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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전 5 인간 본성의 모든 것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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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 축가장
제46회 축가장으로 진군
제47회 축가장을 다시 공격하다
제48회 등주에서 온 원군
제49회 축가장, 드디어 함락되다
十 고당주
제50회 뇌횡과 주동
제51회 시진이 수렁에 빠지다
제52회 이규가 나진인을 공격하다
제53회 고당주를 격파하고 시진을 구하다
十一 호연작전
제54회 연환마
제55회 구겸창
제56회 도망간 호연작
十二 풍운 양산박
제57회 영웅들이 양산박으로 모이다
석수가 다시 땔감을 지고 큰길만 바라보고 걸었다. 앞쪽에 마을 인가가 보이고 여러 채의 주점과 푸줏간도 있었다. 석수가 땔감을 메고 주점 문 앞에서 멈춰 쉬었다. 객점 안을 보니 창칼들이 문 앞에 꽂혀 있었다. 사람들이 누런 조끼를 입었는데 큰 글씨로 ‘축’자가 쓰여 있었고 왕래하는 사람들 역시 같은 모습이었다. 석수가 한 노인을 골라 인사하며 물었다.
“어르신, 이것은 무슨 풍습입니까? 왜 모두 문 앞에 창칼을 꽂아뒀습니까?”
“자네는 어디서 온 길손인가? 모르면 빨리 가던 길이나 가게”
“소인은 산동에 대추 팔러 온 길손인데 본전을 다 까먹어 고향으로 못 가고 이렇게 땔감을 메고 여기에 팔러 왓습니다. 이곳 마을 풍속과 지를 모르겠습니다.”
“빨리 가게나. 다른 곳으로 피하게. 여기서 조만간 큰 싸움이 날 걸세!”
“이렇게 좋은 마을에서 큰 싸움이라뇨?”
“길손, 자네 정말 모르는가? 그럼 내가 말해주지. 여기는 축가촌이라 부르네. 언덕 위에는 축조봉 어른의 저택이 있네. 양산박 호걸드로가 사이가 나빠져 군마를 이끌고 싸우러 마을 어귀에 왔다네. 마을 길이 복잡하여 감히 들어오지 못하고 바깥에서 지금 주둔하고 있다네. 그래서 축가장에서 명령을 내려 집집마다 건장한 ㅈ럼이들이 싸울 준비를 하고 있고 명령이 하달되면 즉시 나가 호응하여 싸울 것이네.” _「축가장으로 진군」
지은이
시내암施耐庵
시자안(施子安)으로 내암은 그의 자이다. 중국 장쑤성(江蘇省) 화이안(淮安)에서 태어나 35세에 진사가 되었으나 상급 관리와 사이가 좋지 않아 2년 만에 관직을 버리고 고소(姑蘇, 지금의 소주)에 칩거하며 문학작품 집필에 전념했다고 한다. 원(元) 말기에 발생한 장사성(張士城)의 난에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는 않다. 시내암 자신이 원말명초의 변혁기를 지내면서 조정의 부패와 사회의 혼란을 직접 겪었기에 『수호지』 안에 그 감정들이 잘 드러나 있다.
『수호지』는 시내암이 민간에 전승되어 오던 내용을 수집 기록하고 나관중(羅貫中)이 찬수했다는 의견도 있고 나관중이 창작하고 나관중이 편찬했다는 주장 등 여러 견해가 있으나, 시내암이 각색하여 완성시킨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1296년에 태어나 1370년에 사망했다고 알려진 그의 생몰년도 정확하지는 않다.
옮긴이
방영학
1990년 국민대 중문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중국 어문사철에 관심이 많았고 사서, 통감, 제자백가를 두루 읽었다. 1989년 민족문화추진회(지금의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국역연수원에서 2년간 연수했다. 이때 집중적으로 고문 번역을 배웠다. 1990년대 초반 유학을 떠나 1998년 베이징대 국제 정치학과에서 ‘중소 국교수립에 관한 문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2001년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2009년 귀국할 때까지 사업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시간이 날 때마다 사대기서 등 중국 고전소설을 독파했으며 중국 문화와 관련된 각종 다큐멘터리와 TV 강의 수천 편을 섭렵하며 문언문과 백화문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고전 전문 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으며 첫 작업으로 ‘수호전’을 완역했다.
송도진
1991년 국민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고전에 관심이 많았으며, 한학의 대가인 김도련 교수 밑에서 사서, 통감, 제자백가를 두루 읽었다. 졸업 후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나 러시아연방 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에 입학했다. 중국, 러시아(소련) 외교 분쟁사를 주로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귀국한 뒤로는 현재까지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으며, 동시에 고전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수호전』(글항아리, 2012)이 있다. 현재 중국 정사 자료인 『후한서』와 『사기』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나는 청소년 시절에 『삼국지』 『수호전』과 함께 동서양의 고전 저작을 폭넓게 읽었다. 그때 내가 본 것은 언제나 책 바깥의 내 곁에 비슷한 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어내는 삶이었다. 그 인지상정은 어른이 되어 현실을 바라보는 내 시선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이번 『수호전』은 요즘 독자들의 독서 습관과 기대 심리에 맞게 원전을 가감하지 않고 전체를 옮겼으니 『수호전』에 펼쳐진 인간 군상을 제대로 만나볼 채비를 갖췄다고 할 만하다.” _황석영, 소설가
“이번에 선보이는 『수호전』 완역본의 가장 큰 미덕은 문장이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유려하다는 점이다. 한 문장 한 단어 꼼꼼히 옮기며 적절한 어휘를 선택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술술 읽히는 가독성이 일품이다. 『수호전』 읽는 맛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감히 평가할 수 있다.” _김원중, 대학교수
“고전은 늘 우리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수호전』에 등장하는 사회와 인간 군상의 모습은 천 년 세월을 지난 오늘날의 디지털 사회에도 전혀 낯설지 않다. 어떤 현대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함으로 무장한 『수호전』을 통해 현대 사회를 살아갈 필수적인 지혜인 인간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얻어보자.” _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트렌드 차이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