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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이 사회를 만날 때 사회성이 뛰어난 아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지은이 | 이현정 김양석 문덕수 김효원 김현진 송숙형 권국주 송지혜
  • 옮긴이 |
  • 발행일 | 2021년 03월 15일
  • 쪽   수 | 232p
  • 책   값 | 15,000 원
  • 판   형 | 135*200 | 무선
  • ISBN  | 978-89-6735-876-1 03180
책소개 목차 미리보기 지은이/옮긴이 추천의 글
책소개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회 안에서 건강히 자란다

사회성이 뛰어난 아이의 뇌 발달을 위한 아홉 가지 습관

사회성의 주춧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대해 A부터 Z까지 정리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생애주기에 따른 사회성 돕기

 

생애 단계마다 아이의 사회성을 북돋우는 방법

 

아이들은 흔히 ‘사회적인 아이’ ‘비사회적인 아이’로 나뉘곤 한다. 사회적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과 눈을 잘 맞추고, 말을 잘하며, 무리에 잘 섞일 뿐 아니라 이따금 리더십도 보이고, 친구도 많다는 뜻이다.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온통 아이가 사회에서 관계를 잘 맺어갈지에 쏠려 있다. 하지만 ‘사회성’만큼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없다. 진료실에 오는 엄마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혼자 노는 걸 좋아해요. 혼자서 책만 봐요.” “친구를 정말 사귀고 싶어하는데 자기를 안 좋아한대요. 친구들 눈치도 많이 보고, 어떤 때는 먹을 것도 사줘요.” 아이들이 직접 자기 마음을 털어놓기도 한다. “친구를 어떻게 사귀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친구한테 서운한 게 있어도 말 안 해요. 관계가 멀어질 것 같아서요.” “애들이 저만 따돌리는 것 같아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혼자 놀거나 말을 거의 안 하거나 무리와 섞이지 못해 외로워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마음이 가시밭길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오랫동안 진료실에서 아이들과 부모를 만나왔다. 수많은 상담과 치료 속에서 느낀 것은 부모든 자녀든 ‘사회적인 아이’에 대한 열망이 매우 컸다는 점이다. 물론 사회성에 한 가지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니며, 어른이 되어서는 모두 자기 취향과 개성, 성격대로 사귀며, 혼자인 것(고독)의 필요를 절감하고 혼자여서 좋은 점도 하나둘 깨달아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자아가 성장하는 것은 모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다. 따라서 생애 주기마다 나를 알고 남을 알아가는 것은 인간이 맞닥뜨리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특히 부모는 자녀의 마음이 단단하게 자라도록 아이의 몸과 마음에 귀 기울이면서 마음 근육과 사회 근육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영유아기부터 시작해 10대 아이들까지, 즉 엄마 배 속에서부터 독립된 성인이 되기까지 자녀의 사회성을 북돋울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진료실에서 만났던 아이와 부모들의 상담 및 치료 내용을 공유하는데, 특히 놀이치료, 정신분석학, 뇌과학 등의 연구와 연계돼 독자가 자기 자녀를 이해하거나 혹은 사회성의 출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들 모두 의사이면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까닭에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식이 한결 더 섬세하고 신뢰성 있다.

저자들은 부모와 가족상담을 하기도 하고, 긴 안목에서 아이들의 강한 힘을 발견해준다. 저자들은 또 ‘행복한 아이의 건강한 뇌 발달을 위한 9가지 습관’을 일러주기도 하고, 타인의 마음을 읽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며, 왜 도덕적인 아이가 더 행복한지, 청소년기에는 뇌가 어떻게 리모델링되는지 등등 사회성에 관한 모든 것을 차근차근 밝혀나간다.

 

아이들이 자기 존재 자체를 즐기게 하려면

 

이 책에는 생후 몇 개월밖에 안 된 아이부터 청소년기까지 진료실에서 만나온 다양한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고 있는 30개월 된 봄이,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다섯 살짜리 여름이, 엄마의 불안을 자기 것으로 삼은 여섯 살의 지호, 새학기를 유난히 힘들어하는 선우, 엄마도 친구도 필요하지 않다는 중3 지윤이, 우울함과 무기력감에 휩싸인 고2 혜진이…… 이들 모두의 고민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나는 왜 사회성이 부족할까? 우리 아이는 왜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까?’이다.

