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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과 영혼 영도零度의 인문학과 공부의 미래
  • 지은이 | 김영민
  • 옮긴이 |
  • 발행일 | 2017년 10월 10일
  • 쪽   수 | 1012p
  • 책   값 | 48,000 원
  • 판   형 | 140*200
  • ISBN  | 9788967354503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집중! 에고와 싸워 이기는 난사難事에 대하여

현실에 코 박고 살아가는 대신
지금 여기에 없는 현실적 공허를 살피는 집중은 왜 필요한가
장인에 이르는 성실한 적습은 어떻게
영혼을 생성시킬 만큼 존재를 거듭나게 하는가
 
철학자 김영민은 지난 25년여 간 꾸준히 새로운 글쓰기와 철학적 개념들로 한국 인문학의 독특한 줄기를 이뤄왔다. 4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신간은 그간의 공부론을 집대성하고, 공부론의 실천을 통한 인간의 가능성을 가장 밀도 있게 담아냈다. 이 책의 주제는 제목에 드러나 있다시피 ‘집중’과 ‘영혼’이다. 말하자면 인간이 즉자적 동물성을 벗어나는 메타적 순간들을 살핀다. 공부의 목표에 ‘열중’하는 일에서 벗어나, 공부의 수행성을 다양한 각도로 ‘집중적’으로 살핌으로써 ‘영혼’이라는 삶의 내용을 모아내고 있다.
 
‘열중’과 ‘집중’, 그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 시대 개인들은 제대로 된 집중의 삶을 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기 일쑤다. 대부분이 도시인인 우리는 이유 없는 피로에 젖어 삶에 대한 지속적인 에너지를 유지하지 못한다. 저자는 한국인이 매사에 들떠 부스대고, 명멸하는 하나의 매력에도 전체가 쉽사리 쏠려가 도무지 집중의 미학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관찰한다. 집중 대신 열중과 몰입만이 흔하게 보인다. ‘몰입 학습’ ‘열중 성공론’과 같이 집중은 변질된 형태로 성과주의의 중요한 도구가 된다. 돈으로 뛰고 인기로 먹고사는 축구 선수도 열중하며, 상가 재건축을 위해 세입자들을 솎아내는 이들도 열중한다. 하지만 열중은 집중과 다르다. 열중은 도구적이고 호흡이 짧으며 자기 배리를 보인다. 따라서 그 행위들은 언뜻 순수하고 멋있어 보일지 모르나, 사욕에 좌우되며 어느새 정신의 진보를 막는 수렁으로 작용한다는 게 이 책의 큰 문제의식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집중과 열중을 구분케 하는가? 저자는 열중에 비해 집중은 ‘존재론적 겸허’를 갖춘 태도라고 말한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과 무늬를 형성케 한다. 마음은 뇌의 활동에 따라 떠오르는 것이며, 뇌는 몸의 활동에 의해 내면화된 것이고, 몸은 타자와의 조응적 활동에 의해 진화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단계에서 집중이 행위의 중심을 이루어야 한다.
집중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하자면 그 길은 좁은데,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차분하고 견결하게 이루어지는 집중과 정성이야말로 달達과 성聖으로 가는 길이다. 그것이 ‘좁다’ 함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에고와 싸워 이겨야 하는 난사이기 때문이며, 그래도 그게 ‘길’일 수 있는 것은 여러 틀로써 그 본을 보여준 학學의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집중을 하기로 하자면 그 행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방향이다. “사랑은 영혼의 상태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시몬 베유가 말했듯, 집중은 무엇보다 갖은 정신적 에너지의 밑절미가 되기에 그 방향에 따라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 죽 쒀서 개주어서는 안 되고, 공들여 오른 산이 엉뚱한 곳이어서는 곤란하며, 호의가 지옥으로 안내하는 길라잡이 노릇을 해서는 파국이다. 마찬가지로 전념해서 일군 재능과 성취가 폭력과 죽임의 매체로 전락하는 것도 비극이다. 그러므로 집중하는 사람이 집중을 통해 무엇을 지향하는지, 그의 집중이 얹힌 생활양식은 어떤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지, 그리고 그 집중이 이웃과 세상을 어떻게 대접하는지 하는 문제가 다시 ‘문제’가 된다. 이런 뜻에서 집중은 문제의 해결이 아닌, 가장 중요한 문제를 발굴한 것인 셈이다. 그러므로 집중은 구체적인 여건과 매체의 조건에 얹혀 점진적으로 개량되는 극히 인간적인 과정으로 봐야 한다. 더욱이 집중이라는 행위는 ‘완전히 순수한 집중’, 즉 강도가 중요하다. 엄벙덤벙, 데면데면하다면 그것은 이미 집중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주의의 상혼이 인문적 집중과 버성길 수밖에 없는 변덕과 자의의 시대에 제 나름의 형식과 강밀도를 지닌 집중의 생활을 유지하는 일은 어렵고 또 그만큼 중요한 생활정치의 노력일 것이다. 요약하자면, 집중은 강도―지속성―방향이 핵심이다.
 
