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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절판] 단맛 쓴맛 매운맛 더운맛 다 녹인 18년 사랑
  • 지은이 | 김찬웅
  • 옮긴이 |
  • 발행일 | 2008년 04월 21일
  • 쪽   수 | 351p
  • 책   값 | 15,000 원
  • 판   형 | 152*214
  • ISBN  | 9788954605601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사대부 할아버지가 손자를 키우면서
눈물과
한숨과 웃음으로 조선 최초의 육아일기 

유폐된 삶에서 찾은 하나의 희망

조선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갈 때 기묘사화己卯士禍(1519, 중종14)와 을사사화乙巳士禍(1545, 명종 원년)가 연이어 일어났다. 묵재 이문건은 젊은 나이에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유배를 살다가 돌아와 본격적으로 벼슬길에 나섰다. 하지만 곧 을사사화를 만나 23년의 긴 유배생활을 떠났다. 그는 평생 유배지에서 살다가 결국 그곳에서 생을 마친 유례없이 불행했던 조선의 사대부다.

그때 죽거나 쫓겨난 그 무수한 사람들의 삶처럼, 만약 기록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문건이란 사람을 기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원래 한번 잊혀지면 영원히 잊혀지는 게 삶의 잔인한 생리니 말이다. 하지만 이문건은 스스로 역사가가 되어 자신의 생애를 기록해나갔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써서 『묵재일기』라는 방대한 사료를 남겼다. 자그마한 것 하나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그의 성격이 조선시대 양반의 일상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사료로 남았다.

그런데 이문건에게는 또다른 일기가 있었다. 그 일기첩의 이름은 『양아록』이다. 養兒錄은 직역하면 아이를 키운 기록이다. 유배지에서 그는 손자를 직접 기르고 무려 17년 동안 육아의 과정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그의 기록정신 때문에 우리는 선비가 아이를 직접 키웠다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조선시대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고 병치레하고 교육받고 부모와 갈등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하게 알게 되었다. 손자의 탯줄을 끊어주면서부터 시작된 일기는 이문건이 죽을 때까지 이어졌다. 자식이 넷이나 됐지만 전부 얼마 살지 못하고 죽었고, 그에게 남은 것은 손자 하나였다. 유배의 쓸쓸함도 견디기 어려운데, 대가 끊어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이 불우한 사나이를 억척스러운 가정 주부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이다.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단맛 쓴맛 매운맛 더운맛 녹인 18년 사랑』은 『양아록』이라는 이 특이한 기록물을 인문교양서의 형식 속에 새롭게 담아낸 책이다. 『양아록』은 본문의 많은 부분이 시로 쓰여졌기 때문에 줄글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그 안에 녹아 있는 당시의 삶을 제대로 음미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이 점에 착안해 소설의 문체와 내러티브 속에서 『양아록』을 사실 그대로 최대한 되살려내고자 했다.

제1부 1장에서는 묵재 이문건이 출사해서 벼슬을 하다가 유배를 떠나기 전까지의 과정을 묘사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지러운 정치 속에서의 힘겨운 처세, 스승 조광조의 죽음, 형들의 파직과 유배, 가족의 해체, 아들의 죽음 등을 연이어 경험한 좌절한 선비의 모습이 그려진다. 『양아록』의 프롤로그는 음울함 그 자체였다.