상담을 받으러 왔던 지호의 상황을 잠깐 보자. 지호는 놀이치료에 들어오면서 자신을 슈퍼 히어로로 여기며 불난 집의 가족들을 구하고 사자에게 쫓기는 토끼를 구하러 다녔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지호의 특징이었다. 언뜻 보면 어른스러운 이 같은 성격은 칭찬받을 만하지만, 아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힘겨워하고 지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어느 날 지호는 진료실 소파 밑에 몸을 누일 공간을 발견하고는 치료 시간에 주로 그곳에 웅크려 장난감 트럭을 이용해 빵이며 과자를 받아 먹기 시작했다. 영웅 역할에 지쳤던 터에 아늑한 공간을 발견하자 그곳에서 배부름을 느끼며 자기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한 것이다.

가족상담을 해보니 저자는 아이의 마음이 한결 이해됐다. 지호의 엄마 아빠는 부부싸움이 잦았고, 엄마는 만성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지호는 부모님이 싸울 때마다 어린 동생의 귀를 막아주고는 다른 방으로 피신시켰다. 또 앓아누운 엄마한테는 물을 떠다주고 머리에 물수건을 올려주는 등 든든한 의지처가 돼주었다. 그런 아들에게 엄마는 이런 말을 했다. “네가 남자니까 여자아이들을 보호해줘야 되는 거야. 지호가 엄마도 지켜줘야 돼.” “지호는 엄마처럼 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해.”

사실 이 시기에 지호는 자신이 제공받아야 할 안전감을 오히려 베푸는 위치에 놓여 있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드러운 신체 접촉을 필요로 한다. 또한 아기들은 주위의 환대, 평화롭고 따뜻한 목소리를 듣고 자라야 그것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확신하게 된다. 하지만 지호는 공포스런 상황에 자주 놓였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 와해될 것 같은 불안은 인지하지 못한 채 책임감에 짓눌려왔다. 이런 와중에 놀이치료가 시작되자 지호는 가상의 안전기지를 만들어 탯줄을 통해 엄마에게 영양을 공급받듯이 트럭을 통해 과자를 공급받으며 안전함을 느꼈다.

사실 엄마 먼저 자기 필요를 충족하고 스스로를 아껴야 아이 또한 자기 존재 자체를 즐기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진짜 자기’인데, 만약 자녀가 지나치게 어른스럽고 의젓하다면 그 속에 ‘거짓 자기’를 두고 있지나 않은지 부모로서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봄이는 30개월에 처음 진료실에 왔다. 봄이 부모는 아이가 그냥 좀 느린 줄로만 여겼는데 22개월에 문화센터에 갔을 때 또래에게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아 걱정됐다. 24개월경에도 이름을 부르면 열 번 중 한두 번 돌아볼 뿐 혼자서 장난감을 일렬로 나열하며 놀았다. 봄이는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부모에게 표현한 적도 없었고, 어린이집에서도 혼자 놀고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저자는 이 경우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우려되는데, 만약 자기 아이에게서 이런 모습이 비친다면만 3세 이전, 가능한 한 만 18~24개월부터 장애를 찾아내 조기 집중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응용행동분석, 상호작용증진 놀이치료, 언어·인지·작업·감각통합치료를 포함한 집중적인 특수교육 및 치료 프로그램을 가능한 한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아이들의 뇌는 아직 가소성이 있어서 주어진 교육적 자극에 따라 발달이 잘 이뤄지므로 또래의 뇌 발달을 빨리 따라잡는 것이 중요하다. 만 5~6세경의 표현 언어와 인지 기능 수준이 아이의 평생의 예후를 결정하게 되는데, 만약 치료 타이밍을 놓치면 인지 및 사회성 발달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진다. 다행히 봄이는 30개월에 검사하고 진단을 받은 뒤 집중 치료를 계속해 IQ도 98로 또래와 비슷한 수준이 되었고, 더 이상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아닌 것으로 진단되었다. 봄이는 현재 일반 초등학교에 적응하며 잘 다니고 있다.