 
목차

서언

1장 집중, 인간이다
1 애착
2 연기(延期)
3 식탁의 인류학
4 차분하다(落(ち)付く)
5 집중이란 무엇인가(1)
6 노동과 집중
7 집중과 신(神)
8 경(敬), 또 하나의 집중
9 집중, 내용을 잃은 성취
10 집중 혹은 지성과 영성이 만나고 헤어지는 곳
11-1 집중이란 무엇인가(2)
11-2 집중이란 무엇인가(3)
12 집중이란 무엇인가(4): 불이(不二)

2장 공부, 혹은 1에서 0으로, 2에서 3으로
13 집중의 공부, 혹은 1에서 0으로, 2에서 3으로
14 시몬 베유, 집중과 영성
15 집중과 내용

3장 일본 혹은 어떤 차분함에 대하여 
16-1 차분한 물건들 혹은 인간의 책임
16-2 장인, 그 정성의 이력이 신(神)을 불러낸 자리
16-3 좋은 시민과 나쁜 국민
16-4 예의 혹은 연극적 외설성
16-5 외부자는 관측을 오용한다
16-6 자전거를 타는 나라(1)
16-6-1 자전거를 타는 나라(2)
16-7 윤치호의 자리
17-1 ‘소우지(掃除)’하는 일본(1)
17-2 ‘소우지’하는 일본(2)
17-3 ‘소우지’하는 일본(3)
17-4 ‘소우지’하는 일본(4)
18-1 닮았다면 웃지요(1)
18-2 닮았다면 웃지요(2)
18-3 닮았다면 웃지요(3)
18-4 닮았다면 웃지요(4)
18-5 닮았다면 웃지요(5)
18-6 닮았다면 웃지요(6)
19-1 남을 보지 않는다(1)
19-2 남을 보지 않는다(2)
19-3 남을 보지 않는다(3)
19-4 남을 보지 않는다(4)
19-5 남을 보지 않는다(5)
19-6 남을 보지 않는다(6)
20-1 동원 가능성(1)
20-2 동원 가능성(2)
20-3 동원 가능성(3)
21-1 마지막 사회(1)
21-2 마지막 사회(2)
21-3 마지막 사회(3)
22-1 촌스러운 일본(1)
22-2 촌스러운 일본(2)
23-1 주변을 닦고 살펴 신들을 내려앉히는
23-2 신뢰 혹은 어떤 장소의 공기에 대한 직관
24 전라도의 소리와 경상도의 글자

