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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 인문학 일상의 맛을 향유하는 36가지 생각습관
  • 지은이 | 김민철
  • 옮긴이 |
  • 발행일 | 2016년 06월 20일
  • 쪽   수 | 224p
  • 책   값 | 13,000 원
  • 판   형 | 138*202
  • ISBN  | 9788967353346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책소개

돼지고기의 철학에서 골프의 인식론까지
순간순간 인문학으로 무장하며 사는 법!
삶에서 진짜 강한 사유는 어떻게 기르는가?
자기 주도적 삶을 향한 지적 무기는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인문학은 그 ‘쓸모’를 둘러싼 논쟁이 고대부터 계속되어왔고, 현대인들에게 있어서는 이를 둘러싼 효용성의 논의가 좀더 노골적으로 이뤄져왔다. 그런 가운데 인문학을 기술로 삼아야만 삶을 제대로 일굴 수 있다는, 즉 생활밀착형 인문학이라야만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이 책의 저자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30여 년의 세월을 이러한 학문의 응용(?)의 장으로 삼고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철저히 증명하는 삶을 살아왔다.

‘생활 인문학’의 기저는 말과 논리다. 일상에서 누구나 맞닥뜨려야 하는 설득의 논리뿐만 아니라, 수백 년간 역사를 극단의 폭력으로도 치닫게 했던 종교와 형이상학의 양면성을 파헤치고, 상대주의와 절충주의의 함정 등을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저자는 논리로 무장하며 우리가 어떤 앎을 강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지침을 알려준다. 이러한 논리와 앎은 구체적으로 실생활의 어떤 면에서 무기가 되는가. 가령 누구나 정치적 삶으로부터 점점 자유롭지 못하게 된 오늘날, 이는 정치를 위한 지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정치와 도덕 사이에서 왜 ‘정치’를 택해야 하는지, 독재자의 논리를 물리치려면 어떤 논리를 펴야 하는지뿐만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라면 매춘에서의 남녀 비율이 같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지적 무기가 바로 삶을 변화시키는 근간이 됨을 보여준다.

인문학의 쓸모는 또한 무한 노동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 바탕이 되는 도구다. 이런 가운데 저자가 예를 드는 것은 뜻밖에도 ‘골프와 자기 수양’이다. 마흔 살에 골프를 시작해 독학으로 8개월 만에 전 세계 골퍼의 1퍼센트만이 달성한다는 싱글골퍼의 벽을 넘었고, 11개월 만에 티칭프로 테스트에 합격한 저자는 “몸의 본능적인 움직임을 역행하는 데 이치가 있는” 골프를 통해 인문학적 수양을 설파한다. 저자가 36개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제시하는 기술들은 삶에 몰입하게 만들고, 공동체를 내몰거나 혹은 그로부터 등지지 않게 하면서 그 가치를 우리 사회에 제대로 발현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설득하고 싶다면 사례를 들어라

글쓰기 강의를 하는 저자는 수업을 항상 흥미로운 사례로 시작한다. “사례는 논증의 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리 중요한 이야기도 추상적인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애초의 목적인 전달과 설득에 실패할 것이다. 가령 평등과 정의에 대해 강의할 때면 “여성들도 군대에 가야겠지요?”라는 질문으로, 그리고 역사 철학에 대해 강의를 할 때면 “위안부들이 정말 강제로 끌려갔나요?” “독도가 진정으로 우리 땅인가요?”와 같은 도발적인 질문으로 포문을 여는 것이다. 청중은 이내 흥분한다. 저자에게 돌을 던지고 싶겠지만, 선생이니 차마 그러지 못할 뿐이다. 그들은 앞 다투어 선생의 주장에 반박하고자 하고, 결국 강사가 의도한 대로 그 수업은 자연스럽게 열정적인 토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만약 두 시간짜리 수업이라면 이론과 같은 알짜는 20분 내외면 충분하다. 사람들은 추상적 이론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구성된 사례를 선호하기 마련이므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를 찾아내는 수고를 아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어느 쪽 앎을 강화해야 하는가