 

사회성 때문에 우울과 불안을 겪는 학령기 아동과 십대들

 

학령기가 되면 아이들은 타인과 만나면서 자신의 능력을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성장시켜나간다. 이것은 바로 확장된 대인관계로 인해 가능해지는데, 안타깝게도 진영이, 선우, 영서는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진영이는 부모님 직업 때문에 전학을 자주 다녀 친구를 오래 사귀지 못하는 편이었고(특히 친구의 단점을 발견하면 곧 흥미를 잃었다), 선우는 낯가림이 심해서 처음 만난 친구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밤새 고민했다. 영서는 갈등관계가 있는 두 친구 사이에 끼어 조율해야 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다.

저자는 이 아이들에게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특히 부정적인 정서에 솔직하게 대응하는 법), 그리고 자기 행동과 실수와 잘못에 따른 결과를 인정하는 법을 하나하나 일러준다. 이런 와중에 자존감과 자기통제 능력을 키우는데, 이들 사례 속에서 내 아이의 문제도 대입해볼 수 있을 만큼 예시가 풍부하게 나와 있다.

사회성 문제가 심각하지 않아 기존에는 진단을 받지 않다가 청소년기에 병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중3 성진이가 처음 진료실에 왔을 때는 학교 상담 선생님과 상담하던 중에도 화내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온 터였고, 몹시 화가 난 눈빛인 데다 의사에게도 경계심을 보였다. 부모님과 이야기해봤더니 성진이는 어릴 때부터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혼자서도 잘 지내는 편이라 별문제 없이 지나왔다. 특히 성진이 부모님이 부드러운 말로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눠준 것이 힘이 되었다. 하지만 병원의 검사 결과 성진이에게는 의외의 진단명이 나왔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책에서는 이후 성진이가 소량의 약물치료와 정기적인 외래 면담을 이어나가는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저자는 “늘 살짝 편애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진료하던 성진이와의 경험은 내게 중요한 임상 경험이 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사회성 결핍이 발견된다면 이를 정확히 감별해야 하며, 재빠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때 적절한 치료가 들어가면 빠른 회복과 안정적인 적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회성에 문제가 있지 않아도 청소년기에는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때문에 우울이나 불안이 생기는데, 이것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 대인기피증이 생기기도 한다. 청소년기 아이들의 사회생활에서 현재 어려움은 없는지, 아이가 느끼는 정서적 고통은 없는지, 특별히 힘들어하는 관계는 없는지 부모가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필요한 시점에는 빠르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의 7장 ‘공격과 피해를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에서는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다. 인간은 누구나 공격성을 가지므로 학창 시절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다양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인생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자녀가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 개입하면 좋을지, 부모들은 이 책에 나오는 사례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 글은 잔잔하지만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의사 엄마의 마음이 잘 드러난 글인데, 아무리 사회성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게 잘 안 될 때 어떤 마음가짐을 해야 하는가를 진솔하게 내보인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무 거대한 사회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봐야 한다. (…) 사회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가치 있고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임을 확실히 한 후에 사회성을 고려해야 한다. 내가 중요해서 남도 중요함을 깨우치는 것이 올바른 사회성의 시작이고 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목차

추천의 글: 사회성에 대한 해답은 물론, 양육에 대한 혜안을 담다_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 전문의

 

기획의 말

머리말

 

1장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내 옆에 있어줄 거잖아”: 마음의 출현, 사회성의 시작_이현정

신체 접촉과 온화한 목소리에서 시작되는 자기 존재감 | 엄마의 불안을 자기 것으로 삼은 지호 | 자존감과 사회성 | 엄마도 친구도 필요치 않다는 지윤이의 속뜻

 

2장 부모의 마음은 아이에게 대물림된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본 사회성 발달_김양석

부모와 아이의 마음이 만나다 | 타인을 만족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는 나 | 부모의 아픔을 대물림하지 말 것 | 부모의 마음 근육과 사회 근육

 

3장 아이의 사회성은 뇌와 함께 자란다: 뇌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사회성 발달_문덕수

10대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뇌 | 자기 조절력을 키워가는 뇌 | 공감하는 아이가 더 행복하다 | 조화로운 뇌가 주는 몰입과 즐거움 | 행복한 아이의 건강한 뇌 발달을 위한 9가지 습관

 

4장 영유아기에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읽도록 돕는 방법: 마음을 읽는 능력이 싹트다, 영유아기 아이들의 사회성 돕기_김효원

