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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을 뒤흔든 21가지 비극 애사[절판]
  • 지은이 | 이수광
  • 옮긴이 |
  • 발행일 | 2008년 07월 21일
  • 쪽   수 | 320p
  • 책   값 | 13,000 원
  • 판   형 | 152*223
  • ISBN  | 9788954606219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조선을 울린 아름다운 문장 21가지
이 책은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과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등 특정 테마를 통해 조선시대를 흥미롭게 조명해온 이수광이 ‘뒤흔든’ 시리즈의 3번째 작품으로 펴낸 것이다. 그동안 저자는 살인사건을 통해, 연애사건을 통해, 혹은 잡인들을 통해 조선을 들여다봤다면 이 책에서는 비극을 통해 5백년 조선사의 특징을 잡아내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조선시대의 비극적인 사건을 담고 있는 서간書簡이나 율시律詩, 제문祭文 등에서 글쓴이의 속 깊은 내면이 절절하게 드러난 문장만을 모아 ‘조선의 슬픔’을 재구성했다. 화려한 문체가 아니라 진실이 담겨 있는가의 여부를 일관되게 따져서 오늘날의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글을 엄선했다. 저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역사적 사건을 통해 ‘눈물’을 흘릴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시대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번 작업을 했다.
이 책에는 총 21가지의 사연이 11부로 나뉘어 소개된다. 사부思婦, 애국愛國, 기민飢民, 충군忠君, 부부夫婦, 신앙信仰, 원사寃事 등 조선적 삶의 영역별로 그 안에서 일어난 비극을 소개하는 식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슬픔을 잘 드러낸 명문장을 통해 사건을 이해하고자 한다. 잘된 문장에는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감정의 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인한 비극의 다양한 표정

이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비극의 주제는 남녀 간의 사랑이다. 전쟁 통에 부인을 잃은 허균의 이야기, 억울한 누명을 쓰고 유배를 떠난 이후 다시는 부인과 재회하지 못한 김학규 이야기, 역시 유배를 떠난 시인 김려가 현지에서 만난 기생 연화와의 가슴 애린 연애담, 기생 홍랑과 당대의 시인 최경창이 나눈 짧은 영혼의 교감과 긴 이별, 이옥의 「심생전」에서 소개되는 두 소년 소녀의 풋사랑, 명천기생 군산월이 서울양반 김진형에게 농락당한 이야기, 재상 채제공이 자신의 옷을 짓다 다 못 짓고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이야기, 안동에 사는 원이 엄마가 갑자기 병사한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통곡하는 이야기 등은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한 것들이다.
사랑이 비극인 이유는 두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헤어짐은 어느 한쪽의 죽음이 이유가 되기도 하고, 주변 환경에 의한 강제적인 이별이 되기도 하고, 어느 한쪽의 배신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별을 글로 표현하는 것도 그 색채가 미묘하게 다르다. 원망이 앞선 글, 안타까움이 주조를 이루는 글, 보고 싶은 마음이 한없이 표현된 글, 마치 글이 나인 것처럼 지어 떠나는 님에게 안기고자 하는 마음이 제각각 절실하게 표출된다. 어떤 것은 감정을 삼켜서 아름답고, 어떤 것은 너무 기막혀서 가슴이 먹먹하고, 또 어떤 글은 운명의 장난 속의 주인공들이 너무 아름답고 의연해서 슬프기도 하다.
그중 2편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신유사옥이 일어나 유배를 떠나게 된 이학규의 이야기는 부인과의 이별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의 부인은 양반 출신이지만 고아로 자란 것을 이학규의 집안에서 거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런 부인을 두고 떠나는 이학규의 마음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곧 돌아온다던 기약은 24년의 세월이 되었다. 이학규는 서울에서 소식이 올 때마다 귀를 세우고 들었지만 점점 체념이 익숙해졌다. “병이 없는데도 꾸벅꾸벅 잠만 즐기고 / 제목도 없이 끊임없이 시를 짓네 … 해마다의 일들이 바람과 비에 가로막혀 / 곰곰이 생각하려 해도 마음이 벌써 혼미하네.” 한밤중에 깨면 백치처럼 흔들거리며 앉아 이학규는 이런 시를 지었다. 그렇게 10여년이 흘렀을 때 말린 반찬거리와 함께 부인에게서 편지가 왔다. 거기엔 “흰머리카락이 수없이 늘고 고운 얼굴은 쪼그라져버렸어요. 이 몰골로 당신을 어찌 볼 수 있겠어요?”라고 씌어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부인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학규는 제문에서 탄식한다. “죽음이 가까이 이르고 감정이 복받쳐 마음이 다급하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편지를 보냈겠소?” 얼마나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부인이겠는가. 그러고 얼마 후 어머니까지 돌아가신 이후에야 이학규는 해배되어 고향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퇴락한 고향집에서 아들, 며느리, 손자들과 마주한 늙은 이학규는 할애비를 몰라보는 손자들과 그런 아이들에게 인사하라고 채근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삶이 너무 서럽다는 생각이 우르르 몰려왔다. 갑자기 토하기 시작한 이학규의 속에선 하루 종일 지난날의 고통과 앞날의 캄캄함이 번갈아 신물이 되어 올라왔다.
채제공과 그의 죽은 부인의 이야기는 이러한 애절함은 없지만 잔잔하게 우리의 마음을 파고든다. 그는 높은 벼슬에 있었지만 청렴해서 살림살이가 매우 가난했다. 오죽했으면 그 스스로 “내 몸은 서남노소국을 벗어났고 / 내 이름은 이예호병 반열을 뛰어넘었네”라는 시를 지었을까. 그만큼 채제공은 서인과 노론 등 당파를 뛰어넘고, 이조·예조·호조·병조를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멸사봉공의 재상이었다. 그런 그에게는 마음씨 따뜻한 아내가 있었다. 지조 있는 남편을 속으로 존경하며 어떻게 잘 내조할까 생각하는 아내였다. 어느 날 여름이 되자 채제공의 아내는 시장에 가서 옷감을 끊어왔다. 남편의 벼슬이 점점 높아져 집에 손님이 자주 찾아오는데, 여름에 편하게 입을 모시저고리 하나 없어서였다. 채제공이 그걸 보고 “바지저고리 멀쩡한데 당신이나 해입지”라고 하자 그래선 손님들에게 실례라고 대꾸하기도 하던 아내였다. 채제공은 궁궐에서 늦게까지 일을 보고 와서도 집에서 책을 읽었다. 야심할 때까지 읽다가 안방으로 자러 건너가려면 늘 방문에는 아내의 바느질하는 모습이 비치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실루엣이 채제공의 마음에서 채 여물기도 전에 아내는 병으로 급히 가버렸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다. 어느 날 할멈이 장롱을 정리하다가 상자를 하나 발견했다. 거기엔 채제공의 아내가 짓다만 옷이 들어 있었다. 마름질이 끝난 옷에 바느질 자국이 선명했다. 그 옷을 완성시켜서 입고 채제공은 「백저행白苧行」이라는 시를 한편 짓는다.