우리가 흔히 쓰는 “앎과 행동은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라는 말은 사실상 그릇된 것이며 “모든 앎은 반드시 행동과 일치한다”가 맞는 말이다. 즉 아는 사람은 반드시 행동하기 마련이며,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왜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 흡연자들은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고, 가정이 있어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을 아는 사람이 바람을 피우며,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또 밤에 왜 치킨과 맥주를 즐겨 먹는 걸까. 이것은 지행일치론자들의 주장이 너무나 무모하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여기서 거론한 것을 포함한 모든 상황에서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것은 단순히 한 가지 앎만이 아니다. 언제나 상충하는 두 가지 이상의 앎이 있으며, 그 갈등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승리하는 것이다. 가령 야구 해설가 하일성씨는 죽을 고비를 넘긴 뒤에야 담배를 끊었다. 흡연의 쾌락에 대한 앎에 굴복했던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앎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극적으로 강화된 것이다. 이처럼 삶에 대한 가치관을 확고히 한다는 것은 책과 역사, 경험 등 직간접적 지식을 통해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내용에 대한 앎을 강화하는 과정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혹은 부정의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 깊이 공부함으로써 자신의 삶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에서 매춘의 남녀 비율은 같아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매춘은 불법이지만, 여러 보도와 통계에 기반하면 매춘에 종사하는 여성의 숫자는 10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가임기 여성의 5분의 1에 육박하는 숫자로, 매춘 산업의 연 매출 규모는 GDP의 4퍼센트쯤 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매춘을 합법화해서 경제 특수를 누리고 있는 독일에서도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수치다. 여기서 저자는 철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왜 매춘을 불법으로 금지해야 하는가?” “성을 파는 것은 당연히 나쁜 짓이지!”라는 대답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저자는 특히 대한민국과 같이 자유주의 사회라면 (미성년자를 제외하고) 강압이나 사기의 요소가 개입되지 않는 한 모든 계약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반문하다. 만약 강압이나 협박이 아닌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한 것이라면 성을 사고파는 행위 역시 처벌받아야 할 이유가 하등 없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은 이유는 정의의 원리 때문이다. 여러분 스스로에게 물어보시라. 매춘을 할 용의가 있는가? 매춘은 분명 남녀를 막론하고 대다수의 사람이 꺼리는 행위다. 이상한 점은 매춘 종사자가 여성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꺼리는 어떤 것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다시피 한다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사회적인 강압의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사람들이 꺼리는 일을 특정 집단이 담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매춘에 종사하는 남녀 비율이 같아야 하고, 강간을 당하는 남녀의 숫자도 비슷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골프는 자기 수양의 운동이다

마흔 살에 골프를 시작해 독학으로 8개월 만에 전 세계 골퍼의 1퍼센트만이 달성한다는 싱글골퍼의 벽을 넘어선 저자는 골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으로 자기 수양이 매우 강한 운동의 속성을 꼽는다. 여타의 운동들은 대부분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축구는 90분 동안 수십 번의 슈팅 가운데 두세 골만 들어가도 관중의 환호를 받고, 야구의 경우 10번 타석에서 안타를 세 번만 쳐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다. 반면 골프는 그와 정반대로 실수를 줄여야 하는 운동이다. 한 게임에서 70여 차례의 플레이가 진행되는 동안 서너 차례의 실수만 범해도 좋은 점수를 기록할 수 없다. 멋진 플레이를 기대하기보다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성공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최선의 방책이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 자기 수양과 닮았는가? 동양에서는 인격적 수양이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성인聖人이라고 부른다. 이런 성인은 완벽한 판단력과 실행 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다. 공자에 따르면 훌륭한 인격자의 기준은 “한강에서 뺨 맞고 종로에서 화풀이하지 않으며,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실수를 인정하는 데 있다. 인간인 이상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할 수는 없다. 게다가 수양이 인생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젊은 시기의 실수란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다. 타인을 배려하는 인격 수양이란 대체로 이기적인 본성에 역행하여 심사숙고한 뒤 행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역으로 다시 골프에 적용한다면, 퍼팅 연습 매트를 사다가 하루 100개 성공을 목표로 삼고, 스스로에게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 실수가 나오면 점수를 2점씩 깎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몸의 본능을 역행해 실수를 하나씩 줄여나가는 운동인 골프는 인생 전반에 걸친 자기 수양과 다름없다.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