2~5장에서는 『양아록』의 주인공이자 이문건의 손자인 ‘숙길’이 커가는 과정을 초년기·유년기·소년기·청년기로 나누어 서술해나간다. 이문건은 『양아록』에서 며칠 동안의 일을 한번에 몰아서 쓰곤 했는데, 저자는 이것을 다시 매일의 기록으로 세분화하고 독립된 글로 만든 후 조심스럽게 이어붙였다.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2장에서는 풍열·간질·두창·홍역·이질·학질 등을 모두 앓은 손자의 가공할 만한 병치레와 이를 간호하는 할아비의 안타까움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들 넷을 전부 먼저 황천으로 보낸 이문건은 손자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살려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굿도 하고 약도 쓰고 신령님께 빌기도 하고 병의 예후를 민감하게 관찰하는 등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비록 출사길이 막힌 죄인의 가문이지만 인간의 도리를 하려면 배워야 한다는 이문건의 믿음은 손자에 대한 엄한 교육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손자는 영 공부에 취미를 붙이지 못했다. 공부를 시키려는 할아비와 도망가는 손자의 술래잡기는 오늘날 가정에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심지어 책을 읽지 않으면 “그네를 끊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너무 인간적으로 다가오고, 심한 매질 끝에 몽둥이가 부러져나가는 에피소드도 여과 없이 실려 있어 그 고뇌와 아픔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이문건은 일기를 쓰는 과정에서 자주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부모(실제로는 조부이지만)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식은 늘 애물단지다. 청년기에 접어든 손자는 술에 맛을 들여서 또 할아버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애를 끓인다.

이런 심란한 장면도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일상으로 비쳐지겠지만, 육아일기에 이런 어두운 얘기만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 사건에 대한 해석을 두고 손자와 할아버지가 토론하는 장면, 할머니의 병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똥을 맛보았다가 독이 올라 드러누운 숙길의 누이 이야기, 육아의 쉴 틈 없는 일상 중에 당대의 학자문인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망중한이라기보다는 어떤 절박한 그리움으로 다가와 애틋한 감정이 들게 한다.

제2부는 『양아록』를 비롯해 조선의 출산과 육아문화 전체를 좀더 잘 조감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즉 양아록에 소개된 내용들 가운데 우리 역사나 고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한 편 한 편 자세히 소개하고 있고, 또 조선시대 과거 제도나 역사에서 시간 측정하는 방법 등 역사 배우기의 하나로 재미있는 지식들을 전해주고 있다. 가령, 옥황상제님께 손자를 보게 해달라는 구절을 보자.

“저에게는 어리석고 병든 아들이 있습니다. 비록 등유鄧攸가 아들을 잃은 것과 같지는 않지만 대를 이를 손자가 없어 감히 마묵처럼 아들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구절과 관련하여 2부에서는 등유와 마묵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문건이 아들의 죽음을 아파하며 ‘가련한 너와 죽은 네 아비를 생각하면 너무나 딱하고 불쌍하다悼亡怜爾兩難堪’고 한 구절에 이르러서는 도망悼亡과 관련한 문학작품과 문학가들을 소개해 더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묵재일기』 뒤편에 필사된 『설공찬전』의 발견으로 한글 최초의 소설이 『홍길동전』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 사건, 당대의 유림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이문건의 『묵휴창수』라는 시문집에 대한 소개 등 묵재의 삶과 얽힌 에피소드도 소개된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아들딸과 함께 원문으로 읽어보는 양아록>이란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서는 양아록의 매 편을 원문으로 싣고 그 밑에 한자의 음과 뜻을 자세히 풀어썼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가정생활과 육아에 관련된 한자 용어로 어떤 것들이 있는가 알 수 있다. 여기 소개된 한자의 생김새와 그 뜻의 오묘함, 찰짐을 직접 느껴봄으로써 할아버지와 손자가, 혹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한문으로 직접 해석하면서 육친의 정이 더욱 깊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양아록』의 좀더 구체적인 내용 속으로
(1) 손자 숙길은 병치레가 잦았다. 풍열, 간질, 두창, 홍역, 이질, 학질 등 앓지 않은 병이 없었고, 놀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나가서 어울리다 다치기도 여러 번이었다. 열이 많은 체질에 고기를 잘못 먹었다가 낫질 않아 할아비가 자신을 원망하게 만들 만큼 타고난 체질이 건강하지는 못했다. 이미 네 명의 자식을 젊어서 떠나보냈기에 혹여 잘못될까봐 이문건은 의사처럼 병에 대해 공부하고 손이 닳도록 신령님께 빌었다. 총 45편의 글 중 손자의 질병과 관련된 글이 16편이나 될 정도로 많다. 어찌할 수 없는 병으로 속수무책일 경우 점쟁이와 신령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일기 몇 편에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점쟁이 김자수를 만난 일과 옥황상제님께 드리는 축문이 실려 있다.
손자가 조금씩 커가면서부터는 선비로 길러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매일매일 불러서 앉혀놓고 『소학』 『대학』 등의 경전을 이문건이 직접 가르치고 숙제를 내주면서 매를 드는 모습이 간절한 필치에 실려 있다. 할아버지 이문건의 솔직한 심정은 손자가 문장을 다룰 줄 아는 인물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좀 가르쳐보지만, 그리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지 못함을 알게 된다. 큰 꿈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부모들과 이문건의 다른 점이 여기서 보이는데, 종국에 가서는 건강하게, 그리고 그 품성이 올곧게 자라 할아비처럼 사람들을 멀리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만을 드러내 자식을 키우는 데 무리한 자신의 욕심을 투영시키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 마음을 비운다 해도 쉽지 않은 양육이었다. 손자 숙길은 마치 작정하고 대를 이어 이문건의 속을 썩이려는 듯했다. 단옷날에 그네타기에 맛들인 숙길은 정신없이 그네만 타다가 할아버지한테 붙들려오곤 했다. 어리광도 심해 이문건이 집을 비운 사이 공부가 하기 싫은 손자는 서울의 할머니 집으로 쪼르르 달려가 뛰어놀곤 했다. 아비를 먼저 떠나보낸 탓일까. 때로 손자는 발로 땅을 걷어차고 신경질을 부리기도 했다. 이문건은 결국 그 품성을 다스리기 위해 회초리를 집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고 몹쓸 짓을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매를 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 자국이 남은 곳은 차마 눈을 들어 볼 수 없었다. 또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된 아들 온을 매로 다스리다가 마음에 남긴 상처가 컸기에 매를 들면서도 숨겨져 있던 옛적의 상처가 불쑥 되살아나곤 했다. 결국 자신의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손자에게 매를 든 모습을 반성하면서 “할아비의 난폭함을 경계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으며, 죽기 1년 전부터는 결코 매를 드는 법이 없었다.