“…이른 아침 빈방에서 모시옷을 입으니 / 당신의 얼굴 어렴풋이 다시 보는 듯하오 / 당신이 창 앞에서 바느질하던 모습을 생각하니 / 내가 이 옷 입은 것을 당신이 못 볼 줄 어찌 알았겠소 … / 누가 황천에 가서 내 아내에게 말을 전해주오 / 당신이 지은 모시옷 내게 나무 잘 맞는다고.”

 

가난하고 비참한 생의 현실

제3부 ‘기민飢民’에서 소개되는 2편의 이야기는 비극적이기도 하지만 우리 민족의 가난한 삶의 원형을 만나는 듯 애처롭고 애처롭다. 조선후기의 문인 신광하는 함경도에 갔다가 그곳에서 들은 일을 소재로 「모녀편毛女篇」이라는 장시를 지었다. 거기 소개된 것은 함경도 경원부의 백성들이 오랜 흉년을 견디다 못해 약속의 땅 백두산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500가구 1500여명이 길을 떠났지만 막상 백두산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낙원이 펼쳐진 곳이 아니라 폭설로 뒤덮인 죽음의 땅이었다. 촌장과 마을 젊은이들이 어렵게 굴을 발견해 그곳에서 겨울을 나려고 들어갔지만, 결국 봄까지 버텨내지 못하고 그 많은 사람들이 몰살하고 말았다. 봄이 되었을 때 동굴에선 어린 여자아이 2명만이 겨우 살아서 걸어나왔다. 어른들이 어떻게든 이 어린 것들만은 살려 내보려고 마지막까지 품어서 보살핀 것이다. 아이들은 돌봐주는 이 없는 험한 자연에서도 살아남았다. 자연에 적응하다보니 몸에는 어느새 옷 대신 털이 자라났고 습성은 짐승처럼 변해버렸다. 그렇게 살다가 우연히 사람들에게 발견된 모녀는 다시 마을로 돌아오지만, 이들은 이미 사람이 아니었다. 산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울부짖었는데 그 소리가 쇳소리 같았다. 결국 모녀는 익힌 밥 먹으면서 추위와 굶주림을 알게 되자 몸에서 털이 빠지고 절명하고 말았다.
조선후기의 위항시인 김규의 「빈녀탄貧女歎」이란 시는 동쪽 집 처녀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바느질하는 처녀로 부모를 일찍 여의고 오빠마저 죽은 뒤에 병든 올케를 부양하기 위해 바느질을 하면서 곤고하게 살아간다. 가족이라곤 병든 올케뿐이라 대화 상대조차 없이 쓸쓸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시집 갈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한숨을 쉬어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가슴에 고인다. 시인은 그녀의 삶을 노래한다.

