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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 인문학 시인과 함께하는 물리학 산책
  • 지은이 | 김병호
  • 옮긴이 |
  • 발행일 | 2010년 02월 23일
  • 쪽   수 | 286p
  • 책   값 | 13,500 원
  • 판   형 | 152*223
  • ISBN  | 9788993905168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추천의 글
책소개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시를 쓰는 시인을 아시나요?
이 책은 첫 시집 [과속방지턱을 베고 눕다](랜덤하우스중앙, 2006)로 ‘상대성이론’ ‘E=mc2’ 등 전문적인 과학 개념이나 이론을 시라는 형식을 빌어 표현해 주목을 받은 김병호 시인이 펴낸 과학에세이집이다. 젊은 시절 저자는 물리학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1986년 성균관대 물리학과에 진학했다. 하수상한 세상에 뒤섞이다가 가끔 도서관 400번 서가를 서성이며 대학시절을 보냈다. 군대에서 우연히 시를 만나 시에 빠져 시인이 된 저자는 물리학과 시가 세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서로 다른 방식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추천사에서 말했듯 그 뒤부터 저자는 “한국 문단에서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멋진 시를 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고도로 압축된 상징의 언어로 과학과 삶을 동시에 은유한다는 일이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평범한 사람들이 그 시를 읽고 음미하면서 과학과 문학을 동시에 산책한다는 것은 너무 큰 기대일 수도 있다. [과학인문학-시인과 함께하는 물리학 산책]은 과학과 문학을 하나의 총체성으로 뭉뚱그리려고 해온 시인의 오랜 고민이 찾은 하나의 통로이다. 부제목 “시인과 함께하는 물리학 산책”에서 보듯 독자들은 저자의 손에 이끌려 물리학의 정원에 들어와 질량, 관찰자, 상수, 시간, 대칭, 과학에서의 해석, 과학과 문학의 통섭 등의 주제들을 맛보고 즐길 수 있다.
이 책에서 질량은 “친근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것”이고 상수는 “가장 맛있는 국물을 만드는 레시피”다. 대칭은 “모든 것의 보이지 않는 배후”이며 관찰자는 “흔들리는 우주를 고정하는 눈”으로 정의된다. 독자들은 양자역학이 보여주는 기이함들이 얼마나 긴밀하게, 그렇기 때문에 유머러스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과학은 아름답다… 마치 시처럼
과학의 언어는 수학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러한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저자는 과학 또한 아름다움의 가치로 다시 해석되어야 하며 인생에 적용될 수 있도록 번역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은 문명의 이기를 만드는 ‘도구’를 넘어 그 스스로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래는 리처드 파인말의 말이다.

“오늘날의 시인들은 왜 이런 것을 시의 소재로 삼지 않는가? 왜 그들은 목성을 쉽게 의인화시키면서도 목성이 메탄과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구형의 회전체라는 뻔한 사실 앞에서는 침묵하고 있는가? 이렇게 한정된 소재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시인들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인가?”

[과학인문학]은 “스산한 밤에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감상을 떠올릴 줄 아는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이런 섭섭함을 달래주기 위해 한국의 한 시인이 세상의 모든 시인들을 대표해서 선물한 책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물리학으로 사랑을 말하고 시로 우주를 말하는, 그것도 정확하고 아름답게 말하는 이 책을 삶을 한쪽 팔로만 더듬어온 모든 분들에게 권한다”라는 추천사처럼 두 문화(과학과 인문과학)의 양 극점에 ‘정착한’ 정주민들의 오래된 상식에 대한 ‘딴지 걸기’일지도 모르겠다.

목차

머리말

 

1장 질량, 친근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것
2장 관찰자, 흔들리는 우주를 고정하는 눈
3장 상수, 가장 맛있는 국물을 만드는 레시피
4장 시간, 희미한 옛사랑의 지문
5장 대칭, 모든 것의 보이지 않는 배후
6장 해석, 번역, 그리고 잡설
7장 과학과 문학의 통섭, 안개상자 속에서 시가 만드는 궤적

 

참고문헌

미리보기

삶은 총체적이다. 아니 우리가 아는 가장 총체적인 것이 삶이다. 이 총체를 이루는 성분 안에는 시간도 포함되어 있고 시간이 가진 불확실성이라는 심술도 들어있다. 마눌님은 아이와 함께 며칠 친정에 다녀오겠다고 갑자기 선언한다. 좋지 않았던 최근의 정황으로 보건대 남자는 그다지 탐탁지 않았지만 금세 수긍할 만한 몇 가지 이유를 찾는다. 한동안 소원했던 몇몇 친구들과 가질 수 있는 시간도 그중 하나다. 남자와 마눌님은 암묵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그래서 마눌님은 친정 식구들과 남자를 험담다흔데 몇 개의 밤을 온전히 썼으며 남자는 늦은 밤까지 나름의 유흥을 즐겼을까? 우리가 온전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있고 ㅇ예측 불가능한 것들이 있다.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베란다의 제라늄 화분 사이로 해가 질 것이다. 99.99%의 확률로 내일 아침이면 해는 다시 뜰것이며 99.99%의 확률로 딸아이는 30분 안에 배가 고프다며 엄마에게 투정부릴 것이다. _6~7쪽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김병호

1967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1998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과속방지턱을 베고 눕다> <포이톨로기> <밍글맹글>이 있고, 과학에세이집으로 <과학인문학>이, 장편소설로 <폴픽 Polar Fix Project>가 있다. 이 소설로 2017년 SF 어워드 우수상을 수상했다.

 

추천의 글

“한국의 과학자들은 시집을 읽지 않고 한국의 시인들은 과학저술을 읽지 않는다. 서재를 뒤져본 건 아니지만 그분들이 쓴 글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이건 좀 안타까운 일이다. 하는 일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서로 잘 모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과학과 시는 “우주는 상호작용하는 것들의 총체다”라는 육중한 명제의 몸에서 뻗어 나온 아름다운 두 팔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삶을 온전히 껴안으려면 그 두 팔을 다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책이 없지 않았으나 대개 번역서였거니와 유려한 우리말로 쓰인 책으로는 처음일 것이다. 저자인 김병호는, 내가 아는 한, 한국 문단에서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멋진 시를 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최고의 적임자가 일을 맡았으니 과학 쪽이건 시 쪽이건 참 다행이라는 얘기다. 물리학으로 사랑을 말하고 시로 우주를 말하는, 그것도 ‘정확하고 아름답게’ 말하는 이 책을, 삶을 한쪽 팔로만 더듬어 온 모든 분들에게 권한다.”

_신형철, 문학평론가

 

“물리학을 전공하고 시인이 된 다소 특이한 경력의 저자는 과학 또한 ‘아름다움의 가치로 다시 해석되어야 하며 인생에 적용될 수 있도록 번역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문명의 이기를 만들어내는 도구쯤으로 여겨지던 과학이 스스로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기 등장하는 현대과학은 멀리 있지 않다. 양자역학이 보여주는 기이함과 우리의 일상은 유머러스하게 연결되어있고 통찰은 과학과 문학을 넘나들며 자유롭다. 시인의 섬세함으로 해석된 현대과학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 가지는 특권이다.”

– 최윤경, 『KAIST』 전기전자공학 박사, 『삼성전자』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