 번역서로 제인 헤리슨의 『고대 예술과 제의』, 마리야 짐부타스의 『살아 있는 여신』(공역)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고대 조선의 세계관과 『산해경』」 「토템, 족군族群과 신화」 「칠석 고사故事에 관한 고찰」 「태산 봉선의 진상」 「복희·여와 남매혼 고사의 원류」 「서왕모 신앙의 본토 문화 배경과 민속 연원」 「태양신화에 관한 고찰」 「황제와 치우 신화 탐원」 등이 있다.

 

옮긴이

이유진

연세대학교 중국연구원의 전문연구원. 오늘날 우리 시각으로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읽어주는 인문학자로, 복잡한 중국 역사를 대중적인 언어로 소개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여섯 도읍지 이야기』에서는 중국 이해의 심장부인 여섯 도읍지 곳곳을 종횡무진 아우르며, 그 안에 깃든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중국신화의 역사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신화의 상징성 및 신화와 역사의 얽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중국 문화와 역사, 문학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신화와 역사를 이해할 때,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를 강조해왔다.
지은 책으로는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중국의 역사』 『한손엔 공자 한손엔 황제』 『차이나 인사이트 2018』(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고대 도시로 떠나는 여행』 『중국 철학은 어떻게 등장할 것인가?』 『미의 역정』 등 다수가 있다. EBS 라디오 <니하오 차이나>의 ‘중국 신화전설’ 코너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