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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복숭아 꺼내놓는 비밀들
  • 지은이 | 김신회 남궁인 임진아 이두루 최지은 서한나 이소영 김사월 금정연
  • 옮긴이 |
  • 발행일 | 2021년 07월 23일
  • 쪽   수 | 200p
  • 책   값 | 13,800 원
  • 판   형 | 128*188 | 무선
  • ISBN  | 978-89-6735-924-9 03810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굿즈
책소개

취약점이자 복덩이, 각자의 복숭아에 대한 이야기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면이 있지 않을까.

어디에도 말한 적 없는 나를 기꺼이 꺼내본다.”

슬며시 꺼내놓는 99색의 비밀들

 

 

기왕 이렇게 된 거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자면……

복숭아의 무른 점, 나의 취약점

 

나는 ‘그 일’을 못한다. 정말 대단히 못한다. 아예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못한다.

그 일은 내게 세상에 노력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_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만약은 없다저자)

 

나는 식물세밀화가에 대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할지 와장창 깨버려야 할지 고민이다.

_이소영 (식물세밀화가, 식물 산책저자)

 

나의 복숭아는 날씨와 야구와 밤과 자신감과 책이지만,

동시에 날씨와 야구와 밤과 자신감과 책에 대한 나의 기억이라고.

그것은 내가 가진 얼마 안 되는 빛나는 것이지만 그 때문에 종종 공을 놓치기도 한다고.

_금정연 (서평가, 아무튼, 택시저자)

 

사람들은 어떤 비밀을 품고 살아갈까? 이 책은 ‘멋있는 사람들은 모두 운전을 잘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멋있어 보이는 사람은 왠지 운전도 잘하고 어려움 없이 차를 몰고 다닐 것 같지만, 실제로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어떤 면에서 뛰어나다고 해서 모두가 운전을 잘하리란 법은 없으니까. 그러다가 이 기획은 운전이라는 제한된 주제에서 나아가 누구에게나 각자 ‘아킬레스건’이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발전했다. 이 치명적인 약점은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래서 아마 평소에 웬만하면 드러내지 않았을 모습일 테지만 사실 이러한 ‘나’야말로 가장 나에 가까운 모습이고 어쩌면 바로 그 점이 내 안에서 나를 지탱해온 것이 아닐까. 나의 부족한 면, 나의 단점, 나의 비밀. 그렇지만 알고 보면 복덩이. 알맞은 빛깔을 내며 여름을 상징하는 탐스러운 과일인 복숭아는 한편으로 쉽게 무르는 성질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제목이 『나의 복숭아』가 된 이유다.

 

멀리서 바라볼 때 단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에게도 분명 하나쯤 숨기고 싶은 이야기라거나 못하는 일이라거나 치명적인 단점, 남에게 털어놓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각자의 분야에서 꾸준히, 활발하게, 최선을 다하는 이들 9명을 떠올렸다. 성실한 에세이스트 김신회, 대체로 뭐든지 잘하는 의사 남궁인, 읽고 쓰고 그리는 삽화가이자 에세이스트 임진아, 출판사 봄알람을 운영하며 책 만드는 이두루, 여성과 대중문화에 귀 기울여 써야 할 글을 쓰는 작가 최지은, 오늘날 가장 기대되는 젊은 작가 서한나, 세밀하지 않은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시적인 노랫말을 쓰는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서평을 쓰지 않는 서평가 금정연. 이들에게는 어떠한 공통점도 없어 보인다. 마음속에 복숭아를 하나씩 품고 산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책을 통해 어디에서도 꺼내지 않았던 비밀을 조심스레 꺼내놓기로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유는 결국 내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탄생한 아홉 빛깔의 복숭아는 각자의 색을 뿜어낸다.

 

너무 솔직한 모습에 배꼽을 잡게 하는 이들이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작가 남궁인은 ‘뭐든 대체로 잘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를 무력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으니, 바로 노래다. 재미있는 건 꽤 오랜 시간 그가 노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글은 음치인 자기 자신과의 사투이자 그의 노래를 참아주고 때로는 용기를 잃지 않게 격려해주었던 사람들에게 바치는 세레나데다.