“…문득 바라보니 봄이로구나, 마루 앞에는 초록빛 / 바느질 멈추고 말없이 긴 한숨을 내쉬네 / 부모형제 모두 죽고 / 집 안에 아무도 없이 올케뿐이건만 / 올케는 병들어 3년을 누워 있고 / 닭이 울고 개가 짖어도 몸으로 견딜 수밖에 / 허름한 집에 날마다 무엇이 자라나요? / 쓸쓸하고 가난한 집이라 버드나무도 시들었네 / 일마다 어려워지니 괴로움을 어찌하나 / 예부터 가난한 집에 처녀가 있으면 / 나이도 빨리 들고 용모도 빨리 시든다지”

사실 이 시의 제목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앞서「빈녀탄」이라 지은 것은 단지 이 노래가 이 처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조선시대 하층 여성들의 눈물겨운 삶에 대한 관심이라는 의미이고, 또 하나의 제목 「행로난行路難」이라 지은 것은 처녀의 앞날이 암담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의 가슴 아픈 충절

조선은 외우내환이 끊임없었던 나라다. 태평성대라던 세종대와 영정조대에는 전쟁과 사화는 없었지만 전국적인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나라가 혼란할 때일수록 위대한 충신의 삶은 더욱 빛이 난다. 이 책에선 3명의 충신을 다루고 있다. 세조반정에 대항하며 단종복위를 꾀하다 죽어간 사육신 성삼문, 병자호란 때 주전론을 내세운 신하로 청나라에 끌려간 삼학사 중의 한 사람인 오달제, 신미양요 때 미군 전함부대와 맞서 몸을 던진 어재연 장군이 그들이다.
이중 비교적 덜 알려진 어재연 장군의 분전 이야기는 우리에게 장렬한 감동을 준다. 수많은 조선 군사들이 죽었지만 미군의 전사자는 단 3명에 불과했던 신미양요는 전투라기보다는 근대적 무기를 앞세운 미군에 의한 일방적인 학살에 가까웠다. 어재연 장군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항복하지 않고 맞섰다. 비록 조선군 대부분의 죽음으로 전투는 패배했지만, 이런 끈질긴 저항은 미군이 기가 질려 스스로 물러나게 만드는 성과를 이뤄냈다. 사태가 정리된 후 현장을 수습한 강화 진무사 정기원의 장계엔 당시의 비참한 현장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광성보 성벽과 보루며 영현이 잠든 옛터의 눈에 뜨이는 곳곳은 참으로 비참하였고 …이에 인근 백성들을 동원하여 흙을 파헤치니 중군 어재연과 그 아우 어재순 이하 군관 이현확 등이 한 줄로 흙구덩이 속에 묻혀 있었고, 나머지 군사들은 화형을 당한바 살이 익고 부풀어서 누가 누구인지 식별할 수가 없었나이다. 광성별장 박치성은 그 시신을 바다에서 건져올렸는데 인신印信을 옆에 끼고 숨져 있어서 의정부로 운구하여 바치나이다 …부 상당한 이학성의 보고에 의하면 그날 중군은 적의 포격과 탄환을 두려워하지 않고 친히 군사들을 독려하여 앞으로 나아가며 무수히 적들을 죽이는 데 전력하다가 난중에 전사하고, 천총 김현경은 칼을 잡고 적군과 싸우다가 기운이 쇠잔하여 전사하고, 별장 유예준은 중군의 뒤를 따르며 호위하다가 총에 맞은 바 되고…”