우리 사회에서 한때 드럼세탁기의 잦은 고장이 문제가 된 것이 있다. 이에 사회 전체적으로 이슈화가 되어 많은 소비자가 항의를 했고, 저자 역시 그런 소비자 중 한 명이어서 업체에 항의를 했다. 이때 업체에서 취한 최상의 조치는 무상 수리를 해주는 것이었지만, 저자는 3년여 사용한 세탁기를 전액 환불받았다(잔국에서 거의 유일한 사례로 추정됨). 이것은 저자가 요즘 지탄받는 이른바 블랙 컨슈머이기 때문일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는 판매자를 설득해, 그들이 환불 혹은 교환의 필요성을 납득하도록 만든다. 그는 상담원의 대화 내용 전말을 전해 듣는 과정에 절대 끼어들지 않는다. 상담원이 만족스럽게 회사 측 입장을 전달하고 나면 다시 상담원의 내용을 요약해 알려준다. “지금 ~씨가 하신 말씀은 첫째 …이고, 둘째 …이고, 셋째는 …라는 것이지요. 맞습니까?”라고 말이다. 상대가 인정하지 않으면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다시 듣고 질문한다. 저자는 자신이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것은 흔히 별로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학문인 인문학, 그중에서도 쓸모없음의 정점에 있는 철학을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따져 묻기가 있었기에 이를테면 우리 사회의 독재와 부조리에 대한 비판이 가능했고, 사회는 좀더 진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운동에서도 이러한 따져 묻기는 빛을 발하기 마련인데, 저자는 몸치만 아니라면 누구라도 1년 내에 싱글골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 모든 것은 적정한 목표 설정과 원리에 대한 따져 묻기 그리고 타인뿐 아니라 스스로와도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목차

머리말

제1부 인문학의 쓸모, 말이 삶을 일군다

01.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
02. 설득하고 싶다면 사례를 들어라
03. 형이상학은 그럴싸한 뻥이다?!
04. 종교, 형이상학, 그리고 따져 묻기
05. 형이상학에서 합의와 계약으로
06. 익숙한 게 옳다는 것의 불공정함
07. 도道를 달리하는 사람과도 말을 섞어야 하는 이유
08. 극과 극은 통한다-상대주의의 함정
09. 우리는 어느 쪽 앎을 강화해야 하는가
10. 절충안의 함정
11. 쓸모없는 삶을 택하는 자들의 지혜(?)
12.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의 비밀

제2부 정치를 위한 지적 무기

13. 독재자의 논리를 격파할 지적 무기를 가지고 있는가
14. 정치와 도덕 사이에서
15. 우익과 좌익, 그리고 자유주의
16. 정의로운 사회에서 매춘의 남녀 비율
17. 유물론과 복지국가
18. 딜레마 상황과 자기희생

제3부 무한 노동 사회를 거부한다

19. 덕과 득, 그리고 힘의 차이
20. 새로운 욕구가 몰아가는 무한 노동의 사회에서
21. 도구적인 것과 근본적인 것
22. 자본주의와 아줌마 파마의 기원
23. 대규모 사회와 소규모 사회의 토양
24. 골프와 자기 수양
25. 소크라테스 죽음의 진상과 ‘쇠파리’의 가치

제4부 몰입의 삶 그리고 공동체

26. 권위적이지 않게 권위를 얻기
27. 상한 돼지고기를 먹은 붓다
28. 맹자는 바보인가, 천재인가
29. 군자를 섬기는 것이 쉬운 까닭
30. 백이숙제와 굴원은 올바른 도리를 지킨 것인가
31. 자살, 그리고 인간과 동물
32. 방목의 미학
33. 우리 사회는 감별사를 필요로 한다
34. 무아지경의 연습이 주는 미덕
35. 재앙이 되는 기술
36. 엽등?等을 경계하다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지은이

김민철

전라북도 촌에서 태어났으나, 두 살 때 강제 상경했다. 모범적인 학창생활을 했지만, 고등학생 때 강압적인 학교 분위기에 반발하다가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50대를 맞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학했던 기억이 있으며,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 선생님께 전달하는 데 반발해 학생회를 통해 무산시키는 등 그리 범상한 모습은 아니었다.
대학 입시에서 운 좋게(?) 좋은 성적을 받았으나, 이른바 전도가 유망한 학과에 진학하라는 권유를 물리치고, 삶에 대한 궁금증을 풀려고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박사과정을 마치기까지 20여 년 철학 공부를 했으며, 대학원 시절에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의 동양학연구장학생 선발시험에 합격해 하버드행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장기간 비행기를 타는 것이 싫어서 한국에서 공부하겠다는 무모한 선택을 했다.
지은 책으로 『철학 땅으로 내려오다』 『포르노를 허하라』(문광부 우수 교양도서)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윤리의 역사, 도덕의 이론』(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유학의 갈림길』이 있다. 서울대, 경기대, 명지대 등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저술활동과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