내 인생에 앞으로 몇 번의 노래방이 남아 있을까. 환갑을 넘긴 이후에는 그다지 의미가 없을 것 같으니, 대략 열 번쯤 남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종종 열 번의 노래방을 견디면 이번 생에서 더 이상의 굴욕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_남궁인

SNS에 #괴과자를 검색하면 나오는 30여 개(매일 늘어나고 있다)의 게시물에 주목하라.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맛, 포테토칩 육개장사발면맛 등 요상한 과자의 사진이 나올 것이다. 범인은 바로 『괜찮지 않습니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등을 쓴 최지은 작가다. 반전은 그가 실제 장바구니에 담는 과자는 자갈치라는 것. 남다른 과자 사랑이 어린 시절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마트 매대 사이를 어슬렁거리다 갑자기 사진을 찍어대는 중년 여자가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는 잘 모르겠다. (…) 성인 여성이 과자를 잔뜩 사는 일은 왜 부끄러울까? 아니, 어쩌면 나만 그런가? 과자는 몸에 나쁜 것이니 먹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끊임없이 들으며 자랐기 때문인지 나는 과자를 살 때마다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다. _최지은 과자 이야기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은 사람들이 식물세밀화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나이 지긋한 분이 돋보기안경을 쓰고 산과 들이 보이는 시골 마을 주택 작업실에서 여유롭게 그림을 그릴 것 같은―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는 세밀하지 않다. 휴대전화와 지갑을 잘 잃어버리고 주차장을 빙빙 돌며 차 키를 이리저리 눌러보는 일도 여러 번. 식물세밀화를 어떻게 그리는 거냐는 사람들의 반응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할 수 없어요. 이게 나예요.”

사람들의 이러한 반응이 신기해서 지인에게 “너한테도 식물세밀화 그리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 같은 게 있어?” 물어봤다. “식물 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식물처럼 조용하고 착할 것 같고…… 게다가 세밀화를 그린다고 하면 아주 섬세하고 깐깐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일 것 같긴 하지.” “내가 그래?” “아니.” _이소영 식물을 닮아가는 중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직면하는 이들이 있다.

꾸준히 글을 써온 성실한 에세이스트 김신회는 사랑을 좋아하고 늘 사랑을 하고 싶어하지만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다. 덕질, 일, 연애, 친구로 이어진 사랑을 찾아 헤매다 풋콩이를 가족으로 만나기까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여정을 따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을 모른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도.

내 안에 사랑이 없다는 좌절감. 그로 인해 느껴지는 허전함과 싸우는 일. 그게 나의 가장 큰 취약점이었다. 사랑을 모르면 모르는 채로 살아가도 될 텐데. 뭔지도 모르는 사랑을 갈구하면서, 그러느라 더 사랑에 매달리면서. _김신회, 사랑을 모르는 사람

 

페미니즘 출판사 봄알람을 운영하며 베스트셀러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김지은입니다』 등을 펴낸 출판편집자 이두루의 글은 독특하다. 그에게 없는 ‘이 능력’은 오늘날 보통의 현대인이라면 너무도 익숙한, 이 능력을 수치화한다는 것이 의아한 ‘영상 독해 능력’(영해력)이다. “텔레비전이란 곧장 꺼지는 것이니, 광고는 대체 무슨 의미인가” 궁금해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 여전히 노트와 펜이 편한 그가 낮은 영해력의 원인을 분석해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이걸 노트에 수기로 짜고 있는 나와 미래의 거리는 얼마나 더 멀 것인가. 우선은 낙관적으로 생존해보기로 한다. 나만큼 영상이 편치 않은 7~9등급의 사람들이 세상에 23퍼센트나 있으니까. _이두루, 영해영역 7등급

 

삽화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임진아의 삶은 멀리서 바라보면 이상적이고 완벽하다. 매일 아침 새로 내린 커피와 빵, 혼자 조용히 보내는 시간과 늘 함께인 개 키키. 그러나 이 시간을 그저 부러워할 수만은 없다. 긴장과 땀을 달고 살았던 그가 자신을 푹신한 자리에 두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그리고 지금도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지 안다면.

