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 식물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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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1부 낮의 안쪽
밤의 바깥
2부 자귀나무
생일
여름
눈
이발
사루비아
여보, 당신, 자귀
흥천사興天寺 석탑을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토사곽란
#등나무작업과정
일
개나리
3부 장면에 관하여
멀고도 가까운 풍경 _정현(인하대 교수·미술비평)
사진 목록
“꽃이 폈다. 커튼 사이로 빛을 경모한 영춘화의 것이다. 황색 무취. 노란 꽃이 지면 민찔레와 미선나무가 나를 또 기쁘게 해줄 것이다. 하나의 화기에 세 가지를 식재한 까닭은 이렇게 곁에 두고 오래 보기 위함이다.”
“올괴불나무 잎을 만졌다. 보드라운 녹색 융단 같은 것. 말랑한 그 솜털은 이제 막 콧수염이 나기 시작한 남자아이의 인중 같았다.”
_「밤의 바깥」
“두 시간 정도 비를 맞게 했다. 오늘 같은 날 밖에 둬서 좋은 건 비(물)를 맞히기 위해서라기보다 이상적인 통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제법 선반 아래로 정신없는 가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음 생각과 다르게 균형이 틀어진 몇몇 굵직한 가지들은 좀더 다듬었다. 아름답지만 늘 미완성이라 여긴다.”
_「#등나무작업과정」
“이러한 원예술은 살아 있는 조각에 가깝고, 시적 관점으로 보면 식물의 몸짓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그렇게 식물의 취향은 말 그대로 삶과 일, 일상과 자연, 개인과 문화, 과거와 현재를 엮어 미래라는 가능성의 매듭을 만들어 획일적인 화훼 산업에 의해 납작해진 시장의 현실에서 벗어나 동시대 원예가 나아갈 하나의 갈래를 제안한다.”
_「멀고도 가까운 풍경」
지은이
박기철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 여주와 이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2011년까지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원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 서울 율곡로 가든타워에서 ‘식물의 취향’이라는 가드닝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그에게 원예란 생명과 죽음, 성장하는 식물과 정물이 된 식물, 서로 다른 품종 간의 조화, 분재 기법을 활용해 “자연을 만드는 자연”을 찾아가는 과정과 다름없다.”
_정현, 『인하대』교수, 미술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