장계를 듣고 있던 고종은 감동을 이겨낼 수 없었다. “이럴 수가. 이토록 장렬할 수가 있는가?” 고종은 중군 어재연을 병조판서에 추증하고 시호를 충장忠壯으로 내렸다. 2007년 10월 22일 신미양요 당시 미 해군에게 탈취되었던 어재연 장군의 원수기가 137년만에 돌아와 역사의 비애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조선을 뒤흔든 21가지 비극 애사』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삶의 의기義氣와 인간적인 태도를 잃지 않고 그것을 버텨내고 넘어선 사람들의 글로 된 기록을 담담하게 전달해준다.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대부부터 천민의 남자와 여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사연도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삶은 공통점이 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를 감동시키고도 남을 정도의 삶의 진실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목차
제1부 사부思婦
01. 나와 머리 올린 그대가 아니라네
– 허균이 부인을 떠나보내며 지은 행장
02. 한밤중에 깨어 백치처럼 생각에 빠지다
– 이학규가 부인을 위해 지은 제문
제2부 애국愛國
03. 미군의 전사자는 단 세 명이었다
– 신미양요 때 어영우이 남긴 『강도실기』
제3부 기민飢民
04. 온몸이 털로 덮인 여인이 있었네
– 신광하의 「모녀편毛女篇」
05. 허름한 집에 날마다 무엇이 자라나요?
– 김규의 「행로난行路難」
제4부 충군忠君
06. 나리의 형벌이 참 독하다
– 성삼문이 처형당하는 날 지은 시
07. 짧은 풀 같은 아들을 생각하며 우시겠지요
– 병자호란 때 오달제가 남긴 시
제5부 부부夫婦
08. 내 꿈에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세요
– 원이 엄마가 죽은 남편에게 쓴 편지
09. 당신이 지은 옷 내게 너무 잘 맞는다오
– 채제공이 요절한 부인을 생각하며 쓴 「백저행白苧行」

 

제6부 자식子息
10. 죽은 애들이 산 애들의 두 배구나
– 다산이 어린 딸의 죽음 앞에서 비통해하며 쓴 시
11. 배 안의 아이는 또 어찌 장성하겠느냐
– 허난설헌이 아들을 잃고 쓴 「곡자哭子」

 

제7부 신앙信仰
12.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습니다
– 바르바라의 아름다운 신념
13. 천주학이 어리석은 나무꾼을 어지럽게 하오리까
– 사학죄인 정하상이 올린 처절한 상소 한 통

 

제8부 효행孝行
14. 내가 홀로 생각하며 가슴을 치는 이유
– 미암의 부인 송덕봉의 효심
15. 절조가 어찌도 그리 매서웠는가
– 영조 2년 박문랑 사건에 남겨진 기록들

 

제9부 애정愛情
16. 일수유가 억겁이 되었구나
– 기생 홍랑이 지어 최경창에게 보낸 연시
17. 그대 어디를 그리워하나
– 김려가 기생 연화를 그리워하며 쓴 시

 

제10부 원사寃事
18. 난초가 산속에 피듯 그대 초야에 있었지
– 광해군이 정개청을 위한 서원을 건립하다
19. 임진 난리도 겪었는데 이깟 눈보라야
– 영의정 유성룡이 삭탈관직을 청하다

 

제11부 순애殉愛
20. 이토록 슬프고 여린 연애소설
– 이옥의 「심생전」은 무엇을 들려주는가
21. 생초목에 불이 타네
– 기생 군산월이 김진형에게 버림받고 원망하는 노래

 

미리보기

낡고 해진 치마저고리 기워서 입고
한평생 화장이라고는 모르는 처녀
아침저녁 끼니를 거르면
실이 헝클어져 바느질이 되지 않네
한여름 낮이나 동짓달 밤에
베틀에 앉아 비단을 짜도 시름겹구나

 

이는 18세기 위항시인 김규金珪의 시다. 19세기 위항시인 333인의 시 723수를 수록한 에 그의 시 9수가 실려 있다. 「행로난行路難」 또는 「빈녀탄貧女歎」이라고 불리는 이 시는 서사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으면서 가난한 처녀의 신산한 삶을 정감 있게 그려냈다. 눈에 밟힐 듯 처녀의 일생이 그려지는 탁월한 시다 _83쪽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이수광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제2회 미스터리클럽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책으로 보여주는 저술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최초로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작가다. 특히 추리소설과 역사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대중 역사서를 창조해 왔다. 베스트셀러가 된 역사서로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 『천년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의 향기』, 『신의 이제마』, 『고려무인시대』, 『춘추전국시대』,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 『조선 명탐정 정약용』, 『정도전』 등이 있다.
또 역사서 외에도 많은 경제경영서를 집필하고 있다.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장사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고 성공적인 장사 노하우를 알아보는 『장사를 잘하는 법(돈 버는 장사의 기술)』을 펴낸 바 있으며, 『부자열전』, 『선인들에게 배우는 상술』, 『성공의 본질』, 『흥정의 기술』, 『한국 최초의 100세 기업 두산 그룹 거상 박승직』, 『부의 얼굴 신용』, 『조선부자 16인의 이야기』 등의 경제경영서를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