어른이 되어 나로 시작해도 되는 삶을 만났을 때 내가 나에게 가장 먼저 해준 일은, 그것들을 피해서 나를 가장 푹신한 곳에 앉히는 일이었다. _임진아, 좋지만 싫다

 

 

마음 깊숙한 곳에 품어왔던 오래된 이야기를 꺼낸 이들이 있다.

말맛 있게 쓴다고 평가받으며 오늘날 가장 기대되는 작가로 손꼽히는 서한나, 그는 오늘도 요가원에 간다. 요가원에 가서 김수면양말과 발가락양말 자매와 요가 중년들의 수다를 만난다. 몸을 움직이러 간 곳에서조차 여전히 머리로만 살지만, 다시 요가원의 문을 두드린다. 기분을 지키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운동하기 전보다 운동하고 난 뒤의 내가 더 마음에 들고 기분이 좋다. 기분은 몸에서 오고 기분은 결국 모든 것이니까. _서한나, 나는 잠시 사랑하기로 한다

 

메모 같으면서도 시적인 노랫말을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에게 불안은 벗어나고 싶은 감정인 동시에 오늘날의 김사월을 만든 원동력이다. “흐느적거리며 다행히 아직까지는 부러지지 않은” 스스로를 조금은 좋아해보기로 한다.

불안을 원료 삼아 나아가고 무언가를 이루어내면 그것이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생각이 많아지는, 너무나 벗어나고 싶었던 불안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원동력이라는 걸 알기에 나의 불안이 외롭고 서럽게 느껴졌다. _김사월, 창백한 푸른 점

 

서평을 쓰지 않는 서평가 금정연의 날들은 날씨, 야구, 밤, (체념에 가까운) 자신감, 책과 늘 함께다. 그는 날씨에 따라 살기를, 밤새우기를, 체념에 가까운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을 그만하고 싶지만, 그것들은 모여 언젠가부터 그를 기억에 쓰고 기억에 살게 한다.

혼자 있을 때나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나 상관없이 곧잘 옛날 생각에 빠진다. 길을 걷다 함정에 빠지듯 쑥, 빠지고 만다. 자꾸만 옛날 생각에 빠지는 건 기억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날씨와 야구와 밤과 자신감과 책과 온갖 것들에 대한 기억이…… _금정연, 기억에 눈이 부셔서

목차

사랑을 모르는 사람 ∙ 김신회

도-레-미-미-미 ∙ 남궁인

좋지만 싫다 ∙ 임진아

영해영역 7등급 ∙ 이두루

과자 이야기 ∙ 최지은

나는 잠시 사랑하기로 한다 ∙ 서한나

식물을 닮아가는 중 ∙ 이소영

창백한 푸른 점 ∙ 김사월

기억에 눈이 부셔서 ∙ 금정연

미리보기

어쩌면, 지난날 내가 사랑이라 착각하고 무수히 해왔던 실패들이 모두 진짜 사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모르면서도 사랑을 주고 또 받고 싶어했던 나는 사랑을 모른 채 사랑을 해온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도 있다. 모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 잘 알지 못하면서 푹 빠져버리는 사람. 따지고 보면 원래 나는 그런 사람 아니던가.

25~26, 김신회 사랑을 모르는 사람

 

다시 말하지만 나는 ‘그 일’을 못한다. 정말 대단히 못한다. 한마디로 젬병이다. 얼마나 못하느냐면, ‘Not so well’이 아니라 ‘Cannot’의 수준으로 못한다. 내가 그 일을 하는 걸 보면 모두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내가 그 일을 하는 걸 보고 “어처구니없어서 귀여울 정도”라고 말했다.