자기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읽어가는 아이들 | 봄이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어떻게 좋아졌을까 | 부모가 쌓아주는 작은 상호작용들 |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를 대하는 법 | 친구를 사귀는 데 필요한 건 자존감 | 부모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들

 

5장 나와 우리를 알아가는 아이들의 확장력: 학령기 아이들의 사회성 돕기_김현진

아이가 자신을 변화시켜가는 학교라는 공간 | 자아존중감과 자기통제력이 사회성에 미치는 영향 | 부모의 태도에 따라 달라지는 아이의 자기통제력 | 나를 먼저 열고 친구의 감춰진 면 들여다보기 | 모두에게 인기 있지 않아도 |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상황들 | 아이들의 사회적 기술 도와주기

 

6장 뇌가 리모델링되는 청소년기: 십대의 사회성 돕기_송숙형

추상적 추론능력과 사회적 불안이 높아지다 | 흔들리지 않는 부모,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 | 사회성 기술을 키워주는 일상에서의 도움들 | 정확한 감별과 재빠른 의료적 개입의 중요성 | 인터넷 사회의 양지와 그늘 | 성소수자 정체성에 대한 부모의 지지

 

7장 공격과 피해를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아이들: 학교폭력과 사회성_권국주

누구나 공격성을 가진다 | 학교폭력의 긴 그림자 | 아이의 사회성은 학교폭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가해자와 피해자의 뒤바뀜 |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 학교폭력에 맞서기 | 선처가 답일까

 

8장 가장 소중한 건 나라는 존재: 행복의 필요충분조건_송지혜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 | 한국 사회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사회성 |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사회성이 정당할까 |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의 미래, 정말 어두울까 | 부모는 아이의 힘 | 덕질과 끼리끼리의 힘 | 사회성이 좋으면 걱정이 없을까 | 학교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 어떻든 괜찮다 | 친구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다 | 나에게, 그리고 나와 같은 걱정으로 힘들어하는 부모님들께

 

참고문헌

미리보기

지호가 그동안 겪어왔을 어려움이 짐작되었다. 소아의 정신분석 치료를 많이 시행한 정신분석가 위니콧은 아이가 출생한 뒤 엄마는 모성 몰입 상태에 빠진다고 했다. 이 상태의 엄마는 마치 아이와 한 몸이기라도 한 양 아기의 상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이 시기가 지난 후에도 아이의 마음이 형성되는 오랜 시간 동안 엄마는 아이 마음을 잘 읽고 알아주며 보살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엄마가 우울증을 겪는다거나 몸이 아파 아이의 마음 상태를 알아주지 못하면 역할이 뒤바뀌는 상황이 일어나버린다. 즉 아이가 엄마의 마음 상태를 살피게 되는 것이다._28쪽

 

엄마가 자신의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엄마가 자신의 모든 부분을 괜찮게(편안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엄마가 스스로에게 편안하지 않다면, 아이에게도 자신감을 키울 기회를 줄 수 없다. 너는 나처럼 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이에게 어떤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한다._30쪽

 

지윤이는 상담을 이어가는 것에 소극적이었다. 본인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면서 아무 생각도 안 난다,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을 때도 돈을 내는 게 아깝다, 엄마한테 부담 드리는 것 같아 비싼 학원은 안 가려고 하는데 상담비를 이렇게 낭비하니 오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의존하게 되는 관계를 맺는 것이 두려운 듯 보였다. 지윤이는 어릴 때부터 어른스러운 아이, 뭐든 늘 알아서 하는 아이였다. 딱히 상담 선생님이 없어도 알아서 마음을 잘 다잡으면 될 거라는 이야기도 자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 중에 마음의 이야기는 흘러나오고 이어져갔다. (…) 상담이 진행될수록 아이가 보고하는 가족의 모습은 살이 붙여지고 더해지면서 구체적이 되고, 입체적인 모습을 띠었다. 사실 친구 같다고 한 아빠의 모습은 보호자나 어른처럼 느껴지지 않고, 기대거나 보호받기는 어려운 아빠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다._37쪽

 