4장 영혼의 길 혹은 달인과 성인의 변증법
25 달인과 성인 혹은 집중의 쌍생
26 영혼이란 무엇인가
27 영혼의 길(1) 혹은 변명과 낭독
28 영혼의 길(2) 혹은 불천노(不遷怒)
29 영혼의 길(3) 혹은 무(無)
30 영혼과 거울 혹은 휴대전화 만가(輓歌)
1 매체와 환상
2 함몰(陷沒)과 마비(痲痺)
3 영혼과 거울
31 인간(성)과 초월(성)

5장 잠시 내게 속한 앎, 인문학의 영도(零度)를 향하여 
32 달걀은 幻이다
33 내 앎은 내 것이 아니다
34 그러나 누가 ‘알고’ 있었다는 게 왜 중요했을까?
35 낌새는 언제 내 것이 되는가?
36 치매와 암(癌) 혹은 자아의 처리에 관한 단상
37 부탁을 받는 순간
38 무사적 실존과 앎(1)
39 무사적 실존과 앎(2), 인문학은 예외적인가?
40 베는 맛
41 ‘아직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하여
42 글쓰기의 영도(零度), 영도의 글쓰기
43 영도(零度)의 공원(空園)

6장 분노사회와 창의성의 인문학
44 분한(憤恨)과 창의성
44-1 여자의 분한, 여자를 향한 분한

7장 공동체와 집중
45 어떻게 어울릴 수 있을까: ‘집중’의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단상
46 영도의 인문학과 공동체의 (불)가능성
47 동무공동체와 불교적 상상력
1 공동체 혹은 틀 속의 개창(開創)
2 공동체, 호감과 호의가 아닌
3 응하기로서의 공동체
4 장소(감)와 공동체
48 예(yea), 예(禮), 예(藝)
49 유토피아적 상상과 거리(감)의 정치
50 시간과 장소는 어떻게 만나는가: 일, 거리(감), 사물

종언

미리보기

미래에서 다가오는 기별을 들을 수 있을까? 아무도 묻지 못한 질문을 공들여 조형함으로써 인간의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을까? 인간이라는 지금의 무늬(人紋)는 오랜 과거와 먼 미래를 잇는 진화의 율동에 어떻게 조응하고 있을까? 물질과 의식과 언어의 임계를 넘어 쉼 없이 나아가는 인간의 정신사를 ‘집중’ 으로써 통으로 조망할 수 있을까? 생명체 중 유일하게 자기 초월의 좁은 길에 들어선 인간의 삶과 죽음에서 ‘영혼’의 자리는 어떻게 갱신될 수 있을까? 놀라운 이 생명과 정신의 도정에서 ‘공부’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일까? 인간은 이 광대무변한 시공간 속에서 구원의 소식이 될 수 있을까?
‘인간만이 절망’이라고 했건만, 그 인간의 정신에 빛이 깃들 수 있는 희망을 살폈다. 현실에 터하면서도 그 현실성이 가능성과 어울리는 길목을 더듬었다. 우주와 세상의 변화 앞에서 자기생각을 낮추며, 굳이 이해를 구하지 않고 오히려 더불어 ‘되어’가고자 애썼다. _4~5쪽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김영민

철학자, 한신대 교수. 『서양철학사의 구조와 과학』(1992) 『현상학과 시간』(1994) 『컨텍스트로, 패턴으로』(1996) 『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1996) 『손가락으로, 손가락에서: 글쓰기와 철학』(1998) 『보행』(2002) 『사랑, 그 환상의 물매』(2004) 『산책과 자본주의』(2007) 『동무론』(2008) 『영화인문학』(2009) 『공부론』(2010) 『비평의 숲과 동무공동체』(2011) 등 24권의 단행본을 썼다. 그간 세 차례 대학에 초청받았고 세 차례 사직하였으며, 다시 2011년 봄학기 부로 한신대학교에 초청되었다. <장미와 주판>(1992~2009), <문우인>(2009~), <금시평산회>(2009~), 그리고 <인문연대 금시정>(2007~) 등의 인문학술 공동체 운동에 줄곧 간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