32, 남궁인

 

내 인생에 앞으로 몇 번의 노래방이 남아 있을까. 환갑을 넘긴 이후에는 그다지 의미가 없을 것 같으니, 대략 열 번쯤 남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종종 열 번의 노래방을 견디면 이번 생에서 더 이상의 굴욕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48, 남궁인

 

이제는 나를 무서운 곳에 내버려두지 않는다. 긴장하면 안경이 부서진다고 생각하면서 덜 긴장하게끔 마음의 준비를 늘 해둔다. 긴장은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이 생각들이 나의 정서나 하루의 정세를 지켜주며 나를 성실한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65~66, 임진아 좋지만 싫다

 

내 이야기로 만든 단 한 권의 책에 이 장면은 꼭 넣고 싶다. 내가 원했던 생활에 어느 정도 가까워져서 겉으로는 꽤 여유로워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면 지난 내 약속들에 매일 혼이 나며 책상 앞에서 괴로워하는 장면 말이다. 그러면서도 오전에 한가로이 내린 커피 한 잔이 느긋하게 놓여 있다면 완벽하겠다.

68~69, 임진아 좋지만 싫다

 

“그래서 요즘 코딩을 배운다”면서 기초 코딩 책을 샀다는 편집자에게 모두 혀를 찼다. 뭐 배우기 시작할 때 관련 책부터 사는 게 너무 편집자 같다, 우린 이래서 안 된다, 평생 책이나 보다 죽겠지 등등……. 물론 이는 모두 내 얘기인데, 최근에는 코바늘뜨기 입문서를 샀다.

89, 이두루 영해영역 7등급

유년기 이후, 나는 엄마 앞에서 과자를 먹으면 안 된다는 룰을 완벽히 체득했다. 다행히 용돈은 조금씩 늘었고 책가방에 숨겨온 과자를 방에서 몰래 먹었다. 책상에 앉아 있을 땐 문제집을 펼쳐 과자 봉지를 가렸고, 요 위에 배를 깔고 엎드려 누워 있을 땐 이불 주름 사이에 숨겨두고 먹었다. 방문이 언제 열릴지 조마조마해하며 한쪽 귀를 쫑긋 세워 가족들의 발소리를 확인했다. 수년 동안 ‘그 짓’을 반복하면서 나는 방문이 달칵 열리는 찰나의 순간 부스럭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봉지를 완벽히 감추는 데 도사가 되었다.

104, 최지은 과자 이야기

 

결혼 후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물론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내 삶이 그 전과 엄청나게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가장 중요한 건 거실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떳떳하게 과자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서른다섯 살이 되고 나서야 과자를 몰래 먹지 않게 되다니 역시 조금 부끄러운 일 같긴 하다.

112, 최지은 과자 이야기

 

몸 대신 친구에게 묻는다. 술 마시러 갈래? 왼손으로 오른쪽 팔뚝을 주무르면서 좀 두꺼워진 것 같다고 혼자 만족한다. 운동하기 전보다 운동하고 난 뒤의 내가 더 마음에 들고 기분이 좋다. 기분은 몸에서 오고 기분은 결국 모든 것이니까.

127, 서한나 나는 잠시 사랑하기로 한다

 

어쩐지 세상이 느릿느릿 흘러가고 땀이 식어도 춥지 않다. 아이스커피 한잔을 한 시간 동안 나누어 마셨을 때가 그렇고 저녁 술자리도 그렇지. 비밀이 녹아서 없어지는 느낌이 들지. 그런데 그건 순간뿐이고 다시 기분은 안 좋아지기 마련이다. 일갈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속내를 감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강박적 사고가 시작된다.

133, 서한나 나는 잠시 사랑하기로 한다

 

오래전 “사람은 각자 일정량의 세밀함을 가지고 있는데, 소영씨는 그 세밀함을 식물세밀화 그리는 데 다 써서 평소에는 없는 거 아니에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충격에 휩싸였다. 그래도 보통 사람이 갖고 있는 정도의 세밀함은 갖추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어딜 봐서 그렇게 섬세하지 않다는 거지?