전두엽 역시 아이의 공감능력과 관련이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과 그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보는 것은 전두엽의 기능이다. 언니는 동생이 보드게임에서 졌을 때 얼마나 속상할지 알고 위로해준다. 애니메이션 「라이언킹」에서 아기 사자 심바가 위험에 처했을 때 아이는 마치 주인공이 된 듯 무서워한다. 각각 인지적 공감과 감정적 공감의 예로서 전두엽이 관여하는 기능이다. (…) 도덕적인 판단을 하려면 상황에 대한 감정 반응은 물론 사회적 규칙에 대한 인식도 요구된다. 따라서 도덕성에서도 변연계에 속해 있는 편도체와 전전두엽의 조화가 중요하다._87쪽

 

영유아기의 부모들, 특히 첫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의 발달을 돕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하면 좋을지 궁금해한다. 실제로 이 시기에 부모와 눈 맞추고 즐거운 놀이를 함께 하는 것은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눈을 맞추는 것이다. 눈맞춤은 상호작용의 시작으로, 아주 어릴 때부터 얼굴을 쳐다보고 눈을 맞추고 웃어주고 말 걸면서 엄마가 아기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아기가 자발적으로 눈 맞추기를 어려워한다면 아기 시선이 머무는 곳에 엄마가 들어가면 된다. 자세를 낮추고 아기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있으면서 아기의 눈을 바라보며 웃어주면 된다._113쪽

 

사회성의 기초가 되는 능력 가운데 하나인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능력과 함께 자란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아기가 느낄 것 같은 감정에 이름을 붙여서 말해주면 이런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졸리운데 엄마가 빨리 안아주지 않아서 속상했구나. 그래서 우리 아기가 우는구나”라고 말해주면, 아기는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이 ‘슬픔’ ‘속상함’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_115쪽

지은이/옮긴이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기획

 

이현정

지음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정신건강의학과가 아니면 의사 노릇을 잘했을까 싶다. 좋은 정신분석가가 되어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에 비 새지 않는 집을 함께 짓고 싶은 꿈이 있다.

 

김양석

대치마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얘기 듣는 걸 좋아했고 즐길 수 있는 걸 직업으로 삼고 싶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좀더 행복한 아빠가 되려면 마음 발달이 중요할 것 같아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수련을 마친 후 샌디에이고에서 소아청소년 및 성인 정신분석가 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대치동에서 마음 근육 발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덕수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아내의 손에 이끌려 오름과 바다를 기웃거리는 생활여행자. 진료실에서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부모와 함께하고자 하며, 퇴근 후에는 두 딸과 그림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발달장애·트라우마 연구와 치료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인연이 닿은 사람들의 행복을 조금이라도 돕고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됐고, 아이들이 진심을 내보이는 순간이 좋아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를 택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가장 어렵고 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진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었고, 자녀와 더 잘 이야기하고 싶어 아이들을 공부하기로 했다. 현재 세종시에서 쓰고, 읽고, 만나고, 이야기하며 지낸다.

 

송숙형

소운정신과의원 부원장

꼬마 친구들과 놀이실에서 함께 놀기, 청소년 친구들과 소소하지만 진지한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는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트라우마를 경험한 이들의 치료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권국주

충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 서울, 김포, 울산, 대전 등 여러 지역에서 살았다. 마감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만 마감이 없으면 또 일을 못 한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하며 아이들과 그 부모를 만나고 있다.

 

송지혜

해솔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고양이 보호소 소장이 꿈인 사차원 첫째와 일단 커서 어른이 된다는 야무진 둘째를 키우는, 이번 생은 육아가 처음이라 허둥대고 있는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엄마다.

추천의 글

추천사

이 책은 8명의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이 그들의 생생한 임상 경험을 담아 ‘사회성’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꼼꼼하고도 현실적으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회성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해 전문적인 정보와 함께 양육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다양한 시선과 명쾌하고 따뜻한 조언까지 담고 있다. 아이의 사회성이 걱정이라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꼭꼭 씹어 정독하기를 간곡히 권한다. 책 속의 많은 아이 가운데 내 아이 혹은 내 아이의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성에 대한 해답은 물론,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커다란 혜안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성에 대해서 때로는 심도 있게,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마음 울리게, 때로는 통쾌하게 다룬 이 책이 나는 참으로 고맙다. 이 책의 글귀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에게는 ‘부모는 나의 힘’이라는 사실을 많은 부모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_오은영(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저자)