 

풍속사의 재발견: 육아일기로 접근하는 조선시대

이 책의 또다른 재미는 조선의 다양한 풍속사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아록』에 가장 많이 남겨진 기록이 병에 관한 것이므로, 당시에 떠돌던 전염병과 그로 인한 사회적인 상황들, 조선시대에 어린아이 돌잔치 풍경, 의학기술의 발달하지 못해 질병과 생사를 모두 신에게 맡기고 점쟁이에게 크게 의지한 점 등이 조선시대 사람들의 사는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병과 관련한 기록

병진년(1556)에는 전염병이 한바탕 마을을 휩쓸고 갔다. 마귀가 심은 씨앗 같은 천연두였다. 병진년 봄과 여름에 역기疫氣가 연이어 마을에 돌았다. 처음에는 가벼운 홍역이라고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천연두였다. 병은 먼 곳에서부터 점차 가까운 이웃에 퍼졌는데 먼저 아이들에게 옮을까 두려웠다. 열흘째에는 온몸에서 열이 나고 자주 몸을 뒤척이며 놀란다. 열하루에 자세히 살펴보니 팔뚝과 얼굴에 붉은 반점이 돋아나 있다. 이때부터 멈추지 않고 반점이 돋아나기 시작해 사흘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돋아났다. 밤낮으로 부지런히 돌보다보니 어느새 16, 17일이 지났다. 불덩이처럼 열이 오르고 부스럼은 잔뜩 곪았는데 몸 전체가 모두 그러했다. 눕혀놓아도 고통스러워하고 안아줘도 아파하며 울면서 하소연하지만 병을 낫게 할 방법이 없다.

집안 식솔들도 대부분 전염병에 걸렸다. 가장 먼저 소근손, 그다음 억복, 그다음 귀손녀, 그다음 아지, 그다음 만성, 그다음 숙녀, 그다음 유복 순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모두들 좋아졌다.