149~150, 이소영 식물을 닮아가는 중

 

어떤 동작을 잘 따라 하기만 해도 들을 수 있는 “잘했어요”라는 필라테스 선생님의 말씀은 어른으로 살며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순수한 칭찬이다.

160, 김사월 창백한 푸른 점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번민하는 기질 덕분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금까지의 인생을 살며 나는 굳이 알지 않아도 되었을 수많은 나의 단점과 약점을 발굴하고 발명해냈다. 그러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정신적인 맷집을 스스로 길러온 건 어디선가 나를 향한 비난이 들어왔을 때 변명 비슷한 반박을 하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다.

168, 김사월 창백한 푸른 점

 

나는 이제 이렇게 글을 끝낼 수 있다. 나의 복숭아는 날씨와 야구와 밤과 자신감과 책이지만, 동시에 날씨와 야구와 밤과 자신감과 책에 대한 나의 기억이라고. 그것은 내가 가진 얼마 안 되는 빛나는 것이지만 그 때문에 종종 공을 놓치기도 한다고.

198~199, 금정연 기억에 눈이 부셔서

 

지은이/옮긴이

김신회

에세이스트. 아름다운 문장, 멋진 이야기보다 솔직한 글에 더 관심이 많다. 마음을 터놓은 글은 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읽는 사람에게 분명히 가닿는다고 믿는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아무튼, 여름』 『가벼운 책임』 등을 썼다.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대체로 잘하는 일만 열심히 하면서 살았다.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를 읽다가 평생 글 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제법 안온한 날들』 등을 썼고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등을 함께 썼다.

 

임진아

읽고 그리는 삽화가. 생활하며 쓰는 에세이스트. 만화를 닮은 생각을 하며, 쓰고 그린다. 종이 위에 표현하는 일을 좋아한다.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절에 신경을 쓴다.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아직, 도쿄』 『사물에게 배웁니다』 『오늘의 단어』 등을 썼다.

 

이두루

경 읽기와 책 구경을 취미 삼았다가 그만 출판편집자가 되었다. 현실 이슈를 다룬 텍스트가 여성의 삶에 즉각적으로 개입하는 힘을 믿는다. 페미니즘 출판사 봄알람을 운영하며 베스트셀러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김지은입니다』 등을 펴냈다.

 

최지은

『매거진 t』 『아이즈』 등에서 기자로 일했고 여성과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주로 쓴다. 삶의 기본 상태가 느림과 미룸인 탓에 늘 마음이 바쁘지만, 천천히 계속 쓸 이야기를 찾고 있다. 『괜찮지 않습니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등을 썼다.

 

서한나

199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여성 전용 요가원에 다니며 거기서 대화 엿듣는 것을 즐긴다. 친구가 별로 없고 시간이 많아서 혼자 있을 때는 입술이 세모가 된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동료들과 함께 『피리 부는 여자들』을 썼고 『사랑의 은어』를 혼자 썼다.

 

이소영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식물세밀화가. 국내외 식물 연구기관 및 학자들과 협업해 식물학 그림을 그린다. 서울신문에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을 연재하며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소영의 식물라디오’를 진행한다. 『식물 산책』 『식물의 책』 『식물과 나』 등을 썼다.

 

김사월

메모 같으면서도 시적인 노랫말을 쓰는 싱어송라이터. 포크듀오 김사월☓김해원으로 데뷔했다. 『사랑하는 미움들』을 썼고 2020년 세 번째 솔로 앨범 「헤븐」을 발표했다.

 

금정연

서평을 쓰지 않는 서평가. 말랑말랑한 물복숭아를 좋아한다. 『서서비행』 『난폭한 독서』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아무튼, 택시』 『담배와 영화』를 썼고 『문학의 기쁨』 등을 함께 썼다.

 

굿즈

꺼내놓는 비밀들

『나의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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