귓병을 앓은 다음해 2월 초에는 홍역이 온 마을을 휩쓸었다. 몸이 약한 숙길도 홍역에 걸려 고생했지만 다행히 10여 일 만에 나았다. 경신년(1560) 2월 초 8일에 열이 나기 시작해 11일에는 붉은 좁쌀 같은 것들이 조금씩 생겼고 12일에는 뚜렷이 나타났다. 13일에는 많이 돋아났는데 비로소 가렵다고 했다. 14일에는 온몸에 두루 퍼져 몹시 가렵다고 하더니 15일에는 점차 사라지고 가려움도 줄어들었다. 16일에 비로소 차도가 있어 17일에는 일어나 돌아다녔고 18일에는 머리를 빗기도 했다. 이날부터 차츰 병이 나아 건강이 회복되었다.

 

조선시대 돌잔치 풍경

첫번째, 붓과 먹을 집다 / 장난감 높이 쌓아놓고 장차 무엇이 될지 시험해보는데 / 기어와 살펴보더니 붓과 먹을 집는다 / 손을 들어 소리를 지르며 한참을 가지고 노는 것이
훗날 진실로 문장을 업으로 삼을 듯하다
두번째, 투환을 집다 / 금과 옥이 장식되어 있는 아주 귀하고 소중한 투환을 집어들고 / 작은 구슬을 거듭 살펴본다 / 은근히 바라건대 너는 마침내 너그러운 성품을 갖추어 / 따뜻하고 인정이 있으며 순수하고 굳센 마음으로 성인과 더불어 살아가라
세번째, 활을 집다 / 남자는 세상에 나오면 동서남북에 두루 뜻을 두어야 하는데 / 문장과 계책, 무예와 책략에 모두 뛰어나야 할 것이다 / 활을 잡고 육예六藝를 익히는 것은 진실로 너의 일이다 / 도를 배움에 당기고 펼치는 것이 필요하지만 강건함이 있어야 빼어난 인재가 된다
네번째, 쌀을 집다 / 장난감을 놓더니 다시 쌀을 끌어당겨 / 손에 쥐고 입에 넣어 서너 번 맛을 본다 / 백성들의 목숨, 곡식이 있어야 유지되듯이 / 도를 따라야 모름지기 몸이 편하고 즐거워진다
다섯번째, 도장을 집다 / 각진 나무를 깎아 글씨를 새겨넣고 / 시험 삼아 점을 치니 관직에 오를 좋은 징조가 보인다 / 주위를 돌아보다 마침내 도장을 집어드는구나 / 반드시 어진 신하되어 성군聖君을 도우라

 

풍수지리와 관련하여
송면산松面山은 서북 방향을 등지고 앉아 있고 험하지도 평온하지도 않아 형세가 기이합니다. 괴산의 전사산錢寺山은 흉함이 없어서 쓸 만하니 반드시 쉽게 일어설 것이고 후손들 또한 오래도록 넉넉하게 잘살 것입니다. 강막동姜莫同 집 뒷산은 형세가 좋기는 하지만 인가와 밭이 많고 여동산余洞山은 산세가 주主가 약해서 좋지 않습니다. 두질화산豆叱禾山은 맞은편에 있는 산이 가깝지 않고 물이 느리게 흘러서 더디게 일어설 듯하지만 후세에 지파支派(*맏이가 아닌 자손에서 갈라져 나간 파)가 번성할 곳입니다.

 

 

목차


제一부 손자의 마음에 남긴 일기

제一장 어지러운 정치 추방된 묵객

一 유배지 성주에 도착하다
二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다
三 스승 조광조의 죽음이 준 충격
四 형들의 죽음을 전한 한 통의 편지
五 한번 울어보지도 못하고 떠난 구삭동이 아들
六 묵재일기를 쓰기 시작하다
七 멀어져가는 아들에 대한 기대
八 두번째 유배, 이것이 마지막일 줄이야

제二장 유년기

九 희망은 오직 하나 손자를 보는 것
十 조선 최초의 육아일기 『양아록』
一一 손자 얻은 기쁨을 시로 적다
一二 손자를 물어뜯는 이와 벼룩을 증오하다
一三 젖이 풍부한 눌질개에게 아이를 맡기다
一四 유모 춘비를 살리려고 백약을 쓰다
一五 태어난 지 7개월 아랫니 두 개가 났다
一六 숙길의 손위 누이 숙복이 죽다
一七 손자의 눈이 빨개지며 병에 걸리다
一八 언제나 습한 비장과 위장이 튼튼해질까

제三장 초년기

一九 책 읽는 흉내 내는 아이를 보며 웃다
二十 돌잔치에서 숙길은 무엇을 집을까
二一 세 돌에 찾아온 위기, 학질
二二 연례행사가 된 병치레
二三 숫돌을 가지고 놀다가 엄지손가락을 찧다
二四 손자가 조금 놀라도 할아비는 많이 놀란다
二五 병진년, 마귀가 심은 씨앗 같은 천연두
二六 부스럼이 곪지 않고 떨어지다
二七 육아의 여백이 키운 시집 『묵휴창수』
二八 너는 어찌 밥 먹기를 싫어하느냐
二九 손자의 마음에도 때가 묻을까?

제四장 소년기

三十 자세히 천천히 깨우쳐줘야 한다
三一 새로운 이가 나더니 이를 갈기 시작하네
三二 손자의 아버지, 아들 온을 잃다
三三 여섯 아이 중의 마지막, 너마저 떠나는구나
三四 아비를 잃은 숙길, 못된 짓이 늘다
三五 종아리를 치니 목이 메어 울다
三六 뒤통수를 다섯 번이나 때리다
三七 손자야 열이 나는 것은 본디 너의 고질병이니
三八 귀가 짓물러 손에 수건을 감아주다
三九 독이 눈초리까지 번져 침으로 째다
四十 아! 이 지독한 신열의 세월이여
四一 나쁜 버릇은 매로 다스려야 한다
四二 공부 안 하면 그네를 끊겠다고 협박하다
四三 눈을 부릅뜨고 갑자기 욕을 하는 손자

제五장 청년기

四四 손녀 숙희가 독이 든 똥을 먹고 아프다
四五 손녀의 혼사가 어렵게 성사되다
四六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손자
四七 술이 깨길 기다려 온 가족이 매우 치다
四八 할아비의 상상 “아비 없는 한을 술로 푸나?”
四九 눈물을 흘리며 적은 할아비의 호소 편지
五十 점쟁이의 말을 듣고 이름을 수봉이라 바꾸다
五一 문정왕후가 죽고, 손자의 공부길이 열리다
五二 손자의 관례를 올리고 혼처를 알아보다
五三 할아비의 난폭함을 진심으로 경계한다
五四 할아비가 노쇠해지자 손자가 그걸 느끼네
五五 열일곱의 손자에게 남긴 육아일기
五六 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죽다
五七 의병장이 된 손자 수봉의 짧은 생애

제二부 더불어 읽기

국내 최대의 태실지, 선석산 태봉
투금탄, 금보다 더 빛나는 형제간의 우애
조선시대의 과거 제도
역사책에 나오는 연도와 시간 알아보는 법
여묘살이와 삼년상
『묵재일기』와 채수의 『설공찬전』
끝내 아들을 얻지 못한 등유
사람의 목숨을 구해 자식을 얻은 마묵
어른이 되어가는 나이, 성동
사현과 남북조시대를 연 비수지전
산수시의 대가 사령운
술과 국화를 사랑했던 대시인, 도원량
유감과 무정보감
효를 말한 공자와 효를 실천한 증자
어머님은 하늘이시다
당대의 유림들과 주고받은 시문집, 『묵휴창수』
중국 제일의 미남 반악의 도망시
고시와 증삼
고정관념을 깨뜨린 사마온공

부록 아들딸과 함께 원문으로 읽어보는 『양아록』

서문序文 | 손자의 탄생을 기뻐하며 | 손자의 태를 묻다 | 성주 목사의 축시 | 조카 이염의 축시 | 아이 울음소리兒啼 | 얄미운 이와 벼룩憎蚤蝨 | 앉는 연습習坐 | 이가 나오다齒生 | 기어다니다匍匐 | 윗니가 나다 | 이질을 앓다兒痢嘆 | 이질이 오래 계속되다久痢嘆 | 처음으로 일어서다 | 걷는 연습習步 | 책 읽는 모습을 흉내 내다 | 돌잡이 | 말을 배우다學語 | 학질을 앓다兒?嘆 | 눈이 붉어지다赤目嘆 | 더위를 먹어 학질에 걸리다暑?嘆 | 손톱을 다치다傷爪嘆 | 이마를 다치다傷額嘆 | 놀라는 모습이 안타까워驚俱嘆 | 전염병이 돌다行疫嘆 | 밥을 잘 먹지 않는다厭食嘆 | 할아버지를 잘 따른다愛翁吟 | 글자를 가르치다誨字吟 | 젖니를 갈다毁齒吟 | 상을 당하여遭喪歎 | 종아리를 때리다 | 아이를 꾸짖다責兒吟 | 구운 고기를 먹고 탈이 나다食炙嘆 | 귓병을 앓다病耳嘆 | 귀에 부스럼이 나다耳腫嘆 |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매를 들다撻兒嘆 | 홍역을 앓다紅疫嘆 | 성급하고 화를 잘 낸다躁怒嘆 | 술을 마시고 취하다警醉嘆 | 마을에서 만든 술을 마시다飮村酒嘆 | 술 마시는 것을 경계하라少年醉酒戒 | 집안과 가족에 대한 글 | 대를 이을 자손을 바라는 축문 | 손자의 앞날을 기원하는 축문 | 손자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축문 | 손자와의 의견 차이로 성급히 화를 내다老翁躁怒嘆

참고문헌

미리보기

손자가 숫돌을 가지고 놀다가 엄지손가락 손톱 가운데를 찍었다. 다쳤다는 말을 듣자 마음이 어수선해져 상처를 보려고 하니 단단히 숨긴다. 여러 날 지나서 다친 곳을 내보이는데 몸이 떨려 자세히 살펴보기 어렵다. 손가락에 손톱이 떨어져 없다면 살아가는 동안 원망이 오래 남을 것이다.
그 옛날 현인은 물려받은 손발을 잘 보전하여 아름다운 자취를 남겨 오랜 세월 높이 받들어졌다. 손자는 마땅히 현인의 뜻을 따라 털끝 하나라도 감히 상하게 하지 마라. 어찌 다만 손가락 하나 다친 것을 아까워하겠는가. 심성이 어진 것보다 크고 중요한 것은 없을 터. 마음을 다스려서 온전한 품성을 이루어 말과 행동을 삼가고 조심하며 굳세고 단단하게 하라. 을묘년(1555) 동짓달 초 6일에 쓰다.

언제 정신과 학식, 견문이 자라 장차 스스로 보호할 줄 알게 될까. 천금 같은 귀한 몸 잘 보존해야 하니 삼가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위험으로부터 지켜야 할 것이다. 아직은 어린 나이여서 무엇을 보면 마음이 먼저 따라간다.

깨우쳐주어도 이해하지 못하고 꾸짖어도 위엄을 보이기 어렵다. 보살피고 기르는 일 진실로 쉽지 않지만 어렵다고 해서 어찌 감히 소홀히 할 것인가. 늙은 할아비 마음이 이런 까닭에 날마다 그 일에 대해 생각한다. 을묘년(1555) 7월 21일 계축癸丑에 짓다.

_「본문」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김찬웅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하고 영화 시나리오 작가와 홍보 업무 등을 거쳐 대기업 사보와 단행본 출판사 편집장을 지냈다. 제3회 인터넷문학상 장편소설 부문에 「나에게는 그녀가 있다」가 당선되었다.
지은 책으로 『무니』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이병철, 거대한 신화를 꿈꾸다』 등이 있다. 현재 조선시대 별감들이 오늘날의 연예기획자들처럼 예인들을 뽑아서 가르치고, 훈련해서 스타가 되게 하는 과정과 더불어 예인이 되기 위해 예인서당에 들어온 연습생들의 꿈과 희망, 그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 때로는 좌절과 고통과 기쁨을 맛보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역사소설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